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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택지 Jun 11. 2021

위치추적 가능한 티셔츠

오가닉 인증 반팔 티셔츠

매일 아침 내가 처음 입을 떼고 하는 말이 있다. "짱구야, 오늘 날씨 어때?" 짱구는 우리 집 AI스피커의 이름이다. 하루 최저, 최고 온도까지 듣고 나면 오늘의 옷차림을 정하고 가방 속 물건을 챙긴다. 그리고 얼마 전 짱구의 입에서 절대로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이 나왔다. '오늘 최고 온도는 32도입니다.'


초여름이라고 꾸역꾸역 우겨왔는데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쌩여름이구나. 옷장의 반팔 칸을 뒤적뒤적거렸다. 몇 해째 옷을 거의 안 샀더니 집어 든 반팔들이 곧 잠옷 칸으로 강등당할 위기더라.


간만에 쇼핑을 해야겠다. 자주 세탁하는 여름옷이니 만큼 미세 플라스틱 걱정을 덜어줄 면소재 반팔티셔츠를 찾았다. 물론 오가닉 인증 면으로. 에어컨이 없으면 위경련까지 일으키는 더위에 취약한 인간이라 에어컨을 사용하며 발생시키는 탄소를 이렇게라도 상쇄시켜야겠다. 쓰는 만큼 아껴야하지 않겠나.


맘에 드는 오가닉 면티셔츠를 찾아내기도 힘든데 오가닉 인증은 또 뭐 이리 복잡한지. 인증제도도 엄청 헷갈리게 적어놔 날 힘들게 한다. 알아낸 바에 따라 간단하게 정리해보겠다.


오늘 소개하는 티셔츠들은 GOTS 혹은 OCS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다.


GOTS OCS 모두 3년간 농약, 화학비료 사용하지 않은 농지(IFOM 유기농 보증시스템이 인증)에서 농약,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재배한 NON-GMO 원료인지 원료의 추적이 가능한지를 심사한다. 둘 다 유기농 원료가 얼마나 들어갔는지에 따라 두 가지 라벨을 부여한다.


GOTS (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 국제 유기농 섬유 인증

: 제품의 유기농 섬유 함유량 +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기준 평가

Organic textiles : 유기농 원료 비율 최소 95% 이상

Textiles containing organic fibres : 유기농 원료 비율 최소 70% 이상

*합성 또는 인공적인 섬유조직은 일반적으로는 최대 10%까지만 허용되지만, 신발 및 스포츠 의류는 25%까지, 재활용의 경우에는 30% 까지 허용됩니다. (출처: ECOCERT)


OCS (Organic Contents Standard) 유기농 섬유 인증

최종 제품에서 오가닉 원료 함량이 5~100%

OCS100 : 유기농 원료 비율 95% 이상

OCS blended : 최소 5%~ 95% 미만


LEIRE 르아르 미니멀 MIRROR 로고 오가닉 티셔츠

화이트 / M, L, XL / 31,400원 / 바로가기

GOTS 인증 오가닉 면 사용

포장 : 알 수 없음

@르아르


르아르에서 로고를 활용한 오가닉 티셔츠를 3종을 선보였다. 로고 플레이가 대문짝만 한 스타일을 선호하진 않지만 여름에는 앞에 프린트가 좀 들어가 줘야 이너가 덜 신경 쓰이므로 프린트가 제일 큰 미러 로고 티셔츠를 골라왔다. 세 벌을 세트로 사면 할인이 과격하게 들어간다. 웬만한 티셔츠 한 장 가격으로 이번 여름은 거뜬히 날 수 있을 듯.


오버사이즈가 편하고 바람도 통하고 좋지만 그게 또 너무 크면 오히려 덥다. 르아르는 남성복 브랜드라 사이즈가 걱정됐는데 M사이즈 추천 키가 165, 몸무게가 50kg부터 시작이니 키가 작아도 포대자루 느낌은 피할 수 있겠다.


a.t.corner 앳코너 [GWON SHIN HONG X a.t.corner] ORGANIC OVERSIZE GREAT T-SHIRT

화이트, 브라운 / 사이즈 Free / 59,000원 / 바로가기

GOTS , OCS인증 오가닉 소재 혼합

포장 : 정확한 포장은 알 수 없으나 보통 투명 비닐포장 후 택배박스 혹은 폴리백에 담아 출고된다고 한다.

@앳코너

점, 선, 면을 특유의 색채와 스토리로 그려내는 페인팅 작가 권신홍과 협업한 앳코너의 '그린 베지터블' 라인 중 GREEN + EAT = GREA.T  메시지가 귀여워서 데리고 왔다. 비건까진 몰라도 차근차근 초록색을 많이 먹기로 한 나를 칭찬해주는 것만 같다. 참고로 점=콩, 선=파, 면=파프리카로 표현해서 귀여운 프린트가 많은데! 오가닉 소재는 반팔 티셔츠에만 사용됐으니 참고하세요.


앳코너는 오프라인 매장이 가까이 있어 포장 없이 구매할 수 있겠다고 잠시 기뻐했지만 이 티셔츠는 현재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매장에만 재고가 있다. 억울하다.


OPENplan 오픈플랜 아이 워즈 윈드 티셔츠

라이트 그린, 베이지 / 사이즈 Free  / 98,000원 / 바로가기

염색하지 않은 GOTS 인증 원단

@오픈플랜


<플라스틱 차이나> 다큐멘터리를 보고 충격을 받고 잘 나가던 패션 브랜드를 접고 시작한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 오픈플랜. 제품마다 플라스틱 프리, 비건 퍼센티지는 물론이고 원단 프린트 방법과 단추의 소재까지 표기한다. 찾아보면 단추는 대부분 넛츠 단추.


비싼 옷과는 거리가 먼 김작자 기준, 티셔츠 치고 '비싸다.' 싶다가도 공식 인스타그램이나 인터뷰에서 느껴지는 오픈플랜 대표님의 환경 운동력을 실감하고 나면 왠지 '마땅한 가격'처럼 보인다. 자연을 착취하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해준 값은 마땅히 이 정도리라! 신뢰가 간달까.


CHASIN RABBITS 체이싱래빗 얼스데이 티셔츠

화이트 / S-M , L-XL / 42,000원 / 바로가기

OCS 100 인증 오가닉 면 사용

수익의 10% 그린트러스트 기부

@체이싱래빗

비건 화장품 브랜드이자 크기가 작은 화장품 용기 뚜껑들을 수거하는 제로웨이스트 활동도 하는 체이싱래빗에서 지구의 날을 기념해 티셔츠를 제작했다. 'MAKE EARTH DAY EVERYDAY'라는 메시지가 티셔츠 뒤판을 가득 채운다. '내가 입는 티셔츠니까 내가 볼 수 있는 면이 이뻐야 한다.'는 지론으로 뒤판에만 프린트가 들어간 티셔츠를 선호하지 않아 순간 망설였는데, 얼스데이 티셔츠는 왼쪽 가슴팍에도 프린트가 들어갔다.


수익금의 10%는 시민들과 함께 도시공원 등 생활권 안에 녹지를 확대하고 보존하는 비영리단체 '서울 그린트러스트'에 기부된다.


GREENBLISS 그린블리스 비글 구조 네트워크 곰돌이들

블루, 블랙 (프린트 컬러에 따라 일러스트 디자인 다름) / 현재 XL만 판매 / 37,000원 / 바로가기

판매가의 10%는 비글 구조 네트워크에 전달

포장 : 종이상자

@그린블리스

오가닉 소재 이야기하는데 그린블리스가 빠질 수야 있나. 오가닉 면양말을 넘어 조거 팬츠와 속옷까지 기획 중인 그린블리스.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그린블리스의 반팔 티셔츠가 대부분 뒤판 프린트다... 그래도 이 강생이 일러스트는 못 참지.


요 여섯 마리 강아지 일러스트는 비글 구조 네트워크의 포천 쉼터 유기견들이 모델이다. 동물실험실의 네 마리 실험 비글 구조로 시작한 비글 구조 네트워크는 동물실험, 동물학대, 유기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관련 운동을 펼치면서 유기견 쉼터도 운영하고 있다. 티셔츠 판매가의 10%는 비글 구조 네트워크에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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