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관련 뉴스레터 3
지우지 않은 이메일이 탄소 배출량과 관련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읽지 않은 메일이 꽉꽉 찬 메일함을 싹 정리했다. 죄다 제목 앞에 (광고)가 붙은 메일 사이, 읽은 메일이라곤 회원 가입 인증 혹은 잊어버린 비밀번호를 위한 메일뿐.
이메일을 태어나 처음 만들었을 땐 매일 보는 친구들과 주고 받은 시시껄렁한 내용의 편지로 가득했는데, 지금 내 이메일 계정은 온갖 전단지가 꼬깃꼬깃 들어찬 우편함이 됐다.
깨끗하게 비운 메일함에 이제는 좀 제대로 된 편지를 받고 싶어졌다. 그래서 뉴스레터를 마구 구독했다. 일주일에 하나씩 정성스런 편지가 가득찰 메일함을 기대하며.
뉴스레터는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이나 팔로우한 인스타그램 계정과는 다른 재미가 있더라. 관심사가 같은 단톡방에서 이번 주에 들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야, 이거 봤냐? 대박' 하며 퍼다 날라주는 느낌이다. 똑똑해지는 기분은 덤이다.
오늘은 스무 개 남짓 받아보고 있는 뉴스레터 중 환경 관련 주제를 다루는 뉴스레터를 골라왔다. 읽기만 해도 다들 환경 똑똑이가 될 수 있다.
지구용은 지구는 걱정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당신을 위해 '따라만 하면 누구나 지구용사 되는 법'을 매주 화, 목요일 아침 8시에 보내준다. 지구용 뉴스레터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지구용사의 기본 소양을 위한 '환경문제 정보'
세상 사람들은 당장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에는 관심을 보이지만 그 관심이 문제 해결의 결과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적다. 하지만 참된 지구용사라면 달라야 하지 않겠나.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스팸의 노란 뚜껑은 없어진다더니 어떻게 됐는지,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은 왜 나쁜지, 다큐멘터리 '씨스파라시'에서 다루는 문제가 우리나라에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등 다양한 환경문제에 대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알려준다.
②Lv.1 지구용사를 위한 '용사 활동 도전기'
플로깅, 빈병보증금 받기, 재활용센터에서 가전 구입하기 등 용사라면 마땅히 실천해봄직한 활동들을 기록하고, 공유해 여타 지구용사들에게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심어준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되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고 그랬어.'
영화 베테랑 속 조태오의 대사처럼, 세상은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EFG는 '이런 문제도 있었어?' 하는 사회 문제를 월요일마다 제기한다. 그 한 축이 환경에 관한 문제다.
프로 불편러를 자처하는 EFG는 환경부의 홍보물, 전자영수증의 불편함, 기업의 그린워싱 마케팅까지 눈에 보이는 문제는 모조리 탈탈 털어버리는데(?), 선택지 사무실을 불법 사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김작자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해준다.
문제만 던지고 끝나버리면 구독자는 끓어오른 열을 삭힐 데가 없지 않겠나. EFG는 문제를 던지는 이유와 해결책을 제시해 열 받은 구독자가 숨을 가다듬을 수 있는 텀을 준 뒤, 사안에 대해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피드백 링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분노를 의견으로 바꾸어준다.
비트는 비건 관련 캠페인, 행사, 교육은 물론 펀딩, 구인, 공모전까지 비건에 관한 소식이라면 싹싹 모아 '비거니즘 소식 모음'으로 정리해 매주 수요일에 보내준다.
뉴스레터는 수익성을 위한 사업체보다 개인 혹은 여럿이 시간을 쪼개 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트도 후자에 해당되어 요즘은 사정상 비거니즘 소식만 전해주고 있다. 비트의 슬로건은 '비건 친구의 세상 읽어주기'로 비건 관련 소식 외에 동물권과 함께 전지적 비건 시점이라 더 잘 보이는 여러 가지 환경문제들을 전해준다. 우유 대신 두유를 먹고 생기는 테트라팩의 분리배출,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를 담은 용기의 재활용 문제 등이 그렇다.
이 외에 비건이 고른 편의점 음식, 햄과 GMO조작 식용유를 대신할 설 선물 추천 등 생활밀착형 비건 실천 방법들도 소개해줘 '일주일에 한 번 비건 되기'를 도전하는 김작자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