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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근후작가 Dec 14. 2022

이렇게 무서운 스트레스 - 24시간 긴장상태인 나

고슴도치 털처럼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 있던 것이 나에겐 독으로 돌아왔다 

나는 굉장히 예민하다.


예민하지만, 신경질적이거나 날카로운 면이 외부로는 보이지 않아

주변 사람들은 내가 예민한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들 멀쩡한데 내 속만 새까맣게 타 들어가는 경우도 제법 있다. 


나는 굉장히 소심하다.


걱정이 많고 뭘 해도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 보니

어떤 일을 시작하게 되면, 

시작하기 전부터 내게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미리 상상해서

그 대처방안까지 다 마련해놓은 뒤 시작을 한다.


그렇다 보니 항상 몸과 마음에 긴장을 하고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마치 고슴도치의 털처럼 온몸의 촉수가 곤두서 있는 것처럼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판단하곤 한다.


부장님이 어떤 얘기를 툭 던졌는데...

다들 아무 의미를 두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 그 말에서

나 혼자 회사의 분위기를 느끼고 부장님의 의도를 파악해버리곤 한다.

알고 싶지 않은데, 나 혼자 행간의 의미를 알아채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대비하느라 에너지를 쓰곤 한다. 


물론 눈치가 빠른 것이니 어떤 면에서는 좋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항시 촉수가 곤두서 있는 입장에서는

몸과 마음을 확 풀어놓고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어

퇴근해서는 온 몸이 기진맥진하기 일쑤이다.


특히,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1년 정도 치료방법 없이

온몸 여기저기가 아팠던 나에게는

나의 이런 부분이 나의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나에게 독이 된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 명확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무던해지는 연습을 해보고 있다.


나의 방법은, 현재에 집중하기!


어떤 심리학 책에서 읽은 내용 중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문장은 바로 이거였다.


"가장 바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스스로를 불행에 빠트리는 것이다"


그간 내가 얼마나 바보같이 살아온 것인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은 몇 개 되지도 않는데

잘하겠다는 욕심 하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내가 통제하려

얼마나 쓸데없는 에너지를 썼었는지...


이렇게 잘 알면서도 내 성격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며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에 집중해보려고 하는 나의 노력은

고슴도치 털처럼 솟아 있는 나의 감각을

조금은 잠재워주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해본다.


아, 좀 무던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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