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기 아이들은 사회 정서적 발달이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또 자신의 감정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감정 표현이 제한적인 경향이 있고, 감정이 드러날 때에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보다는 혼자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공감이나 위로를 위한 행동을 잘 보이지 않는 편이다.
보여주기 행동
혼자 놀이를 하다가도 장난감을 들어 보호자에게 보여주고, 자기가 관심 있는 물건을 보호자에게 가져다주고 미소를 짓는 등의 보여주기 행동은 걸음마기 아이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행동이다. 이는 자신의 관심사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사회적으로 교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이 같은 보여주기 행동을 잘 보이지 않는 편이다. 보여주기 행동을 보이더라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며, 또는 보호자가 "아빠한테 보여주고 와"와 같이 지시했을 때만 보여주기 행동을 보인다. 이 때 물건을 보여주는데 관심이 많지 않아 기계적으로 전달하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어떤 아이들은 보호자의 지시에도 비일관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즐거운 감정을 잘 교류하지 않는다.
놀이 기구를 타거나 흥미로운 놀이에 참여하고 있을 때 아이들은 보호자를 찾아 미소를 보내고 손을 흔드는 등 자신의 즐거운 감정을 보호자와 공유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이러한 정서적 교류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보다는 자신의 즐거운 활동에 몰두하여 혼자 웃고 즐거워하는 편이고, 보호자가 부르더라도 잘 돌아보지 않기도 한다. 회전목마를 탈 때도 혼자 즐거워하고, 비눗방울과 같이 재미있는 놀이를 할 때도 사람을 보고 웃기 보다는 비눗방울에만 시선을 두고 웃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아이들마다 감정을 교류하는 정도는 다르기 때문에 어떤 아이들은 보호자와 정서적으로 교류하는데 어려움이 없기도 하다.
위로 행동을 잘 보이지 않는다.
보호자가 깜짝 놀라거나 슬퍼하는 등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아이들은 보호자의 표정을 살피면서 감정의 변화를 보이고, 때로는 보호자에게 다가가 안전을 확인하고 위로하려는 행동을 보인다. 손가락을 다친 보호자에게 '호-'하고 불어주거나, 아파서 누워있는 보호자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토닥여 주는 것과 같이 말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표정 변화에 관심이 많지 않은 편이기도 하고, 실제로 표정의 변화를 잘 읽지 못하기도 한다. 찡그리고 웃는 것과 같이 큰 변화는 알아차리더라도 당황하거나 서운해 하고, 부끄럽거나 의기소침해 하는 등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하지만 큰 소리로 우는 척하는 것과 같이 과장하여 감정을 표현하더라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아 자신의 활동에 계속해서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공감이나 위로하는 행동을 잘 보이지 않는다. 반복적인 연습에 의해 몇 가지 위로 행동을 배우기도 하지만 자발적인 수준에서, 그리고 진정으로 공감하여 하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보호자들은 종종 '피상적이다'라고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