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페기즈(the peggies), 겨우내 자신들의 본 모습을 드러낸.
처음 이들의 음악을 듣게 된 것은 EP < super boy ! super girl !! >(2018)을 통해서 였다. 메이저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합주의 밸런스와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는 송라이팅. 순간적인 센스와 재기로 승부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대중음악 신에서, 간만에 발견한 ‘기본기파’를 향해 흡족한 미소를 지었던 그때가 기억난다. 그렇게 정규 2집 < THE GARDEN >(2021)을 선보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행보를 쫓아온 3년. 그 중 최근 몇개월은 나에게 있어 ‘더 페기즈’라는 밴드를 원점에 놓고 재정의하게 만든 시간이기도 하다. 팝밴드로서의 청량함만을 매력포인트로 알고 즐기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밝음과 어두움을 아우르는 ‘인간’으로서의 희노애락을 그들의 작품 속에서 느끼곤 하니 말이다.
이 팀 역시 부활동이라 흔히 일컬어지는 방과후 활동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팀이다. 본래 알고 지내던 이시와타 마키코에게 권유 받아 라이브 하우스를 체험하게 된 후 매주 공연을 보러다니며 프로 뮤지션의 꿈을 키워온 키타자와 유호, 그리고 이시와타 마키코와 함께 밴드를 하고 있던 오오누키 미쿠까지. 이 세 명의 멤버는 그렇게 ‘친구’로서의 친밀감에 앞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모인 동지에 가까운 형태로 팀을 구성하게 된다. 2009년,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키타자와 : 그렇지. 다만, 우리는 친구끼리 짠 밴드는 아니에요. 동아리 활동(경음악부)에서 우연히 파트가 달라 “잘 부탁해~”라는 느낌으로 밴드를 시작해서. 시작이 밴드 멤버였기 때문에, 조금 특이한 관계성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서로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
- 디스크 개러지 인터뷰(16.10. 6)
보컬에 대한 자신감은 없지만 본인의 힘을 과신하며 “어떻게든 되겠지”라 생각하는 키타자와 유호의 비범한 캐릭터는 일찌감치 밴드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음악이 있다”고 생각한 이후부터 굉장한 추진력으로 오리지널 곡을 만들기 시작, 고교 1학년 시절 자신들의 본거지와도 같던 라이브 하우스 < 메이플 하우스 >에서 첫 라이브를 실시. 이후 EMI 뮤직 재팬이 주최한 < REVOLUTION ROCK >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 EMI ROCKS >의 오프닝 액트로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무대에 서는 등, 그 기세는 가히 파죽지세였다. 그럼에도 첫 앨범을 2014년에서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다니던 학교가 예능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그렇게 활동에 대한 갈증을 머금고 태어난 첫 전국유통반이자 타워레코드 한정으로 발매되었던 < goodmorning in TOKYO >(2014)엔, 날 것 그대로의 그들이 투영되어 있다. 지금과 비교하면 조금은 미숙한 인상이 강하지만,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내딛은 청춘의 발자욱이 사랑스럽게 느껴질 정도. 이어 미니 앨범 < PPEP 1>(2015)을 거친 후 1년만에 선보인 두번째 정규작 < NEW KINGDOM >(2015)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기에 이른다. 인지도 상승에 발판이 됨과 동시에 하나의 명확한 컬러를 부여한 팝록 스타일의 ‘グライダー’는 지금까지도 팬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트랙.
지금에 와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은, 고교시절의 곡들이 주축이 된 이 앨범이 부정적인 감정을 굳이 숨기지 않는 지금과 오히려 비슷해 보인다는 점이다. 청춘의 불안함을 노래하는 ‘青春なんかに泣かされて’, 삶과 죽음을 서로의 존재와 연결시키는 가볍지 않은 가사의 ‘P/F’도 그렇지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거야라고 말할 때까지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라며 흐느끼듯 이야기 하는 ‘いきてる’는 모두가 가지고 있는 불안이나 망설임을 겉으로 드러내기에 나아갈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삶과 강한 동기화를 이룬다. 어느 순간 밴드도 자신들의 원점을 돌아보고 싶었던 모양인지, < アネモネ EP >(2020)에 기타 독창 버전으로 재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 아네모네 EP 마지막에는 인디시절의 앨범 < NEW KINGDOM >(2015)에 수록된 'いきてる'가 기타 독창(弾き語)으로 재수록되어 있습니다.이 곡은 원래 언제 어떤 타이밍에 쓴 곡이었나요?
키타자와 : 19살의 끝 무렵에요. < NEW KINGDOM >은 10대 마지막 작품으로, 20대인 나에게 바통을 넘기는 기분으로 만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음악 인생에서, 자신이 없어졌을 때에 이것을 듣고, “나는 이것을 만들었었으니까, 아직 할 수 있어”라고 여길 수 있는 한 장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해, 실제로 그런 작품이 된 것 같아요. 단지, 당시의 저는 “자신을 매우 좋아하지만, 매우 싫어”같은 느낌으로, 어느 쪽도 벗어나지 못한 채, 그 경계선에 뒤틀린 채로 상처받아서. 그것이 정점까지 갔을 때에 이 곡을 썼습니다.
-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거야라고 말할 때까지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라는 가사에는 당시의 울적한 심정이 담겨있다고요.
키타자와 : 그때로부터 시간이 지나, 최근엔 사람에게 마음이 열리고,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근본에 있는 것은 분명 변하지 않아서, 그 마그마 같은 것을 곡에 반영시키는 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いきてる'는 그러한 마그마같은 곡으로, 그런 노래에 공명하고, 라이브에 와주는 이가 있다는 것을 희미하게 느끼고 있어서. 제 안에서는 좋지 않았을 때의 곡이지만, 그게 의외로 사람들의 가슴에 박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한 번 그 감각을 제 안에 떠올리게 하고 싶었어요. …(중략) 지금의 the peggies 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사실은 이런 어둠 같은 것이 존재하고 있으며 밝고 건강하고 매일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 cinra 인터뷰(20.4.8)
점포 한정 싱글이었던 ‘スプートニク/LOVE TRIP’(2016)을 거쳐. 2017년 메이저 데뷔를 완수한 그들은 잠시 어두운 얼굴을 감춘다. 메인스트림에서의 스타트 라인을 끊은 ‘ドリーミージャーニー’를 시작으로 내가 처음 이들을 접한 EP < super boy ! super girl !! >(2018)까지. 지금 보자면 걸밴드로서의 발랄함을 전면에 내세워 대중을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하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더불어 이 시기는 단순히 전략의 전환만 이루어졌던 것이 아닌, 음악적으로 엄청난 파워업을 보여주었던 때이기도 했다. 인트로와 아웃트로의 수미상관이 기발하게 다가오는 ‘GLORY’. 확실한 ‘훅’ 제조에도 능함을 보여주는 ‘ネバーランド, 처음으로 자신의 경험을 담아냈다고 하는 멋진 선율의 슬로우 넘버 ‘遠距離恋愛’ 등. 키타자와 유호의 송라이팅 역량과 세 명이 함께 발산하는 밴드 사운드의 완성도는 이전과 가히 비교불허의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
그 기세는 메이저 첫 정규작 < Hell like Heaven >(2019)에도 고스란히 투영. 디스토션의 볼륨은 줄이지 않으면서도 접근성은 뛰어난 수록곡들이 ‘앨범 아티스트’로서의 자신들을 증명해 내는 선언문으로 자리한다. 업텝포의 파퓰러함이 반짝반짝 빛나는 러닝타임으로 미루어보면, ‘해피 페기즈’로서의 정체성이 이때까지는 이어진 셈. 그럼에도 자세히 듣다보면 자신들의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정서가 살짜쿵 스며있기도 하다. ‘そうだ、僕らは’에서 슬쩍 엿보이는 패배의식이라던가, ‘틀린 것 투성이인 사랑이라도 나만을 봐줘’ 라며 자신의 미숙함을 전제로 풀어내는 ‘はちみつ’라던가.
물론 이 시점의 송라이팅은 인디 시절처럼 부정적인 때에 태어나는 에너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도 했고, 무엇보다 본인도 언급했듯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노래한다”라는 마인드에서 “듣는 사람에게 와닿는 것을 노래한다”라는 마인드 전환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난 변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흥미로운 것은 - 데뷔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인터뷰로 미루어보자면 - 멤버간 관계성의 변화다. 활동 초기에는 매일 볼 지언정 다소 드라이한 관계였다면, 점차 서로의 시간을 겹쳐오며 ‘공동체’, ‘같은 길을 가는 동료’라는 의식이 강해진 듯한 모습으로 발전한 느낌이랄까.
- 그동안 네거티브가 되는 주기도 있었다고.
키타자와 : 인디즈 시절은 비교적 쭉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에…… 부침이 격했다고 할까요… 그런 부정적인 때에 태어나는 파워같은 것으로 창작하고 있던 것이 인디시대 였습니다. 작년에는 정말 밝을 때의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힘으로 창작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 작품에도 그 영향이 컸겠어요.
키타자와 : 영향이 있죠. 그리고 배울 것도 되게 많았어요. 작곡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주는 사람도 늘어나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벌거벗은 채로 릴리즈까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제작에 임하며 연마해가는 작업, 제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에 계속 옷을 입혀 가는 작업을 익힌 1년간이었습니다.
- SPICE 인터뷰(18.1.31)
변화의 계기가 있었나요?
키타자와 : 저희가 모두 20살이 되던 해(2015년)에, 섣달 그믐날에 라이브를 하고 일찍 끝난 적도 있어서, 셋이서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했어요. 지금까지 밴드의 일을 제대로 이야기한 적이 없었으니까, 용기를 짜내 제안했죠. 그때 처음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것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했습니다."만약 잘 안되면, 취직해야 되지 않을까"라든지, 처음으로 현실을 본거죠. 그래서 "대졸취업 연령인 22세까지 음악으로 돈을 못 벌면, 거기서 생각하자"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건 분하니까, 절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자고, 모두의 의지가 굳어진 것이 20살의 섣달 그믐날. 그래서 곧바로 좋은 라이브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지만, 세 사람의 마음은 분명히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 cinra 인터뷰(20.4.8)
- 사적인 이야기도 셋이서 공유하나요.
이시와타 : 그렇네요 비교적 뭐든 이야기합니다. 고민이 있으면 공유하기도 하고. 최근 1, 2년 사이에 더 늘어난 것 같아요.
- natalie 인터뷰(21.10.20)
2020년을 거치며, < 그녀, 빌리겠습니다 >, 그리고 인지도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까지. 유명 애니메이션 타이업은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심는 가교로 이들을 서포트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활동은 이들의 부정적인 마인드를 다시금 불러왔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대에도 SNS 등을 통해 멋지게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주변 뮤지션과 비교해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는 밴드의 모습이 자신감 상실로 이어졌던 것. 그 시기를 넘어 ‘나는 내가 되라고 소리쳐’라는 프레이즈가 인상적인 ‘足跡’는 비로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 부정적인 마음을 오히려 드러냄으로서 이를 극복하는 자신을 향한 찬가이기도 하다.
- 그 후 악곡 제작은 잘 됐나요?
키타자와 : 실은 ‘足跡’를 썼을 때 꽤 고민했습니다. 애니메이션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의 엔딩 테마이기 때문에 먼저 자기 자신과 싸우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우선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해 여러가지 곡을 썼지만, 잘 되지 않아 자신감을 상실해 버렸죠… 그땐 라이브가 언제 생길지도 모르는 시기였는데, 라이브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틱톡 같은 거 잘 다뤄서 팬의 마음을 잃지 않는 뮤지션 친구들도 있는데 저는 그런 것도 잘 못하고. '도대체 내가 음악을 하는 의미가 있을까?' '재능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있는 세상에서 내가 곡을 만들고 발표하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부터 '내가 뭘 위해 곡을 쓰고 있을까.' 자문자답 해보니, 팀원들에게 OK를 받기 위해 너무 안간힘을 썼다는 걸 깨닫게 됐죠. 그래서 '누구누구에게 필요한 것 같으니 이렇게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일단 다 접은 거죠.
- 그런 경험 때문에 ‘足跡’ 가사가 생겼다고.
키타자와 : 네. 한심한 모습도 포함해 ‘이것도 나야, ‘이런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제 모습을 보고 “아,나도 이대로 괜찮구나”라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굉장히 멋질것 같고, 나 자신도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고.
- natalie 인터뷰(21.10.20)
이러한 ‘부정적인 마음을 숨기지 말자, 그것은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라는 주제가 곳곳에 담겨 있는 작품이 바로 두번째 정규작 < THE GARDEN >이다. 싱글은 우리가 봐온 업템포의 밝은 곡이지만, 평소 느껴지는 우울함과 슬픔과 같은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한 노래들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밝음과 어둠을 겹쳐 또 다른 페르소나를 꺼내 든 ‘足跡’, 좀처럼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자책하는 ‘ドア’, ‘어둡고 우울할 때가 있다면 그만큼 행복할 때가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피아노와 플루트 등이 중심이 된 편곡으로 들려주는 ‘Contrast’ 등 확실히 < Hell like Heaven >와는 다른 기류가 기존의 색채와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정서가 인디 시절의 그들, ‘원래의 페기즈’로 돌아간 듯한 감상을 가져다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
댄스뮤직과의 크로스 오버로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감행한 ‘ドラマチック’, 장면의 묘사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키타자와 유호의 가사가 돋보이는 ‘アネモネ’, 인디즈 시절 선보였으나 음원으로 남아있지 않은 곡을 재수록한 ‘スプートニク’, ‘틀려도 나아간다’라는 소절이 지금 페기즈의 생각을 명확히 보여주는 팬과의 관계성을 그린 ‘TAIKIKEN’ 등 그런 정서의 변화 외에도 탄탄한 대중성과 다양한 바리에이션의 편곡을 통해 음악적인 성장도 동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 THE GARDEN >은 ‘페기즈라는 밴드는 어떤 아티스트인가’를 보다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한 점으로 하여금 그들의 커리어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작품이다.
밴드의 노랫말에는 ‘君’가 자주 등장한다. 이것은 노래 속의 등장인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좀처럼 잡을 수 없는 꿈, 이상향으로도 자주 느껴지곤 한다. 무엇이든 할 줄 아는 자신감과 나는 안될거라는 포기의 정서가 한날 한시에 교차하는 키타자와 유호의 마인드에서 태어난 그들의 음악. 보통의 인간이 가진 부정적인 감정을 애써 외면하지 않음으로서 태어나는 해답들. 이를 통해 그들은 그들이 그렇게 만나고 싶어하는 ‘君’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지 모르겠다.
지금의 페기즈는 완연히 두번째 장으로 돌입한 것처럼 보인다. 메이저 데뷔 초반의 잠시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항상 즐겁지만은 않은, 때로는 초조하고 우울하기까지한 원래의 자신들을 받아들여 달라 말한다. 그 마음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안에서 희망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고 지금은 잘못된 길일 지언정 그것은 언젠간 옳은 것이었음을 깨닫게 될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면의 아픔을 굳이 숨기고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대신, 그들의 음악과 함께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자. 상처를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나아감. 내면에 귀기울인 소중한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아진다면, 이 밴드가 들려주는 것과 음악과 같은, 멋진 인생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 아까부터 신경이 쓰였는데, 가끔 부정적인 발언이 나오네요. '이렇게 어두운 곡은 어차피 안 쓰일거다'라든가 '라이브는 기대되는데 관객들이 와줄까 불안하다'라는 식으로.
모두 : (웃음)
오오누키 : 이 네거티브는 계속 해소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이시와타 : 그렇네
키타자와 : 저희 되게 평범하더라고요. 엄청 그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 밝은 것도 아니고. 상처 받으면 확실히 다치고, 즐거울 때는 정말 즐거운 세 사람이어서. 분명, 즐거운 일이 있기 때문에 상처받는 일도 없어지지 않고, 상처받는 일이 있기 때문에 즐거운 일도 없어지지 않는다라는, 그런 삶을 계속 가는 것 같아요.
- natalie 인터뷰(21.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