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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Feb 26. 2023

[23-02-03] 주간제이팝

아도, 시럽, 빗슈, 크로이, 가도로, 프레데릭 등

[Single]


아도(Ado) ‘アタシは問題作’

현 일본음악신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아도와 하츠네 미쿠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이미 장인 반열에 들어선 피노키오피의 흥미로운 콜라보레이션. 아기자기하면서도 재치있는 비트 운용이 재미있으며, 전체적인 전개에 있어 피노키오피의 개성이 한껏 담겨 이전에 보지 못했던 아도의 스펙트럼이 효과적으로 드러나 있는 트랙이기도 하다. 이제 아도는 서브컬쳐와 메인스트림을 자유롭게 오가는 엄청난 존재가 되어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노래. 


시럽(SIRUP) ‘スピードを上げて’

힙합크루 옌타운의 멤버이자 에이위치의 메인 프로듀서인 챠키 줄루가 프로듀싱을 맡은 시럽의 신곡으로, 옅게 깔려 있는 신시사이저가 시티 팝의 뭉근한 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리듬을 자유자재로 타고 노는 그의 유려한 보컬이 그루비한 비트와 맞물려 2023년의 화려한 밤풍경을 그리고 있어, 왠지 모를 쓸쓸함이 공존하는 느낌도. 


빗슈(BiSH) ‘Bye-Bye Show’

공식적으로는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신곡으로, 해산 4개월을 남긴 지금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는 듯한 작품이다. 왠지 모르게 슬퍼보이고 힘이 없어 보이는 멤버들의 보컬에서 겨우내 이별의 순간이 목전에 있음을 깨닫게 하는 노래이기도. 완성도를 논하기 보다는, 다른 방향으로의 아이돌 상을 제시한 빗슈가 거두는 유종의 미라는 측면에 좀 더 의의를 두고 싶다. 참고로 작사/작곡을 포함한 프로듀싱은 옐로우 몽키의 요시이 카즈야가, 연주 역시 옐로우 몽키의 멤버들이 담당했다고 하니 한 번 귀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크로이(kroi) ‘風来’

풍성한 혼 세션과 코러스워크, 레트로한 신시사이저에 이은 펑크(Funk)의 기운이 따사로운 봄날의 햇살 마냥 온화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 멜로우 넘버. 감각적이거나 트렌디한 것만 잘하는 것이 아닌, 이런 감성적인 것에도 뛰어남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밴드의 또 다른 모습을 목격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크로이식 칠 뮤직.  


이마세(imase) ‘僕らだ’

틱톡을 중심으로 한 숏폼에 강세를 보이며 우리나라에도 조금씩 그 이름을 알리고 있는 Z세대 대표 아티스트 이마세. 이번 곡 역시 따라하기 좋고 포인트가 명확한 후렴구로 자신의 장점을 한껏 살리고 있는 모양새다. 밝은 분위기를 기반으로 한 긍정적인 곡조가 많은 이들을 격려해 줌과 동시에 자신의 커리어에도 한껏 날개를 달아줄 것만 같은 느낌. 


오에유(OAU) ‘This Song -Planxty Irwin-‘

밴드 브라만(BRAHMAN)의 토시-로(TOSHI-LOW)를 주축으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은 어쿠스틱 밴드의 신곡으로, 4월 신보 발매를 앞두고 선보이는 선공개 트랙이기도 하다. 본래 있던 아이리시 포크 연주곡에 가사를 붙여 밴드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곡으로, 듣다 보면 광활한 대지를 달려나가는 듯한 벅찬 감정이 직관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친숙하지 않은 장르를 팝적으로 멋지게 풀어낸 밴드의 역량 또한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클랭 룰러(Klang Ruler) ‘飛行少女’

2019년부터 동세대 명곡을 커버하는 < MIDNIGHT SESSION > 채널을 운영하며 화제를 모은 후, 2021년 메이저 데뷔를 완수한 5인조 밴드의 새 싱글. 프로듀서이자 트랙 메이커로서도 활약하고 있는 보컬 욘키의 재기발랄한 팝 센스를 기반으로, 반복되는 후렴구의 캐치함 및 리얼세션과 비트의 적절한 조합 등이 기분좋게 다가오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데 데 마우스(DE DE MOUSE) & 와미(WaMi) ‘As You Feel’

유로비트와 디스코, 시티 팝 등이 한데 어우러져 펼쳐내는 환상적인 레트로 여행. 중간중간 노래에 색채를 더하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멜로우한 무드를 만드는 데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디제이 등을 담당하며 오랜 기간 활동 중인 데 데 마우스와 버추얼 싱어로 조금씩 두각을 보이고 있는 와미의 두번째 콜라보레이션. 중간에 갑자기 표정을 바꾸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트랙 메이킹에도 주목. 



[ALBUM]


가도로(GADORO) < リスタート >

자신의 레이블인 < Four Mud Arrows > 설립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으로, 독립이라는 상황에서 동료들과의 신뢰를 통해 말 그대로 ‘재출발’하고 있는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G-Funk의 영향이 다분히 스며들어 있는 ‘#さすが’, 초반의 색소폰 소리가 1990년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드는 ‘ここにいよう’, 공격적이고도 스피디한 래핑이 곡의 줄기를 꽉 잡고 있는 쫄깃한 텐션의 ‘Never Enough Life Goes on’ 등 다양한 사운드 프로듀서를 통한 다채로운 트랙들을 선명히 세상에 풀어놓고 있다. 이번 작품이야말로 그의 커리어를 갱신할 최고걸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프레데릭(フレデリック) < 優游涵泳回遊録 >

느긋한 마음으로 차분히 자신들이 봐온 경치나 듣고 온 음악을 담아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감각으로 탄생시킨 통산 다섯번째 미니앨범. 본인들로서는 < フレデリズム3 >(2022) 이후 만들어진 새로운 축 위에서, 지금껏 없던 접근법을 취한 작품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댄서블함을 조금 내려놓고 기타 리프에 힘을 준 ‘MYSTERY JOURNEY’에 귀가 솔깃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 외에도 펑크와 디스코를 자신들의 정체성을 반영해 풀어낸 ‘虜’, 밴드색을 빼고 전자음악에 보다 몰두하고 있는 ‘優游涵泳回遊録’ 등 다음 페이즈로 나아가려는 팀의 의도가 전면에 들어가 있는, ‘프레데릭’이라는 팀의 재정의 타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타미유(TAMIW) < Fight for Innocence >

확실히 요즘은 밴드의 형태를 하고 있음에도, 음악 자체는 밴드의 범위를 한참 벗어나는 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얼터너티브/트립합을 지향하는 이 팀도 그 중 하나. 2021년 후지 록 페스티벌의 루키 어 고고(ROOKIE A GO-GO) 스테이지에 출연하며 주목받은 이들이 선보이는 어느덧 세번째 정규작이다. 


전자음악이나 힙합 등 일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여러 재료를 가지고 자신들만의 유니크한 요리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경이로운 소리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빈티지한 비트 메이킹과 이국적인 보컬이 색다른 하모니를 보여주는 ‘Dawn Down’, 코러스와 베이스, 둔탁한 비트가 방심한 사이를 잽싸게 파고드는 ‘For the Ideal’만 들어도 이들의 역량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것임을 단번에 알 수 있을 터.


러브바이츠(LOVEBITES) < Judgement Day >

2016년 데뷔 이래 클래식한 헤비메탈을 구사하는 젊은 밴드로서 활동 중인 밴드의 네번째 스튜디오 정규작. 3월에 있을 단독공연의 타이틀이기도 한 첫 곡 ‘We Are The Resurrection’의 파괴력과 비장함이야말로 이 팀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멤버들의 연주력은 말할 것도 없고, 허스키하면서도 하이노트를 무리없이 때려대는 아사미의 보컬 역량이 팀의 장점을 배가시켜주는 느낌. 


신시사이저를 동반함과 동시에 스펙터클한 전개로 사운드의 폭풍을 만들어내는 ‘Judgement Day’, 거칠거칠한 베이스가 인트로를 장식함과 동시에 무지막지한 연주로 전력질주하는 ‘Stand And Deliver(Shoot’em Down) 등 장르의 매력을 뛰어난 스킬과 쇼맨십으로 훌륭히 소화내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헤비니스 뮤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들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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