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현장 사진'까지 들고 온 인테리어 업자의 최후
"변호사님, 5년 전에 가게 오픈할 때 인테리어 맡겼던 업자가 갑자기 소장을 보냈어요. 그때 잔금을 덜 받았다면서요. 게다가 법원에 낸 증거 사진을 보니... 이거 저희 가게도 아닌데요?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덕수 강석준 변호사입니다.
건축이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 보면 추가 공사비나 하자 보수 문제로 크고 작은 분쟁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미 공사가 다 끝나고 몇 년이나 지나서야 갑자기 "못 받은 돈이 있다"며 거액을 청구해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시간이 오래 지나 의뢰인에게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악용해, 엉터리 증거를 들이밀거나 이미 법적으로 청구할 수 없는 '죽은 권리'를 주장한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이미 시효가 지난 공사대금 채권과 다른 현장 사진을 증거로 제출하며 수천만 원을 요구했던 업자를 상대로, 항소심에서 승소(청구 기각)를 이끌어낸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성수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사장님은 어느 날 법원으로부터 황당한 등기 우편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5년 전 카페 개업 당시 인테리어 공사를 맡았던 인테리어 업자 B씨였습니다.
인테리어 업자 B씨의 주장:
"내가 2019년에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해줬고, 2021년에 누수 보수 공사를 해줬다. 그런데 A사장이 2019년 공사 잔금 2,000만 원과 2021년 보수비 일부를 안 줬다. 다 합쳐서 4,000만 원을 지급하라."
A사장님은 펄쩍 뛰었습니다.
"변호사님, 2019년 공사는 그때 다 정산 끝났습니다. 오히려 공기 지연 때문에 제가 손해 본 게 얼만데요. 그리고 2021년 누수 공사도 달라는 대로 다 입금해 줬어요. 이제 와서 무슨 소리입니까?"
문제는 5년 전 일이라 A사장님에게 계약서 원본이나 세세한 메모가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B씨는 이를 노리고 소송에서 "내가 당시 최고급 자재를 써서 완벽하게 시공했다"며 현장 사진들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을 꼼꼼히 보던 A사장님이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변호사님, 이 바닥 타일이랑 조명... 저희 가게 게 아닌데요? 이거 옆 동네 다른 카페 사진 같은데 이걸 왜 저희 가게라고 냈죠?"
상대방은 법원을 속이기 위해 '가짜 현장 사진'까지 제출한 상황. 과연 재판부는 이 뻔뻔한 주장에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원은 업자(원고)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1심 판결을 뒤집고, 피고(의뢰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극히 일부 인정된 최근 채무를 제외하고 청구 대부분을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의 승부처는 명확했습니다.
많은 분이 빚은 10년 동안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공사대금은 다릅니다.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3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업자 B씨가 청구한 돈의 대부분은 2019년 인테리어 공사비였습니다.
저희는 재판부에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설령 미지급금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2019년 공사비는 이미 3년이 훨씬 지났다. 법적으로 청구할 수 없는 '시효 소멸'된 채권이다."
상대방은 "2021년에도 공사를 했으니 전체 시효가 연장된 것"이라며 억지를 부렸지만, 저희는 2019년 본 공사와 2021년 보수 공사는 별개의 계약임을 입증하여 2019년 분 청구를 쳐냈습니다.
민사 소송에서 '공사를 완료했다'는 입증 책임은 돈을 달라는 원고에게 있습니다. B씨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시공 사진을 제출했지만, 그것은 우리 현장이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현장 검증 자료를 들이밀며 반박했습니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 사진(갑 제O호증)을 보십시오. 우리 카페 바닥은 '에폭시' 마감인데, 사진 속 바닥은 '포세린 타일'입니다. 전혀 다른 현장 사진을 가지고 와서 법원을 기망하고 있습니다."
거짓말이 들통나자 B씨는 "자료가 섞여서 실수했다"고 변명했지만, 이미 재판부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추가 공사가 실제로 진행되었는지조차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사가 다 끝난 현장에서 뒤늦게 내용증명이나 소장이 날아왔나요? 당황하지 마시고 딱 3가지만 체크하세요.
꿀 TIP 1. 완공일로부터 '3년'이 지났는지 확인하세요.
건축, 인테리어 등 '공사대금' 채권은 3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소장을 받은 날이 완공일(또는 지급기일)로부터 3년이 지났다면, "소멸시효 완성" 항변만으로도 소송을 끝낼 수 있습니다.
꿀 TIP 2. 상대방의 '입금 내역'을 쪼개서 분석하세요.
상대방은 "최근에 A/S 해주면서 돈 일부를 받았으니 옛날 빚도 살아있다"고 주장할 겁니다. 이때는 "그 돈은 A/S 비용이지, 옛날 공사비 갚은 게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견적서와 입금액을 1:1로 매칭해서 표로 정리해 제출하세요.
꿀 TIP 3. 증거 사진의 '배경'을 확인하세요.
오래된 공사일수록 업자도 자료가 부실해 다른 현장 사진이나 허위 영수증을 섞어 낼 확률이 높습니다. 사진 속 콘센트 위치, 창문 모양, 바닥재 등을 현재 우리 가게와 비교해 보세요. '가짜'를 찾아내는 순간 승기가 넘어옵니다.
죽은 권리를 살아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가짜 사진으로 법원을 속이려 했던 상대방. 법원은 냉철한 증거 분석과 법리 적용으로 진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억울한 소송을 당하셨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전문가와 함께 '법의 원칙'을 무기 삼아 차분히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위 사례는 실제 판결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신상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를 대폭 각색하여 재구성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