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안] 8. 호기심은 악몽이 된다

잔인한 공포, 몸캠피싱

가끔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이 유출되면 세상이 온통 떠들썩해진다. 각종 언론에 노출되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타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관음증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시금 절감하는 순간이다. 청년시절에 그렇게도 좋아했던 홍콩의 유명 여성 영화배우의 경우는, 사진 유출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가정과 사회생활이 모두 망가지는 심각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렇듯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는, 유출되면 그 대상에게 측정 불가능한 큰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컴퓨터를 통한 일상의 IT 환경에도 이러한 점을 노리고 활약하는 범죄 집단이 있다. 바로 몸캠피싱 단체. 컴퓨터 채팅방에서 매혹적인 이성으로 가장해 상대방에게 접근한 뒤 은밀한 사진이나 영상을 훔쳐 협박을 일삼는 범죄 집단이다. 이들의 범죄행위는 4단계에 걸쳐 이루어진다.


1단계, 매력적인 이성을 가장하여 접근한 뒤 가짜 영상이나 사진으로 상대방의 음란행위를 유도한다. 상대방이 호기심으로 음란행위에 응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 화질, 소리 등이 나쁘다는 핑계를 들어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한다. 물론 프로그램의 실체는 악성프로그램이다. 설치가 완료되면 3단계 작업에 들어간다.


3단계, 악성프로그램을 통해 몰래 영상을 녹화하거나, 컴퓨터 내에 있는 사진 및 문서들을 수집하여 전송한다. 설치된 대상이 스마트폰인 경우 사진, 영상뿐 아니라 연락처와 개인정보까지 수집해 범죄 집단에게 전송한다. 이제 본격적인 악몽의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4단계, 수집된 은밀한 정보를 미끼로 본격적인 범죄 집단의 협박이 시작된다.


이 악몽에서 가장 끔찍한 부분은 범죄 집단이 수집한 정보 중에 지인들(가족, 친인척, 친구, 직장동료)의 연락처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몸캠피싱 집단은 협박에 응해 금전적 보상을 지불하지 않을 시 지인들에게 사진이나 영상 같은 사생활 정보를 보내겠다고 협박한다.


누구도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 정보가 지인들에게 알려지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이 싸움은 몸캠피싱 범죄 집단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게 된다. 피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금전을 구해 범죄 집단에게 지불한다. 그러나 금전적 요구에 응했다고 해서 자신의 사생활 관련 자료들이 삭제됐을 거라고 믿을 수 없다. 범죄자는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 사진이나 동영상이 음란사이트 등에 업로드될지 알 수 없다.


여기서 범죄 집단의 다음 작전이 시작된다. 절박한 피해자의 상황을 이용해 유포된 사진과 동영상을 삭제해 주겠다며 보안업체로 가장해 접근한다. 해킹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책임지고 삭제해 주겠다고 소리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피해자는 남은 여력을 모두 끌어모아 지불한다. 자료가 삭제되리라는 희망의 답변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지만 범죄단체는 돈만 갈취하고 종적을 감춘다.


피해자는 언제 또다시 금전적 협박의 대상이 될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이어가야만 한다. 이제 자신의 사진 및 영상이 언제 어디에서 튀어나와 지인들의 눈에 보일까 하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만 한다. 피해자가 아직 어린 학생인 경우 그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 아직 시작도 해보지 못한 남은 인생의 방향이 너무 일찍 어긋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많은 어린 친구들이 한때의 호기심으로 수렁 속에 빠진 뒤 헤어날 수 없는 두려움에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인생을 포기하는 비극이 생기는 이유다.


인터넷이라는 바다는 많은 정보를 주기도 하지만, 그 속에 한번 빠진 정보는 영원히 삭제되지 못하고 존재하게 만드는 블랙홀 같은 존재이다. 언제, 누구에 의해 어떤 정보가 검색될지 모르는 미지와 공포의 바다. 따라서, 그 바닷속에 자신의 사적인 사진과 영상을 던져 넣는 행위는 스스로에게 행하는 죄악과도 같다.


지금 당신의 PC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자. 인터넷의 바다에 던질 수 없는 자료가 보이는가! 그럼 망설이지 말고 삭제하자. 전혀 아까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 덕에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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