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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pr 24. 2020

브런치 작가라는 성취를 이루며

- 일상 에세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2020년 들어서, 개인적으로 쓰던 글들을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하였다. 글의 공개화를 통해 글의 가치를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고, 사람들로부터 피드백과 리액션을 받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관련 내용은 독서리뷰 8편에 나온다.) 즉, 글을 통해 하나의 퍼스널 브랜딩을 창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내 목표였다. 글을 쓰면서 수익을 얻는 구조를 만드는 것 말이다.

   물론 내가 글을 수려하게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논리적으로 따박따박 잘 쓰는 것도 아니다. 수려함과 논리 사이,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애매하게 아마추어적인 글을 겨우 쏟아내는 수준이다. 세상에는 글을 정말 잘 쓰는 사람들이 물이 바다 덮음 같이 넘쳐난다는 것을 글쓰기 세계에 입문하면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글쓰기 실력을 키울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나보다 한 수 위의 대상과 맞붙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친구의 슈팅을 3년 내내 상대했었는데, 당시에는 처참했지만 그로 인해 내 골키퍼 실력은 지금까지도 빛을 발할 정도로 일취월장하게 되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세계에 한정해서ㅋㅋ) 이러한 경험적 사례를 근거로 하여, 부족한 나의 글쓰기 실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글쓰기 강자들이 즐비한 글쓰기 커뮤니티 ‘브런치’에 도전장을 내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아주 어렵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또 아주 쉽지는 않은 브런치 작가의 타이틀을 획득하게 되었다. 이제 나의 메인 무대가 옮겨지지 않을까 싶다.

   약 3달 동안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인스타그램은 역시 이미지를 위한 매체라는 것을 절감했다. 이미지보단 글이라는 나름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인스타그램에 재입성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글의 도달률과 소비량이 충족되지 않았고, 내가 얻고자 하는 콘텐츠의 양도 희소했다. 물론 내 콘텐츠의 퀄리티나 마케팅적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임도 간과할 수 없다. 충분히 인정한다. 그럼에도 일정 글자 수 이상을 수용할 수 없는 피드 환경과 단편적인 글이나 홍보성 글, 또는 화려한 이미지와 영상이 주류를 이루는 흐름 속에서 글 만으로 살아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러한 한계성은 글의 공급과 소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다른 매체를 찾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글을 소비하고 공급할 수 있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와 같은 매체를 기웃거리게 되었고, 이 매체들을 통해 인스타그램에서 충족되지 못한 갈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역시 개개인의 니즈마다, 개개인의 콘텐츠마다 적합한 플랫폼 커뮤니티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플랫폼을 두드리면서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색깔의 플랫폼을 찾아가야겠다. (물론 기존의 매체들도 유지하면서 말이다. 겨우 3개월 해놓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니까)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삶이 지루해지면서 글쓰기도 활력을 잃어가는 시점에 ‘브런치’라는 아주 적절한 터닝 포인트를 잡은 것 같다. 새로운 성취를 통해 무미건조했던 삶에 단비가 찾아온 듯한 느낌이다. 어쩌면, ‘성취’라는 것이 삶의 지루함을 깨뜨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취의 경중과는 상관없이, 성취로 인한 삶의 만족도 증가와 성장의 기쁨은 어제의 내가 걸었던 걸음보다 오늘 한 걸음 더 걷게 되는 동기가 되는 것 같다. ‘나 자신을 타인이 아닌, 어제의 나와 비교하라’는 조던 피터슨의 말처럼,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 아니 반 걸음이라도 전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 또한 삶에서의 소소한 성취를 통해 이 애매하고 루즈한 삶과 시대적 분위기를 기꺼이 이겨나가기를 소망한다.



#일상 #에세이 #브런치작가

#SUN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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