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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pr 14. 2022

[서평] 인간을 분석하는 6가지 도구 / 자청

- 나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법


   인간을 분석하는 데에는 다양한 도구가 있다. MBTI, 에니어그램, DISC, MMPI, TCI, 그리고 다양한 심리학 이론 등등. 나는 이러한 도구들을 사용해서 나를 분석하고 타인을 분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인간을 분석한다는 표현이 조금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쁜 의도는 아니다. 내가 인간을 분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나를 이해하면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타인을 이해하면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분석은 인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확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때문에 나는 인간을 분석하는 다양한 도구들을 경험하고 적용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다 우연히 - 알고리즘이 나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는지 - 내 앞에 '인간을 분석하는 6가지 도구'라는 전자책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는 그 유명한 '자청'이었다.


   저자 '자청'은 유튜브로 흥한 자기계발 사업가다. 그는 '인간은 개발되는 존재'라고 정의하며, 본인이 소위 말하는 '찐따 시절'을 책을 통해 돌파하고 자신을 꾸준히 개발함으로써 지금의 성취를 이뤄냈다고 말한다. 특히, 심리학 책과 뇌과학 책이 자신을 개발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그가 마케팅을 하는 것을 보면 대중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읽고 소비 욕구를 긁어내는 데 탁월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나는 그가 어떠한 도구들로 인간을 분석하는지 미친 듯이 궁금했다.


사진 출처 - 프드프


   저자 '자청'은 6가지의 도구를 사용하여 인간을 유형화하여 분석한다고 한다. 호르몬, BIG 5 이론, 지능, 림빅 시스템, 열등감, 애착 및 콤플렉스 이론 등이다. 물론 인간이 유형화가 가능한 존재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다. 그러나 그는 유형화는 인간의 본성이며, 사실 유형화에 반대하는 사람도 유형화하면서 살아간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은 자신을 유형화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느끼며 자의식 과잉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아무튼 '자청'은 인간은 유형화할 수 없는 존재라든지, 책의 주장과 근거가 비과학적이라든지, 세세하게 따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번외로 하고, 오로지 자신의 축적된 경험과 심리/뇌과학 이론을 근거로 신뢰할 만한 6가지 분석 도구들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호르몬이다. 호르몬은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챕터를 할애할 정도로 중요하다. 호르몬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며, 이것은 뇌과학을 통해서 점점 증명되고 있다. 호르몬은 인간의 행동 패턴을 알기 가장 쉬운 분석 도구인데, 인간의 모든 행동과 심리는 뇌와 호르몬 때문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호르몬은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이 있다. 인간의 행동 패턴은 각각 어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 호르몬이 많은 사람은 대개 경쟁심이 있고, 위계와 순위에 집착하며, 공격성을 표출한다. 생김새는 근육이 발달했거나, 어깨가 넓으며, 각진 얼굴과 저음의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이들은 스포츠와 운동을 좋아하는 경향이 짙고, 자기 발전적이며, 자신감 있는 말투와 걸음걸이로 사회성을 확보한다. 또한, 논리와 사실을 중시한다.


   반면 여성 호르몬이 많은 사람은 공감성이 높고, 따뜻한 모습을 보이며, 관계와 감성에 집착하고, 보수적인 성향을 띤다. 이들은 낮은 리스크를 추구하며, 돈에 집착하더라도 위계와 능력 과시가 아닌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집착하는 경향이 짙다. 또한, 기싸움을 멀리하며 여성스럽게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


   언뜻 보면 자청이 남성 호르몬이 많은 사람을 경계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인간이 호르몬에 따라 행동하는 건 당연하다. 호르몬의 명령을 충족시켰을 때, 쾌락이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고,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글을 잘 읽다 보면 그가 경계하는 사람이 보인다. 그는 남성 호르몬이 많은데 지능이 낮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을 경계한다.



   두 번째는 BIG 5 이론이다. 여기에는 MBTI를 곁들이면 내용이 더 풍성해지고 이해하기 쉬워진다. BIG 5 이론에는 외향성, 개방성, 우호성, 성실성, 신경성이라는 5가지 특성이 있다. 외향성은 '외부 인간들에 대한 반응'을 나타내며, MBTI의 E 성향과 대응한다. 여기서 잘 이해해야 할 것은 혼자서 생활하더라도 자신의 글이나 콘텐츠를 통해 외부 인간들의 반응을 얻고자 한다면 - 쉽게 말해 관심을 원한다면 - 외향적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방성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수용력'을 말하며, MBTI에서 N과 유사하다. 새로움에 열려 있기 때문에 상상력이 높고, 나무보다 숲을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 우호성은 MBTI에서 F와 유사하다. 우호성이 높으면 여성 호르몬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공감성이 높고 인류애가 깊다. 또한, 성실성은 '인식되는 세상을 정렬하려는 성향'이며, MBTI에서 J와 유사하다. 즉흥적, 산발성, 무계획, 낮은 집중력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서 한 가지 추가된 것이 신경성이다. 신경성은 '얼마나 자주 불행을 느끼는가, 정서적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이는가'를 나타낸다. 신경성은 보통 유전적이거나 어린 시절 환경의 영향이 크다. 일반적으로 신경성이 높으면 보수적이고, 불안이 잦으며, 상처를 쉽게 받는다. 때문에 부정적 정서를 가지게 되는데 이는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반면에 신경성이 낮다면 과감한 투자나 도전을 즐기는 경향이 짙다.



   세 번째는 '지능'이다. 지능에 대한 정의와 기준은 다양하지만, 자청이 정의하는 지능의 기준은 두 가지다. '보상을 미래로 미룰 수 있는가'와 '사바나 원칙'이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즉각적인 보상 vs 미래 보상이다. 자청은 지능이 높은 사람은 보상을 미래로 미룰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말한다. 사바나 원칙을 위배하기 때문이다.


   사바나 원칙은 쉽게 말해서 인간은 동물이기 때문에 동물이 지닌 심리 기제를 그대로 가지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동물은 즉각적인 보상과 쾌락에 따라, 오로지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 이것이 기본값이다. 사자는 얼룩말을 잡아먹을 때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잡아먹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이면 그냥 잡아먹는다. 때문에 동물은 지능이 높을 이유가 없다. 지능이 높은 동물은 오래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도 동물이다. 따라서 인간이 동물이 지닌 심리 기제를 따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지능이 낮은 행위이다. 지능이 높으면 이 기제를 역행한다. 즉각적인 보상과 쾌락을 미래를 위해 미룰 수 있다. 이것이 지능이 높은 행위인 것이다. 자청은 지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제안한다. 나는 이 제안에 200% 동의한다. 독서와 글쓰기만큼 인간 본성을 역행하는 것이 없으며, 지능을 발달시키는 고차원적인 활동이 없다.



   네 번째는 '림빅 시스템'이다. 사실 이 이론은 처음 봤다. 림빅 시스템은 인간의 욕망을 지배욕, 자극욕, 균형욕, 3가지로 구분한다. 지배욕은 남성 호르몬과 연관이 있다. 남성 호르몬이 많으면 지배욕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지배욕이 높은데 지능이 높으면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지배욕이 높은데 지능이 낮으면 폭력과 위협을 일삼는 양아치가 되기 쉽다.


   자극욕은 BIG 5 이론의 개방성과 연관이 있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느끼기를 원하는 욕망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창의성의 뛰어나다. 마지막으로 균형욕은 안전을 추구하는 욕망이다. 주로 여성들에게서 많이 보인다고 한다. 종합하면 림빅 시스템은 이 3가지의 점수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행동이 결정된다. 따라서 사람을 분석한다면 이 3가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열등감'이다. 남성 호르몬이 강한 사람은 열등감을 가지기 쉽다. 정점에 오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이다. 열등감은 이 괴리감에서 탄생한다. 인간을 분석할 때 상대방의 열등감 포인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상대방의 행동 패턴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됐던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도 최고가 되려고 균형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는 '모서리 이론'이 있다. 이것도 열등감의 종류다. 모서리가 튀어나오는 것은 최고였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애착 이론과 콤플렉스 이론이다. 애착 이론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정서적 안정과 관련 있다는 이론이다.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되지 못한 사람은 관계에 있어서 정서적 불안과 집착 증세를 보이는 경향이 짙다. 또한, 콤플렉스 이론은 유년 시절에 욕망했던 것에 대한 감정이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한다. 일례로, 유년 시절에 가난했던 사람은 돈에 대한 콤플렉스가 생겨 성인이 되어서도 돈의 결핍을 참지 못하고 돈을 버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크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나에게 인간 이해의 폭을 한층 더 넓혀주었다. 내가 알고 있었던 기존의 인간 분석 도구에 새로운 도구들을 장착시켜주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나 자신을 또 분석하기 시작했는데, 나는 남성 호르몬이 높고, 외향성·개방성·성실성·신경성이 높은 사람이다. 지능은 발달 중에 있고, 림빅 시스템은 자극욕>지배욕>균형욕 순이며, 특정 포인트에서 열등감을 종종 느낀다. 마지막으로, 유년 시절을 비추어보면 애착과 콤플렉스 역시 존재한다.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한 인간은 없다. 어제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발전하는 인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발전하기 위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능을 발달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능의 높낮이가 인간 행동 패턴의 방향성을 대부분 쥐고 있다. 호르몬과 열등감, 콤플렉스 등은 지능을 발달시키는 것만으로도 건강하게 표출될 수 있다.


   따라서 독서와 글쓰기가 필요하다. 독서와 글쓰기는 지능을 발달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사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도 그렇다. (저자가 책에서 지속적으로 본인의 글쓰기 콘텐츠 홍보를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찌 되었든, 이 책은 독서와 글쓰기에 매진하는 나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은 것임을 다시 한번 증명해 주는 것 같아 꽤나 힘이 되었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한 걸음씩 성장해나가면서 나와 타인과 세계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폭넓게 이해하는 내가 되기를 꿈꿔본다.



[서평] 인간을 분석하는 6가지 도구 / 자청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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