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한긍정 Jul 05. 2023

당신을 응원합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거울을 마주하기 어려웠습니다.

제 자신에게 건네는 간단한 인사 한 마디, 형식적이고 틀에 박힌 인사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 마주 볼 수 있을까요.

그런데 어떻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요.


작년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루이스 헤이님의 글은 참  따스했습니다.

※ 출처: 미러(나늘 위로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의 시간), 루이스 L. 헤이, 센시오, 2019


거울을 마주하고 나에게 격려와 사랑의 말을 건네는 '미러 워크' 를 알게 된 것은 따스한 위로처럼 반가웠지만 동시에 몹시 부담스러워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저에게 거울의 존재는 아직도 여전히 불편했기에 저기  켠으로 멀찍이 밀어 두었니다. 


지금 당장 거울을 바라보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지금 당장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지 않는다 하여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년 전 어느 날. 무덤덤하게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마흔의 삶에서 어느 순간 내가 나 자신을 전혀 사랑하지 않았음을, 전혀 돌보지 않았음을 오롯이 인식했을 때 울음이 터졌습니다. 그 아이가 정말 가엽게 느껴졌습니다.

서러움의 눈물이었을까요.

 '오, 맙소사! 난 정말 나 자신을 정말 눈곱만큼도 사랑하지 않았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라는 깨달음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자 온몸이 진동하며 서러움이 느껴졌습니다.


미숙한 저는 나를 사랑하기 전 다른 무언가를 붙잡고 있었던 것이었겠지요. 왜곡된 가치와 신념 그리고 착각과 오해. 그랬습니다. 그래야 한다고 알았기에. 그래야만 했던 시간. 그럴 수밖에 없었던 변명과 핑계,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저는 제 자신에게 책임을 느낍니다.


몰랐을까요. 모르고 싶었을까요. 모른 척했던 것일까요.

오래도록 회피했던 감정은 색깔을 잃어 본질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정상인 기본값이었기에 다른 방향성의 시각이 불편했습니다. 그렇게 또 제 자신에게서 멀어져 갔습니다. 통증을 느낀다는 것은 자기 사랑과 자기 확신을 기반으로 합니다. 늘 참아만 왔던 사람은 그 통증을 통증으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겼기에. 나 없이 살아온 인생을 인식하던 날 그 삶이 가여워, 그 삶이 미안해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마주하기 두려웠습니다. 그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저는 서성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 아이는 이제 조금 덜 억울할 테니까요. 제 나약함과 비겁함 혹은 어리석음과 용기 없음을 지켜보겠지만 그래도 기다려주리란 걸 이제 알고 있습니다.


마음과 생각이 바뀌는 것은 단 한순간 찰나의 일이지만, 행동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어 큰 물줄기를 돌리는 일은 또 다른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여전히 걱정되어 염려하고 조급하고 불안한 날이 있겠지만 다시금 이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조금 멀어지더라도 다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길의 시작 부분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의 그 연장선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당신도 그러하기란 걸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두려울 때 그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두려움은 우리가 두려움으로 인식하기에 두렵습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습니다. 아무것도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당신의 두려움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길 바랍니다. 그 두려움과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냥 곁에 있어주세요. 그냥 두려운 것뿐입니다. 괜찮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두려움이 두려워하지 않도록 가만히 손을 잡아주세요. 가만히 포근히 안아주세요. 이제 괜찮습니다.

오랫동안 긴장하며 애써온 마음과 고단한 몸에 잠시 쉴 곳이 필요한 것뿐입니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정말 애쓰셨습니다. 이제 잠시 쉬어도 됩니다. 잠깐 멈춰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 보세요. 괜찮습니다. 잠깐 멈춰 쉰다 하여 큰 변동이 생기지 않습니다. 크게 뒤처지지 않습니다. 잠깐 쉬어가도 됩니다.


두려움을 자꾸 밀어내지 마세요. 두려움은 적이 아니라 그저 사랑해야 할 또 하나의 내 모습입니다. 그것은 결코 나의 전부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잠시 멈추어서더라도, 한 걸음 뒤로 물러 서더라도 나중에 두 걸음 세 걸음 앞으로 내딛을 날이 결국 옵니다. 그날을 위해 달려 나갈 힘을 비축하세요.

결국 저절로 그리 될 것입니다.



온 세상이 당신을 응원합니다.

온 우주가 당신을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고 힘을 내어 버텨주셔서 고맙습니다.

원망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온전히 그대로 있어주셔서 함께 해주셔서 진정으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언제나처럼 당신을 응원합니다.






※ 사진출처 : Image by Mircea Ploscar from Pixabay  


작가의 이전글 쉬며 생각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