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의 근무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오전 8시에 집에서 나서면 8시25분쯤 가게에 도착해요. 그리고는 저녁 8시까지 근무를 하죠. 원래는 남들처럼 9 to 6 근무였는데 3주전부터 근무시간을 늘였어요. 요즘 저희집 가계경제가 휘청거리고 있거든요.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해요.
아이들은 어머님이 봐주고 있어요. 그나마 작년에 합가를 진행해서 다행이에요. 아이들을 봐줄 사람이 없었다면 아무리 쪼들려도 연장근무는 상상할 수 없었을 거에요.
처음에는 "엄마 왜 이렇게 늦게 와. ㅠㅠ" 하며 울상짓던 아이들도 이제는 적응이 된거 같아요. 예전처럼, 엄마의 등장에 그저 기뻐서 날뛰네요. ㅎㅎㅎ 그만큼 할머니와 더 친밀해졌다는 증거겠죠.
어제도 예외없이 8시 20분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어요.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엄마를 반겨주었죠.
"엄마 엄마~ 나 엄마에게 줄 선물이 있어!"
6살 큰아이가 신나게 말하네요.
"정말? 선물이 뭔데?"
"그건 말이지~ 바로 바로~~ 나!!!"
그러면서 자신의 가슴팍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네요. ㅎㅎㅎ
"솔이가 엄마 선물이야? 꺄아~~ 너무 좋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게 솔이인지 어떻게 알았어? 정말 좋잖아~~"
저는 아이를 꼭 끌어안고 호들갑을 떨었어요. 그때 아이게 제게 한 말을 잊을 수 있을까요?
나 5살 때는 몰랐는데
6살이 되어서 알았어.
엄마에게 제일 큰 선물은
바로 나라는 거.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이제 고작 6살짜리가요. 그리고는 곧이어 두번째, 세번째 선물도 전해주네요.
두번째 선물은 뽀뽀이고, 세번째 선물은 엄마랑 카드놀이를 해주는거래요. ㅎㅎㅎ 요즘 핑크퐁 동요카드로 그림 설명하여 맞추기 놀이를 하고 있거든요.
첫번째 두번째 선물은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세번째 선물에 자신이 더 좋아하는 것을 끼워넣는 센스라니 ㅎㅎㅎㅎㅎ
아이를 낳던 날, 저는 상상할 수 없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어요. 태어나자마자 제 품에 안긴 딸의 체온이 황홀할 정도로 따뜻해서 6시간의 진통과 황소만한 간호사가 내 배 위에 올라와 아이를 밀어내던 고통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느낌이었죠.
제가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것은, 아이가 태어나던 날 제가 받은 선물을 보답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커다란 사랑을 표현해도 그날 아이가 제게 줬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지는 못해요. 갓 태어난 아이의 체온을 제가 무슨수로 전달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 일시불로 받은 선물을 평생 분할상환으로 보답하는 거죠.
저는 아이에게서 받은 선물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인데, 아이는 그것도 모르고 저에게 더 많은 선물을 주려해요. 언제나 세상에서 엄마가 가장 좋다며, 아빠와 할머니께는 비밀로 해달라고 귓속말을 한답니다.
항상 주는 것 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그것이 부모의 특권인가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