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연휴의 일이에요.
명절 아침에는 차례준비로 정신이 없어서
아침식사가 뒤로 미뤄져요.
그래서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아침밥 먹기 전에
떡 한 개씩만 먹으면서 기다리자."
라고 말씀 하셨어요.
그냥 기다리기엔
아이들이 너무 허기질 것이고,
그렇다고 다른 음식을 많이 주면
밥을 먹지 않을 테니까요.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송편을 주었습니다.
4살인 둘째에게 송편을 하나 주고
6살인 첫째에게는 송편을 두개 주었어요.
그 모습을 본 우리 둘째가 하는 말.
생후 32개월이 되면서 기저귀를 뗀 우리 둘째.
기저귀 뗀 지 3주만에 자다가도 일어나서 변기를 찾을 정도로 완벽하게 쉬를 가리는 둘째를 보며, 시엄마와 저는
"아이고~ 우리 람이 다 컸네~!"
라는 말을 자주 했었어요.
그때마다 으쓱해하던 둘째가
왜 송편은 하나만 주는 거냐고 의아해 하네요. ㅎㅎㅎ
결국 우리는 웃으면서
'다 큰 4살'에게 송편을 하나 더 주었습니다.
6살인 언니가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모습이 부러웠던지, 4살인 둘째도 피아노 학원에 보내달라고 떼를 썼어요. 하지만 4살 아이들은 아직 손가락에 힘이 없거든요.
"그래~ 우리 람이도 더 크면
피아노 학원 보내줄게~" 했더니
"아아...왜에...
나 이렇게 많이 컸는데에...
나 다 컸단 말이야." 하네요.
아이고 참,
이럴 때는 어떻게 말해줘야 하는 걸까요?
너무 예쁘고 기특해서 "다 컸네" 라고 칭찬 했더니
그걸 기억하고 "나 다 컸어요!" 라고
뭐든 하게 해달라는 우리집 4살.
지난 주에는 오랜만에 엄마랑 시내버스를 타고 하원했는데, 자기 다 컸다며 엄마 손을 잡지 않고 버스를 타겠다, 엄마 손 잡지 않고 버스에서 내리겠다, 엄마 손 잡지 않고 (왕복 6차선) 횡단보도를 건너겠다, 울고불고 고집을 피워서 혼났어요 ㅠㅠ
결국 30분이면 올 거리를
1시간 만에 도착했네요. ㅠㅠ
코로나 백신 맞고 컨디션이 저조했던 엄마는
허리가 두 동강이 나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첫 애를 키워본 경험으로
'둘째는 껌이지 뭐~' 라고 생각했었는데
첫째랑 둘째는 또 달라요.
첫째는 한번도 하지 않았던 말을 하고
첫째보다 자기주장도 강한 둘째.
아니, 이 녀석을 도대체 어떻게 키워야 하지? 라는 생각을 했다가도
첫째보다 더욱 애교가 많고
첫째보다 더욱 엄마에게 매달리는 둘째를 보며
아! 진짜 예쁘니 참는다. 도대체 저런 애교는 어디서 나오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ㅎㅎㅎ
세상에 이렇게 밀당을 잘 하는 연애(?)고수가 또 있을까요? 이러니 엄마아빠는 알면서도 항상 질 수 밖에 없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