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평어체'로 작성되는 점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요즘 남편과 나는
새벽 4시 기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시간에 일어나서
나는 동화책(그림책) 작업을 하고
남편은 CAD 공부를 한다.
나는 올해 연말까지
그림책 한 권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이고
남편은 새로운 회사로의 이직이 확정되어
당장 CAD 실력을 늘려야 한다.
40 평생을 '나는 뼛속까지 야행성 인간이야!'
라고 믿고 살았던 두 중년(?)이
아, 내가 벌써 중년이라니! 이럴수가!
새벽 4시에 일어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새벽 4시에 기상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아이들을 9시에 재워야 하고
이단, 우리들도 9시에 잠 들어야 하고
삼단, 그 좋아하는 술도 마시면 안된다!
그래야 7시간 동안 질 좋은 수면을 이룰 수 있다.
그래야 4시 알람에 반응하고 일어날 수 있다!
지난 토요일까지만 해도
새벽마다 대여섯 번씩 깨어 울어제끼던
4살짜리 둘째가, 어쩐 일인지
일요일부터 한번도 깨지 않고 푹 자 준다.
덕분에 이번주 새벽기상은 순항 중이다.
월요일과 화요일엔 4시 40분에 일어났고,
수요일엔 4시 30분에 일어났으며,
오늘은 4시 15분에 일어났다! 꺄오올~!!!
남편과 나는 잠을 깨기 위해
1분 가량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보이차를 마시며,
거실의 6인용 식탁에 마주앉아
각자의 책을 펼친다.
남편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어렸을 때 나의 소원중에는
'도서관 데이트'라는 것이 있었다.
남자친구와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데이트 하는 것!
하지만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그늘에서 자란 나는, 아버지의 영향 때문에 '남자'라는 존재 자체가 두려웠고, 그래서 스물아홉인지 서른인지 그 즈음에 겨우 겨우 첫번째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인생의 공부는 다 끝났다고 생각한 시점,
이제는 돈을 벌어 즐길 때라고 생각한 시점,
매일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마시는 술이
아이스크림보다 더 달콤하던 시기에
나의 첫번째 연애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니
도서관은 무슨!
그러니 도서관 데이트는 무슨!
학창시절, 코피 터지게 공부하던 시기에
연애는 커녕 남사친 하나 없었으니
내 인생에는 '도서관 데이트' 역시 없을 줄 알았다.
이번 생은 글렀다.
소원을 이루려면 다시 태어나는 방법 뿐.
_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런. 데!!!
마흔 하고도 두 살에
어린시절의 소원을 이루게 될 줄이야!!!
비록 진짜 도서관은 아니지만
조용한 새벽에 6인용 넓은 책상(?)에서
마주 앉아 각자의 공부에 열중하는 것이
마치 도서관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어릴 때는
'공부도 다 때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나이가 들고 보니
공부는 '받아들이는 시기가 각자 다를 뿐'
'평생 해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남편도 나만큼이나 고집이 쎄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관념을 바꾸는 것이
세상을 들어 올리는 것 만큼 힘든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오늘 아침엔
각자 할 일을 하기 위해 책을 펼쳤다가
실로 오랜만에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남편과 대화를 할 시간도 없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여유는 더욱 없다.
아이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는
녀석들이 서로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고 아우성 치고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는 우리도 각자 할 일이 많다.
새벽 일찍 일어나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공부를 하는 것도
우리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얘기를 나누는 것도
진심 달콤하고 행복하다.
-덧.
결혼 적령기가 되었을 때는
'퇴근 하고 집으로 돌아와 각자 밥 먹고
각자 TV만 보는 인생은 진짜 아니었음 좋겠다.
함께 책 읽고 미래지향적인 삶을 공유하며
대화를 많이 나누는 그런 부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