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동생이 미워 죽겠다고 할 때

by 파란동화


어느 집이나 다 그렇대요.

둘째는 첫째보다 고집도 세고

둘째는 첫째보다 애교도 많대요~




그래서 너무너무 미워죽겠는데

마구마구 미워할 수는 없대요~




우리 집 둘째도 보통 고집이 아니에요.

한번 울음이 터졌다 하면, 한번 고집이 터졌다 하면, 이 아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ㅠㅠ




두 녀석이 나란히 욕조에 앉아 목욕을 하는데

둘째는 또 어김없이 언니 손에 있는 장난감을 빼앗았어요. 언니 손에 있는 것은 뭐든 재밌어 보이나 봐요.




평소엔 동생에게 양보를 잘 하던 첫째도, 그날은 참고 참았던 감정의 둑이 무너진 것처럼 눈물을 펑펑 흘리기 시작했어요.




"람이는 너무해! 람이가 너무 미워!"




저는 첫째를 안아주며 그래, 너무 미웠겠다, 하며 첫째의 마음을 다독여 주었어요.




"람이가 없었으면 좋겠어!"




저는 첫째를 안아주며, 람이가 아무리 잘못한 게 많아도 그런 얘기를 들으면 속상할 수 있으니 엄마에게 귓속말로 얘기해 달라고 했어요.




"솔이가 아무리 잘못한 게 있어도 엄마가 솔이 야단치면 솔이도 속상하잖아. 그치? 그러니까 엄마한테 귓속말로 얘기해 줘. 엄마한테 다 얘기해. 다 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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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첫째는 저에게 귓속말로 동생이 너무 밉고 싫고 없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이렇게 많이 양보해 주는데 왜 계속 욕심만 부리는지 모르겠다고 울면서 하소연을 했어요. 그렇게 실컷 얘기하고 나더니 목이 마르다며 물을 갖다 달라고 했어요.




주방에서 물을 가져와 다시 욕실로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첫째가 둘째를 꼬옥 끌어안고 있네요. 헐...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




"솔아, 왜 동생을 끌어안고 있었어?"




"람이한테 미안해서..."




"람이 험담한 게 미안해서?"




"응. 그래도 내 동생인데 내가 너무 심하게 말한 거 같아."




웃음이 났어요.

그리고 '내 새끼 잘 크고 있구나!'

안심이 되었어요.




저는 감동한 표정으로 첫째에게 고맙다고 말해주었어요. 속상할 땐 화를 내고 험담도 할 수 있지만, 이렇게 금방 미안함을 느끼고 동생을 안아줘서 고맙다구요. 그리고 동생이 들리지 않게 엄마에게 귓속말로 험담해 준 것도 고맙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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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인 첫째는

동생에게 양보도 잘하지만 화도 잘 내고, 동생과 싸우기도 잘하지만 동생을 웃겨줄 줄도 알고, 엄마가 동생을 야단치면 동생 편을 들어줄 줄도 알아요.




4살인 둘째는

고집도 세고 언니 손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뺏고 보려는 성격이 있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화내는 언니에게 "언니야, 내가 몰라서 그랬어. 미안해."라고 진심으로 사과할 줄도 알아요.




기쁜 감정과 노여움, 슬픈 감정과 즐거움을 모두 골고루 표현하는 아이들이니 마인드가 건강하다는 뜻이겠죠.




화도 적당히 내면서 살아야지

무조건 참으면 병이 돼요.




저와 남편도 주기적으로 화내고 싸우면서 왜 아이들에게는 화내지 마라, 싸우지 마라, 무조건 사이좋게 지내라,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속상한 감정을 실컷 풀게 해줬더니

이렇게 알아서 잘 마무리하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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