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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Mar 14. 2017

#9. 들꽃이 기특하다

나의 시간을 살아요, 우리


아무의 손 때도 타지 않고

스스로 세상에 얼굴을 내미는

들꽃이 기특하다.




잡풀로 분류되곤 하는 길 가의 잡초가

'나는 살아 있어"라고 얘기한다.


도시에서는 편리함과 속도라는 녀석들에 밀려

대화를 나누지 못한 이 친구들과

흔히 시골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내가 시선만 건네면 무수한 눈 맞춤이 이루어진다.

들꽃과 잡초와

하늘과 바람과

나 사이의 눈 맞 춤  




출퇴근길 정류장까지의 가는 길 위에서는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지하철 안에서는 스마트폰 창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느라 놓치고 사는 것들.


목가적인 이라는 수식어와 그다지 친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도

역시나 이따금씩 자연의 품 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대다수의 우리에게는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소셜 콘텐츠,

가상현실이다.증강현실이다.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때때론 들꽃과 잡초,

모내기와 쏟아지는 별빛 풍경이 더욱 절실할지 모른다.




하루 중 단 십 분이라도 길을 재촉하는 조급함 대신

길 위의 모든 것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로 매일매일을 마주하기를.


ⓒ클로이의 순간포착 - 하이랜드 시골길, 영국

 

맑은 하늘과 고요한 공기 덕분에
야생화와 입 맞추는 벌 한 마리를 찾을 수 있었어.
시골의 맑은 풍경 덕분에,
바쁜 일과와 소속감을 뒤로 한채, 나 홀로의 느린 시간을 선택하기까지는 두려움과 고민이 가득했지만 결국엔 무모하지만 행복한 선택을 한 덕분에,

영국에서 스코틀랜드까지, 스코틀랜드에서 이곳 하이랜드 까지 찾아온 덕분에,
더 넓은 풍경과 오래도록 눈 맞추며
나의 시간을 충실히 나의 것으로 채우는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어.




#지구_반 바퀴를_돌아와도

#언제나_도시는_시끄럽고

#시골은_고요하다


#우리 마음이_시끄러운 날

#가끔씩은_시골에_갔으면

 

#시골까지의_시간을_내는 것도_사치라면

#우리_하루 중_십 분쯤은_해보는것어때요


#도심 속_길가에_핀_들꽃 찾기

 

#저만의 이야기와_생명력으로

#세상에_소리를_내미는

#저_기특한 들꽃을_바라보는_시간만큼은

#여유롭게_거닐어보기


#어지러뉴스와_게임이 아닌

#나생각으로_채우

#시간_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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