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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Mar 17. 2017

#13. 커피 몇 잔과의 조우

몇 잔의 시간 동안, 그동안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중 일거야

텅 빈 머그잔을 바라보다 

키보드 앞에서 멍하니 멍하니 있다가 

내가 소리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내게 소리 내지 않는 

몇 시간을 지나 다시 머그잔을 채우다



내 입에 쳐진 거미줄을 새까만 아메리카노로 치워내고는

이번엔 연습장 앞에서 휑하니 퀭하니 있다가

내가 걸지 않으면 아무도 울려대지 않는

또 몇 시간을 지나 텅 빈 머그잔을 채우다


나의 하루는 그렇게 몇 잔의 커피

그리고 완전한 혼자

나의 밤은 그렇게 몇 줄의 진전도 없는 자판의 커서

그리고 내용 없음 



온전히 혼자 인 날 내가 얻은 자유 혹은 외로움 

그저 편안한 혼자로서의 세 잔의 커피는 여유로움이 되어 주는데

뭔가 글자들을 조합해 문장이란 놈으로 뼈대를 세우려는 날  

상기된 혼자로서의 세 잔의 커피는 지독한 씁쓸함으로 다가와주니  


'아, 그래. 몇 줄은 커녕 한 문장도 다듬지 못 한 오늘에게도 배울 게 있나니,  

 어떤 하루에도 매사는 생각하기 나름이구나


오늘이 내게 자유였는지 외로움이었는지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자꾸 망각하게 되는 사실.


내일도 또 난 그저 내 마음이 뛰는 일을 위해 

어설픈 사유라도 연습장 위에, 컴퓨터 안에 

글로써 나만의 표현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머리와 가슴을 싸매겠지만

 

다시 또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긍정과 함께 

'또 몇 잔의 커피를 내려야지' 한다.


내일은 다시 처음부터 아자아자.  
새로운 오늘은 어제보다 한 글자 더, 한 문장 더 정리하기. 

그렇게 하나둘씩 차근차근해 나가면 한 장이 모이고, 또 그 한 장 한 장이 모여 몇 장..
언젠가는 한 권을 이루는 날이 오겠지.




#이럴때 보면_내일에게_참_고맙다 

#오늘은반성의하루라도_다시_다짐할내일이있으니

#우리에겐_오늘의 실수를_만회할내일이있으니 


#백번의반성이_계속되는_날들이라도 

#백한번째_다짐으로_거듭하면 

#우린더_나아지리라_그렇게_매일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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