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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llmoon Nov 11. 2021

몰타의 <우리집>이 될 뻔했던

예약직전 예약을 포기했다

47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때문에 평생 가 보지 못한 몰타에 숙소를 구하는 일은, 숙소가 아닌 '집'구하기가 되어버렸다. (하긴, 언젠 안 그랬던가. 숙소를 집보다 더 집요하게 고르고 고르는 나인걸. t.t)

풍문으로만 들었던 것보다 몰타의 체감 렌탈비는 높았다. 10일 내외라면 1박 비용이 예산보다 3~4만원 높아져도 '그래, 집이 마음에 드니까' 눈 딱 감고 결제하겠지만, 자그마치 47일이나 되다보니 선택도 결정도 쉽지 않았다.


아이 어학원을 직접 발품팔아 알아봐야 하니 최소 1월 보다 한 주 일찍 출국해야 할 것 같은데, 1월 보다 한주 앞선 주는 바로 크리스마스 주간. 어딜 가도 빈방이 없고 숙박료도 비싼 시기다. 그 와중에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하지만 우리가 체류할 기간 중 3일을 호스트와 내가 몇 가지 상세 내용을 확인하는 사이, 덜컥 누군가 예약을 해 버렸다. 


"조정이 가능할 지 내가 알아봐 줄게."

기다렸고 조정이 되었다. 이제 숙소는 결정인가 싶은 찰라 문제가 발생했다. 나의 충분치 못한 영어가 오해를 불러왔을까. 장기숙박 혜택으로 호스트가 애초 제시했던 금액과 총금액이 달랐다. 청소비와 에어비앤비 서비스료가 붙으니 그 차이 정도는 나도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장기숙박에 대한 청소비 추가와 몇 가지 사항들을 더해 비용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것. 내가 생각보다 꼼꼼하다. 메시지를 주고 받기 전에 이미 해당 기간동안 할인없이 투숙할 경우 얼마의 비용이 산정되는지 확인해 두었던 것.


결국 당장은 1박 요금을 할인 한 것 같아 보여도, 호스트가 추가해야 한다고 한 금액들을 더하면 할인이 할인이 아니었다. 애초에 장기투숙객에게는 추가 할인이 되도록 설정되어 있어, 외려 <특별할인 없이> 예약하는 편이 조금 더 저렴하기 까지 했다.


BOOM!

결국 나는 터졌다. 이런 나의 성격이 '관계'에서 시작해 '관계'로 끝나는 사회생활에서 그닥 좋지 않다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나인 걸. 하나하나 따져묻지 않았다. 영어로 묻는 것도 지치고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다. 나는 그저 "알았어요. 당신이 초기 제시한 금액과 지금의 총금액 사이에 갭이 너무 크네요. 나는 이 숙박예약을 포기할게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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