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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ON 다온 Oct 18. 2023

갑작스럽게 다시 불안이 찾아왔다.

모호한 이 기분은 뭐지?


 약을 먹기 시작하고, 주말에 쉬게 되면서 토요일은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했고, 일요일은 언니와 함께 이곳저곳을 다녔다. 둘의 취향과 취미가 매우 닮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걷는 것을 좋아하고 전시회, 박람회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는 관심 있는 모든 전시회와 박람회로 주말을 보냈다. 이것을 계기로 나는 내가 어떤 화가를 좋아하고, 어떤 그림의 느낌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날도 나는 언니와 함께 주말 나들이를 나가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준비가 끝나갈 때 즈음부터 딱 떨어지게 설명하기 힘들게 기분이 변하기 시작했다. 우울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기분이 좋았는데 모호하게 불편했다. 혼자 그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다가 도저히 되지 않아서 그냥 느껴지고, 드는 생각을 거르지 않고 언니에게 말했다.      


나 뭔가, 불편해.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고 좀 불안한 것 같아.’     


소리를 내서 말하고 나니 내 느낌을 좀 더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나는 고민했다. 안정제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계속 고민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안정제를 먹기 싫었다.

무언가 먹고 괜찮아지면 약에 의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반영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약이 있으면서도 참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도 했다. 그 작은 한 알을 먹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고, 정확하게 정의 내릴 수 없는 느낌이 없어질 수 있다면 참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았다. 고민을 계속하다 결국 나는 안정제 한 알을 먹었다.      


 약을 먹으면서 생각했다. 나는 왜 불안했을까?’

간단하게 추측을 해보았는데 전날부터 감정, 몸 상태가 좋았던 나의 상태가 너무 오랜만이라 내가 적응을 하지 못했거나 외출 후에 혹시 좋았던 상태가 사라질까 무의식적으로 걱정이 되면서 불안해졌던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약을 한 알 먹고 나간 나들이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끝났다. 날이 더워서 힘들기는 했지만 그 외에 걱정했던 다른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이후로 안정제는 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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