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있는 일 중
쉬운 것 하나 없다지만
정말 어려운 것 중 하나인 것 같아.
한 직장에 오래 있는 것.
한 직업으로 내 앞 날을 이어가는 것.
누군가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누군가는 좋아하는 일을 해.
난 잘 정착할 수 있을까.
난 어디로 정착하게 될까.
나는 학생 때부터 종종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좋겠다는 말을 들어왔다. 학생 시절에 나는 한자, 한문이 좋아서 꾸준히 했고 그 덕으로 급수증도 갖고 있고 한문 선생님이 되겠다는 장래희망도 가졌었다. 장래희망이 정해지지 않은 친구들은 '좋겠다'는 말을 했지만 정작 나는 내가 정말 그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그렇기 못한다면 나는 뭘 해야 하나 걱정하고 불안했다. 장래희망이 정해지는 것만으로 끝이라면 편했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결국 나는 학생 시절의 장래희망을 이루지 못했다. 성적에 맞춰서, 적당히 알고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학과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도서관 사서였다.
도서관에서의 생활은 지루하다고 느껴지면서도 재미있었다. 책을 순서에 맞게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았고, 이용자들이 찾는 책을 찾아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면 뿌듯했다. 그러나 그 일을 3년 정도 하게 되자 재미보다는 매일이 비슷했고, 사서 일을 계속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때 즈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도서관을 나와서 글을 쓰고, 커피를 배워서 바리스타가 되었다. 내가 바리스타가 되기로 했을 때 첫 목표는 내 카페였다. 내가 원하는 분위기로 꾸며진 카페. 그러나 그건 현실상 쉽지 않은 것이라 뒤로 미루고, 미룰 수밖에 없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7개월, 사내 카페를 1년 7개월 일을 하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좋기는 한데 정말 이 일을 5년, 10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 안에 내가 몇 번이나 새로운 직장을 구하게 될까 생각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도전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직 자체가 큰 스트레스라서 적응된 곳에 계속 머무르고 싶은 것이다.
'정착한다'라는 것은 아직도 모르겠다. 4년째 커피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나는 어느 한 곳에 정착했다고 생각이 들지 않고, 움직이기는 싫은데 움직여야 하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나는 내가 어디에서 바리스타를 계속하고 있을까 싶기도 하고, 계속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루라도 빨리 눌러앉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