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 후 이곳에 들러 남은 에너지 몽땅 근육 만드는 데 쓴다. 탈곡하듯 탈탈 털린 후에야 운동중 핑계란 없었구나,할 수있다. 그렇게 1시간, 열심히 살았다. 사방이 거울인 헬스장 벽에 비친 내 얼굴이 새뻘겋다. 박동하는 심장만큼 혈이 온 몸을 빠르게 돈다. 짧지만 자주 거친 숨이 나온다. 그래도 근육은 풀어야 한다. 1분짜리 스트레칭을 하고 이제야 흘린 땀을 씻는다. 운동 마치고 하는 샤워만큼 보람찬 일도 없다. 나를 위한 작은 보상 같기도. 노동의 즐거움을 여기서 배운다. 다만 맥주 한 잔이 그립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상관 없이, 긴 머리 일때나 짧은 머리 관계 없이, 드라이기로 대충 말려 이곳을 뜬다. 지체할 이유없이 아사 직전이다. 집에 가기 전 로비에 앉아 바나나 하나를 챙겨 먹는다. 하나로 부족할 땐 두 개도 먹는다. 입은 분주하나, 여전히 얼굴은 벌겋고 머리는 축축하다. 그러나 개운하다. 상쾌한 날숨과 함께 이곳에서 하루 종료다. 헬스장. 나의 일부, 쉼터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