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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Jan 22. 2021

[출간소식] 메오를 부탁해

뇌수막염에 걸린 반려견을 기적처럼 살려낸 가족 이야기


우리집으로 말할 것 같으면, 딸 둘, 아들 하나로 구성된 팻팸족입니다.

여기 아들 하나가 저한테는 남동생이기도 한데요.

올 해로 가족이 된지 9년째 되는 메오, 이놈이 내 동생입니다.


벌러덩 메오


어려서부터 유독 발바리(믹스견)을 좋아했어요.

짤막한 다리에 오밀조밀한 눈이며 주둥아리가 그렇게 귀여웠답니다. 그러고 보면 메오를 데려 온 것도 우연은 아니에요.


그 날은 시골 장 날이었어요.

키우시던 똥개 새끼를 낳았는지, 할머니는 꼬물이 댓마리를 장에 데리고 오셨어요. 강아지풀 같이 생긴 것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당장 줍줍해 가고 싶던 저는, 신중함이란 없이 메오를 구매(분양)받게 됩니다. 4만원에 팔겠다는 할머니를 설득해 자그마치 2만 5천원에요.


얘는 좀 발랑까진 아이에요.

어찌나 까부는지, 집 안 꼴이 성할 날 없었답니다. 물고, 뜯고, 싸고, 짖고. 어떤 날은 속옷에 있던 와이어를 뜯어 뽑아 놨더라구요. 이런 메오가 가끔 성가시다 느끼기도 했는데, 그때는 몰랐습니다. 마냥 건강하던 메오에게 그저 고마워 해야 했다는 사실을요.


꼬물꼬물


2017년 6월이었어요.

여행 중인 저는 엄마에게 연락을 받게 됩니다.


"딸, 메오가 좀 아프네. 우선 여행 잘 마치고. 와서 이야기 하자꾸나."


메오가 이상하데요.

방 한 구석에서 뱅글뱅글 돌다가, 혼이 나간 것처럼 거실을 배회하다가, 갑자기 픽 하고 쓰러져 거품 물었데요. 당시 우리 가족의 상식에 "강아지 뇌수막염"이란 없었어요. 추측할 수 있는 거라곤, 창고에 있던 쥐약을 메오가 핥았을 거라고요.


결국 2차병원까지 가게 되었고, 중독으로 여겨 치료를 하게 됩니다.

일주일을 그렇게 보낸 거 같아요.

#강아지 #쥐약 #개쥐약

떠올릴 수 있는 온갖 키워드를 입력해 가며 정보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꽉 막힌 답답함으로 보내던 일주일. 수의사 선생님께 연락을 받게 됩니다.


"말씀하신 것 토대로 대증치료를 했는데 아이가 나아지지 않네요. 아마 약물 중독이 아니라, 증상으로 보아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정확한 건 MRI 촬영을 통해 알 수 있고요."


아이 상태 설명을 위해 촬영했던 사진 중


MRI 결과, 메오는 비감염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게 됩니다.

원인은 딱히 알 수 없지만, 자가면역 반응 체계 문제로 인한 가능성이 크다고요.

그 날로 우리집은 초상집이 됩니다.


예민해진 가족은 날로 싸웠습니다. 매일 울거나, 울다 화를 내거나. 아수라장이 되었지요. 그럼에도 슬픔은 접고 현실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메오를 위한 결정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수의사 선생님은, 의학적 통계에 의하면 해당 병에 걸린 강아지는 길어야 2년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감당해야 할 병원비와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약값은 적금 하나를 깨야 하는 정도였고, 가족간 불화도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메오를 생각하면 또 아팠습니다. 무엇이 메오를 위한 일인지, 도무지 모르겠으니까요. 도대체 무엇이 최선이었을까요.


어렵게, 하지만 아주 심플하게 답을 내립니다.

"할 수 있는 전부를 해보자. 최선으로 다 해보자."

이렇게는 보낼 수 없다는 게 우리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었어요. 2년이라는 시한부는 무시한 채, 우리 가족의 최선으로 메오를 돌보기로 의기투합하게 됩니다.


2021 설빔 메오


그렇게 오늘까지, 메오는 3년 7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와 함께 입니다.^_^

이런 메오를 보고 수의사님은 자기가 돌팔이 같다는 느낌 받기도 했다고요. 보호자 사랑에 메오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데, 자기가 무슨 말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요. 겸손한 모습으로 머쩍어 하는 선생님입니다.


메오는 희망이 되었습니다.

짜식, 똥개가 아니라 돈(money)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고급진(심지어 주치의 까지 둔) 강아지인데요. 그런 메오가 희망이 되어 여러분께 2021년을 선사하네요.^_^


내 책이 나왔어?


우리 절망에 빠져있을 때, 그때 꼭 듣고 싶던 말, 그토록 바랐지만 듣지 못한 말이 있었습니다.


"할 수 있어요. 나을 수 있어요."


어느 하나로부터 듣지 못한 말인데, 메오를 증거로 내가 해주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글 몇 자 적어 봤다는 나를 비뤄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나온 <<메오를 부탁해>>입니다.


글에는 힘이 있음을 믿습니다.

그 힘이, 당신에게도 전달 되었으면 합니다.




"할 수 있어요.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지켜주세요."
당신이 기다렸던 말이잖아요.

"우리가 해냈어요. 포기하지 않고 지켜주었어요."
이제 내가 당신으로부터 기다리는 말이에요.
들려 주실 거지요?

<<메오를 부탁해>> 앞머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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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 기간을 지나 오늘도 함께 하고 있는 메오에게, 지켜 준 우리 가족에게도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출간을 결정 해준 출판사 대표님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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