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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Jan 19. 2022

[1118]일일일발(견)_아빠


매일 사소한 발견을

기록하려 한다.




'기록'하려 한다.

그러니까 '발견'하려고 한다.

하루의 발견.

(제발 끈질기게 연재할 수 있기를)







2022/01/19/수




"아빠"




꿈 두 개를 꾸었다.

첫번째 꿈엔 귀신이 나왔다.

비누귀신.

몸은 세포로 구성된 게 아니라 비누로 만들어졌고

(가오갤에 나오는 나무, 그루트 느낌이지만 분명히 비누)

다만 형체는 인간 같았다.

얼굴과 몸, 팔, 다리 전부 있었다.




골룸처럼 쭈그려 앉아 있던 비누귀신이

내게 급발진했다.




"아아악!"




경기를 일으키며 잠에 깼고

아무일 없던 듯 10초만에 잠 들었다.





우리아빠도 이랬겠지




두번째 꿈을 꾸었다.

아빠가 나왔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나타난다.

그날은 아빠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아빠를 떠올리기도, 그리워하지도 않았지만.

드문드문 꿈에서 본다.

잊혀질까 두려워 나타나는 건지도 모른다.

아빠는 재가 되어 존재할 뿐이니까.




꿈에 나온 아빠는 한결 같다.

아프다.

본인이 병에 걸렸는지 모르는 눈치다.

송곳처럼 마른 몸으로 아무렇지 않게 사회활동을 한다.

아픈 내색하지 않는다.




그럼 나는 궁금해한다.




'아빠는 자기가 곧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을까.'




아무래도 아빠는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꿈에 실재하는 두 인물이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아빠는 사라질 거라는 걸.

그것도 영영.

아빠를 보는 나는 불안하다.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꿈에 만난 아빠는 모른지만 나는 안다.

아빠로 당신을 부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말이다.






1118




1118(1일1발(견))을 주제로 연재합니다.

매일 사소한 '기록'을 목표로 하고,

일상 '발견'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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