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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Jan 24. 2022

리더라면, 마지막에 먹는다(최종)

<리더 디퍼런스>로 재출간된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역시나 사이먼 사이넥




문화의 기준이 성격이나 가치나 신념에서 성과나 수치, 도파민 위주의 비개인적 척도로 바뀌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화학물질들은 균형을 잃게 되고 신뢰하고 협력하려는 의지가 약화된다. 이렇게 문화가 부실한 곳에서 옳은 일을 하려는 마음은 느슨해지고 나한테만 좋은 일을 하려는 마음이 강해진다.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사이먼 사이넥 지음> 중





이 책의 후반부는 도파민 위주의 비개인적 척도로 결정되는 사회를 안타까움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간보다 수치(돈)를 중시하는 풍토가 사회전반으로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사이먼 사이넥은 이를, 베이비붐 세대가 안고 있던 문제의 대물림 때문이라고 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대공황과 전시 배급시대에 성장했죠. 배고프던 1960년과 1970년을 지나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부와 풍요의 시대를 겪은 그들이기도 합니다. 자라온 환경이 그러한 탓에 그들을 일컬어 ‘자기만 아는 세대’라는 별명을 얻게 된 건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요. 우리보다는 내가 먼저였던 것이죠.





문제는 시대와 환경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그들은 자녀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사람들이 네 걸 가져가지 못하게 해라. 기꺼이 보상하지 않는 이상 말이야.” 베이붐 세대가 겪은 개인 성취 보상주의를 대물림하려는 시도입니다. 1960년대나 1970년대와 지금이 동일하다면 일리 있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자라는 환경 자체가 다르죠. 그런 베이비붐 세대가 자녀들의 생각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사이먼 사이넥은 우려하고 있는 거고요.





풍요의 상징인 베이비붐 세대 밑에 자란 자녀들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된다고 합니다. 뭐든 거대한 규모가 정상이고, 돈이 서비스보다 중요하며, 기술이 인간관계 관리에 이용되는 세상에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성장한 사회는 사람보다 숫자를 우선시하게 됩니다. 베이비 붐 세대가 ‘더 크게, 더 많이’를 통해 도파민을 얻었다면 이들은 ‘더 빠르게’를 통해 얻습니다.





그 부작용으로 이전 세대보다 행복이나 성취를 찾기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염려합니다. (빠르게를 추구하다 보니)참을성이 부족해 노력의 결실을 볼 때까지 진득하게 시간이나 노력을 투자하기 어려운 거죠. 성취감을 얻기 힘든 아이들은 결국 고독해 질 거예요. 베이비 붐 세대가 가르친 도파민 위주의 비개인적 성취만을 추구하다보면 협동이나 신뢰, 소속감은 남지 않게 될 테니 더욱이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유일한 목표는 남을 돕는 것이라던데, 아이들은 자연에 반하는 삶을 살게 되는 거죠.





우려들 속에 사이먼 사이넥은 희망을 제시합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감사하게 여기는 것은
그것을 쉽게 얻을 수 있을 때가 아니라
힘들게 노력해야 하거나 얻기가 어려워서 큰 가치를 가질 때이다.
모든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것을 얻기까지 필요한 고난이다.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사이먼 사이넥 지음> 중





이용가능한 자원의 크기를 넘어서는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조직은 이를 고난이라고 정의할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인간이 5만년 동안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기 자신에게 봉사하려고 했기 때문이 아니라 타인에게 봉사하고 싶었기 때문인 것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헌신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제시하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안전권을 만들어 협력하고 신뢰하게 할 리더가 있어야 합니다.





작게는 조직을 말하지만 크게는 문화를 말합니다.

생물학적으로 협동하고 봉사하며 진화한 인간입니다. 그저 섭리에 따르면 될 일입니다. 우리의 행복을 바라는 일입니다. 문화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건 그래서입니다.


 



리더십, 진정한 리더십은 꼭대기에 앉아 있는 사람의 요새가 아니다.
그것은 집단에 속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져야 할 책임감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오늘부터 다른 사람을 위해 작은 일들을 시작해야 한다.
하루 하나씩이라도.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사이먼 사이넥 지음> 중





마지막으로


책장을 넘기던 모든 순간이 감탄이었습니다.

이 책에 저를 대입해보니, 저 또한 안전권에 있을 때 제 능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했다는 걸 깨닫기도 했고요. 그럴 때면 저는 솔직해졌고요, 자유롭게 발표했고요, 타인에게 도움이 되려 내 시간과 마음 쏟기에 주저 없었으니까요.





한편 안전권에 있다는 건 이러한 느낌 아닐까 합니다.

‘내가 나 일 수 있는’ 자유로움.

그것 하나 바라던 우리였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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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는 절판되었고,

현재는 <리더 디퍼런트>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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