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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Feb 21. 2022

[1118]일일일발(견)_겨울이던듯



매일 사소한 발견을

기록하려 한다.




'기록'하려 한다.

그러니까 '발견'하려고 한다.

하루의 발견.

(제발 끈질기게 연재할 수 있기를)






2022/02/21/월




"겨울이던듯"








약 4년도 전 자취하던 날의 하루.

거실을 안방 삼아 지내던 날,

거실은 나의 통치 하에 있었다.

머리에 둘러쓴 핑크색 헤어밴드와 걸친 이불망토가 당시 내 지위를 말한다.

대략 여왕?


여왕은 콩쥐와 함께 살았는데

그의 시중이 필요할 때면

전기장판에 누워 방에서 쉬던 콩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맥주 하나만 사다줘."

(툭)


콩쥐는 저항하다가도 약간의 용돈에 매수당하곤 했다.

꼼짝 없이 전기장판에 누워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이윽고 콩쥐가 돌아와

"야, 마셔라." 라며 바닥에 맥주를 놓고 갔다.

콩쥐에게 너 없인 못 살거라 했다.

네가 너무 좋다고, 삶의 질이 향상 된 기분이라며

하필 동생을 낳아준 엄마에게 고마워했다.

뜨끈하게 데워진 전기장판 위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뭐,

그랬던 날이 있었다.

지나간 추억이 되어버린

추운 겨울이었던듯.

콩쥐가 품고 온 맥주는 차디찼다.




1118


1118(1일1발(견))을 주제로 연재합니다.

매일 사소한 '기록'을 목표로 하고,

일상 '발견'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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