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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Mar 08. 2022

[1118]일일일발(견)_시누


매일 사소한 발견을

기록하려 한다.




'기록'하려 한다.

그러니까 '발견'하려고 한다.

하루의 발견.

(제발 끈질기게 연재할 수 있기를)





2022/03/08/화





"시누"





언제나 내겐 오랜 친구같은

사랑스런 시누가 있어요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누♪♬







내게도 시누가 있다.

이름은 에르바.

터키생으로 올해 6살이 되더니 아랫니 하나가 빠졌다.

터키엄마가 보내준 사진에 낯선 공백이 보인다.

휑하다.

구멍으로 이는 바람에 멘톨은 필요없겠지. 상쾌할 테니까.



작년 터키에 지내면서는 에르바 때문에 몇 날을 분노했었다.

수라도 틀리면 , 하고 내지르는 소리에 귀가 따가웠고

변기에 앉아 오줌누는 사이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 나를 땀나게 했다.

울먹이며 제발 닫아달라고 했건만, 그저 웃고 서 있었다.

아이답게 구는 아이를 용납할 수 없던 나는

엄마에게 묻기도 했다.



나도 이렇게 꼴통이었느냐고.

미안했다고.

이제라도 사과한다고.



고작 몇 달 사이 에르바는 부쩍 성숙했다.

이 빠진 시누를 보니 '소녀'라는 말은 너에게 써야할 듯하다.

점점 어려질 마음은 없어 보인다.

조금씩 그러나 빠른 속도로 나를 닮아간다.

지극히 애 같던 애 때문에 분노한 날도 있었지만

반면 어른이 되어버린 나와 달라 좋아한 시누였는데.



개념없다고 생각들 만큼 순수하던 시누는 개념을 찾아 순수를 잃겠지.

해가 갈 수록 내가 되어간다.

그 방증 같아

너의 이가 빠지지 않기를 바랐건만 네 세포는 빠르게 분열 중이다.



보고싶어 너를 향해 글을 쓴다.

새언니 뜻도 모르면서 "새언니~"하던 네가.

지는 더 예쁜 엘사, 나는 덜 예쁜 안나라고 하던 욕심쟁이 네가.



꽉 쥔 과자봉지를 놓치지 않던, 보고싶은 시누



새언니가 빨리 갈게!





1118



1118(1일1발(견))을 주제로 연재합니다.

매일 사소한 '기록'을 목표로 하고,

일상 '발견'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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