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경 글방 나눔
작가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고 피부에 닿지 않아도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자입니다.
만물과 통(通) 하고자 가슴 활짝 열고 다가선 작가에게 생긴 능력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며, 맡을 수 있고, 음미 할 수 있습니다.
감각할 수 없는 대상은 사라지고, 그것들은 환영을 거쳐 글에 옮겨 적혀집니다.
사랑이 붉게 물든 것처럼
자유를 어깨에 들쳐 맨 것처럼.
문학용어로는 이를 '구체화'라 합니다.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어떤 형태나 성질로 구체화시켰을 때, 독자는 작가의 언어를 따라 그림 그릴 수 있게 되고 그제야 우리는 언어라는 한계를 뚫고 같은 얼굴을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가 통(通)하는 시간입니다.
ps.
위는 손은경 글방 모임 중 작가님들과 나눈 이야기로, 일부 발췌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