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시민과 진정성

시:팔이, 손은경

by 손은경

부동산 아저씨를 만날 일이 있었다

전세 계약 만료 시점이다 보니 다소 상의할 것이 생겼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가운데 두고

우리는 마주 보고 앉았다

질문을 하고 질문에 답하는 대화가 오갔다

그러다 불쑥 그의 감정이 끼어들었다



“요즘은 가끔 무섭더라니까요. 손님들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아니 어떻게 이것까지 알까 싶을 땐 정말 놀란다니까요.”



내면에 커다란 감정이 인 듯했다

감출 수 없었겠다

그 뒤로 무구한 질문과 정직한 답변이 몇 차례 더 오갔고

그의 말에 치렁치렁 꾸밈은 없었다는 걸

나는 알 수 있었다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사장님 잘 되실 거예요.

사장님 같은 분이 잘 되셔야죠. 그렇게 믿어요.

그러길 바라고.”



검색을 통해 거의 모든 답을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공인중개사와 고작 2년에 한 번 부동산 들리는 청년이

같은 지식을 공유하는 시대,

이제 시민들은 구글링만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고

언뜻 선심인 척, 타인을 속여 먹고 살아온 그들은

더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가짜에게 밥을 댈 사람은 없다



결국 진정성만이 살아남을 거라고

말하는 대신

잘 될 거라고, 돌려 말하며 커피숍을 나왔다



교양시민에겐

진짜를 선별할 탁월한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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