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쁘게 하고 싶어서

시:팔이, 손은경

by 손은경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는 내가 다섯 살이던 무렵

뜻 모르고

가장 많이 부르던 노래였다

명절이면

큰 아빠 집에 모인 친가 친척들이

그렇게 시켰더랬다



전 부칠 때 나던 기름내에

코가 절어버릴 것만 같은,

경추는 굽어버릴 것도 같은

노틀담의 곱추가 된 아낙네들에게 있어 나의 노래는

일종의 노동요였다



비 내리는 호남쒀어언

나음해응열차예~

흐은드을뤼는 촤촹 너어머로



보고 배운 것이 많았던 나는

가능한 가수 김수희씨처럼 구슬피 부르려 했고

그것은 당시 경기 의정부에 살던 나를

소양강처녀로 불리게도 했다

남행열차가 끝나면

곧장 해 저문 소양강에 두우견새를

찾아 헤맸다



새야새야

새야새야 새야…



삼십 년이 지난 지금

문득 그때가 떠오른다



남들 앞에 서

노래하는 게 좋았고

곧잘 따라 부른다며

‘좋아요’ 받는 건 기뻤고

그때마다 깔깔대던

아낙네들 고한을

잠시나마 잊게 할 수 있어



어린 마음은 안도를 했다



그때부터였는지 모른다

타인을 기쁘게 하고 싶다

그게 내게 기꺼움이라, 글을 쓰는 것이라



해 저문 강서구에서도

뻐꾹이노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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