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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Jan 31. 2021

[1편] 서비스 기획의 A-Z란 뭘까?

[처음 만나는 서비스 기획] 1편


신입 기획자 교육용으로 만들었던 자료입니다.
기획이 처음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


오! 가고 싶은 기업의

서비스 기획자 채용 공고가 떴습니다.


크리스마스 아침 양말을 여는 것처럼 슬며시 살펴보면

채용 우대사항:
서비스 기획의 A to Z를 경험해보신 분

문장이 꼭대기마다 적혀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A-Z가 뭘까요?

채용 담당자는 어떤 사람을 뽑으려는 걸까요?

누가 ABCD를 알려준 적도 없는데

이 공고가 찾는 사람은 정확히 누굴까요?


따끈따끈한 서비스 기획자 모집공고 - 출처 : 카카오 모빌리티, 여기어때 컴퍼니


'IT서비스의 A-Z를 안다'를

조금 구체적으로 정리하자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

1.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고

2. 어디까지 해야 할지 알고

3.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안다.

는 뜻입니다.


한 편의 짧은 글을 통해

위 3가지 꼼꼼히 짚는 것은 어렵겠지만

기획의 주요한 단계를 큼직하게 나누고

각 단계 별 핵심을 짚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겁니다.


이 글에서는

사용자의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서비스'가 탄생하기까지의 A to Z를

아래 8개의 과정으로 나누어 알아보겠습니다.


1. 문제 발견 및 리서치

2. 문제 정의

3. 프로토타이핑

4. 솔루션 디자인

5. 프로덕트 빌딩

6. 브랜딩

7. 런칭 및 운영

8. 홍보 및 개선


서비스 기획 8단계 - 출처 : 저자


그리고 이 과정에서

1. 기획자는 무슨 일을 하며

2. 과정마다 중시해야 하는 것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런 류의 지식은 예시가 없으면

읽을 때만 끄덕끄덕하고 뒤돌아서면 까먹기 일쑤죠.


그래서 제가 2년 전에 PM으로 직접 만들었던

'레드커넥트'의 사례를 최대한 많이 소개하면서

실무 현장의 예시도 들어보겠습니다.


공식 헌혈 앱 레드커넥트 - 출처 : 레드커넥트 홈페이지 & 저자 손



1. 문제 발견 및 리서치


주요 사항   

1. 생활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세요.

2. 문제 현상을 충분히 리서치하세요.

3. 반드시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세요. 


1. 생활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세요.


서비스 기획자는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입니다.

일상생활에 '불편하지만 익숙해서 지나치는 것'들을

붙들고 '왜 이걸 이렇게 하고 있는 거지?'

'지금 보다 나아질 방법은 없나?'를

고민하면서 기획을 시작하죠.


예를 들어

'추운 겨울, 집 앞 슈퍼조차 나가기 귀찮다' 생각에

배달의 민족의 'B마트'가 출발했고

'돈 내고 택시 타는데 기사님의 논평까지 들어야 하나?'

라는 생각에 VCNC의 '타다'가 달렸으며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할 수 없을까?'라는 의문에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가 만들어졌죠.


토스 이승건 대표 인터뷰 - 출처 : 유튜브 태용 (조금 예전 동영상인데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PhHPO98M84


이처럼 커다란 서비스도 기획자들이 포착한

불편하거나, 귀찮거나, 괴로운 상황에서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상 혹은 업무 중에 떠오르는 의문을

흘려보내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질 때

서비스의 씨앗이 만들어집니다.


앞으로 예시를 들 레드커넥트도

비슷한 '불편함'에서 출발했습니다.


가족 병간호를 위해 병원에 머무르는데,

수혈 혈액이 떨어져서 수술이 미뤄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유치원생 때부터 여름, 겨울마다  

병원에 혈액이 없다, 빨리 헌혈해라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는데,

도대체 20년이 넘도록 왜 아무도 해결한 사람이 없을까?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를 누가 고쳐야 하나?'


하는 것이 고민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 충분히 리서치하세요.


문제 현상을 발견했다고 해서

모든 기획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1.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는 아닌 경우도 있고,

2. 문제인 것은 맞지만 '그럴만한(!)' 경우도 있고,

3. 법과 제도, 혹은 이해관계자 때문에

어찌할 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험상, '대박! 이거 완전 좋은 아이디어인데?' 하면

98% 정도는 나중에 쓸모없는 생각이 됩니다.


10대에게는 대박, 2030에게는 충격 - 출처 : 네이버 지식인


따라서

문제가 '진짜'라는 걸 알기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

논리력을 갖추기 위해, 리서치를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획자가 리서치하는 항목은

크게 6가지입니다.

1. 시장의 규모와 역사

2. 경쟁 구도

3. 이해관계자

4. 사용자

5. 법무 환경

6. 레퍼런스

정도인데요.


다시 예시로 돌아가

레드커넥트 기획 초창기에 리서치한

헌혈 시장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1. 시장의 규모와 역사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280만 명이 헌혈을 하고

40만 명이 그 피를 수혈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헌혈을 주로 하는 1020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8년 대한민국 헌혈자/수혈자 현황 - 출처 :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 연보


2. 경쟁구도

경쟁구도로는 대한적십자사, 한마음 혈액원,

중앙대 혈액원이 대표적인 헌혈 기관입니다.

비율로만 보면 85:13:2 정도로 적십자사가 압도적인 상황입니다.   


3. 이해 관계자

이해 관계자는 혈액제제(약품)제조사(녹십자 등),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상급종합병원, 혈액은행, 긴급헌혈봉사단,

헌혈자, 수혈자 등이 있어 매우 복잡한 시장입니다.


4. 사용자

그중에서는 피를 주는 '헌혈자'는

앞으로 내가 만들 서비스의 사용자입니다.

때문에 좀 더 꼼꼼히 조사해야 합니다.

단순히 '헌혈자'가 아니라

'정기 헌혈자', '1회 헌혈자', '헌혈 무경험자'

'최다 헌혈자', '해외 헌혈자' 등

최대한 다양한 사람을 살펴봐야 하겠죠.


헌혈 패턴별 인터뷰 - 출처 : 저자 인터뷰


5. 법무 환경

이렇게 법무 환경 조사까지 왔다면

'혈액관리법', '의료기기법', '의료법',

'대한적십자사 조직법'등을 검토하면 되고


6. 레퍼런스

마지막 레퍼런스에서는

국내 헌혈 솔루션, 해외 우수 시스템 사례,

헌혈 관련 실험 데이터와 논문을 살펴봅니다.


이렇게 얼추 리서치 작업의 큰 그림을 나오면

기획자들은 업무를 쪼개고 하나하나, 끝까지 파고듭니다.

이 작업이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3달까지도 걸립니다.

잠자는 순간까지 하루 종일 헌혈만 생각합니다.



3. 이해관계자를 두루 만나보세요.


리서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를 최대한 많이 만나는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1. 사회성 소모도 많고 2.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인풋 대비 아웃풋을 생각하면 제일 경제적입니다.


전문가를 만나서 1시간 정도만 대화해도

구글에서 10시간 검색해도 알 수 없는 고급 정보를

설렁탕 고기를 먹는 것처럼 뭉텅뭉텅 얻을 수 있거든요.


물론 소심한 기획자가 생각할 때

1. 전문가를 섭외하는 일, 2. 기관을 찾아가는 일은

혼자 고깃집에 가서 삼겹살 1인분만 달라고 말하는 것만큼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인터뷰 섭외는 기대(?)만큼 어렵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자기 분야를 궁금해하는

초보자에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인터뷰를 승낙해주는 때도 많습니다.


따라서 지레 겁을 먹기보다는

분야에 맞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생각한 것보다는 많은 전문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요청은 당당하고, 공손하게 - 출처 : EBS 자이언트 펭 TV


다시 레드커넥트의 사례로 알아볼까요?


헌혈 분야에서 가장 먼저 만났던 이해관계자는

회사에 근처에 있는 광화문 헌혈의 집 '간호사' 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 두 달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러 가며

피를 뽑는 동안 간호사 선생님께 헌혈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죠.


그렇게 선생님과 어느 정도 신뢰를 쌓은 뒤,

'선생님! 제가 헌혈 관련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는데,

혹시 중앙혈액원에 가볼 수 있을까요?'라고

공손하게 부탁해봅니다.


이후에는 헌혈의 집, 중앙혈액원, 중앙혈액검사센터

혈액관리본부, 보건복지부의 관계자를 줄줄이 만납니다.

(중간에 역경이 많이 생략되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수월합니다.)


혈액사업 관련자 전부 만나기 - 출처 : 저자


정부 기관을 탐방하는 동시에

여기저기 콜드 메일을 보냅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보내는 부탁 메일)

혈액제제 제조사, 헌혈 봉사단장, 응급의학과 의사,

임상병리사분들도 한 번씩 만나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 분야의 모든 관련자를 만나

그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타겟 시장에 대해 '가장 깊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가장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됩니다.


이런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만 기획자는

'이 시장에서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정의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을 뜹니다.



2. 문제 정의 (기회 영역 발견)


주요 사항  

도식화하고 조망하세요.

기회 영역을 발견하세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합의하세요. 


1. 도식화하고 조망하세요.


앞 단계에서 리서치를 충분히 했다면

회의실 한구석에 자료가 천장까지 쌓여있습니다.

기획자는 이 자료를 도식화(그림으로 표현)하고

멀리서 조망할 줄 알아야 합니다.


도식화 방법은 정말 많지만,

가장 일반적이고 유명한 방법 중 하나가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입니다.


기획자들이 모아놓은 정보 조각을

일관성 있게 재구조화하는 작업이죠.

(쉽게 말해 친해 보이는 정보끼리

묶어놓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 출처 : www.iacquire.com


09화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기법이란?

UX 디자이너 성연님께서 쓰신 글로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또는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자 여정 지도(Journey Map)를 그려볼 수도 있습니다.

아래 예시는 레드커넥트 프로젝트를 할 때

실제로 그렸던 사용자 여정 지도인데요.

헌혈자들이 1. 헌혈을 하고 2. 다음번 헌혈까지

경험하는 1. 사건과 2. 감정을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헌혈자 유저 저니 맵 - 출처 : 저자


한눈에 들어오는 시각 자료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모두 같은 이해도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메인 기획자들은 서비스 이해가 높습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이해도가 낮은 경우도 꽤 많습니다.

이런 지식 차이가 나중에는

전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됩니다.

미리미리 제거하는 편이 좋겠죠.


게다가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투자(돈과 개발인력)를 받기 위해서는

팀장 혹은 임원같이 높은 사람을 설득해야 합니다.

도식화 자료는 핵심 근거가 되어줍니다.



2. 기회 영역을 발견하세요.


이렇게 흩어져있던 인터뷰 자료를 고이 모아

엑조디아를 만들면 새로운 서비스가 파고들 수 있는

'기회 영역'이 보입니다.


오랜 리서치를 통해 기회 영역을 찾아냅니다. - 출처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기회 영역은

통계, 설문의 정량적인 자료와

인터뷰를 통한 정성적인 자료를

한 군데 모았을 때 깊은 바닷속에서

아틀란티스가 올라오는 것처럼

뿌연 안갯속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시 레드커넥트의 예를 들겠습니다.

레드커넥트가 제일 주목했던

1. 정량 자료(통계)는

'인생에서 처음 헌혈한 사람이 향후 5년 이내에

2번째 헌혈을 할 확률은 10.6%밖에 되지 않는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헌혈 중단자 대상으로

2. 정성조사(인터뷰)를 진행해보니

1. 헌혈이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2. 헌혈 이후에 내 혈액이 제대로 전달되는지 모르겠다.

는 2가지 불만 사항을 이야기했습니다.


문제 재정의 - 출처 : 저자


자료를 조금 해석해보면

상당수의 생애 첫 헌혈자들이

1. 헌혈에 대한 보상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느끼며

2. 혈액이 중간에 빼돌려진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었죠.

기획자가 이렇게 기회 영역을 발견하면

이제 문제를 딱 부러지게 좁힙니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HMW : How Might We)

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레드커넥트 프로젝트는 시작 무렵

'어떻게 하면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가 핵심 질문이었습니다.


하지만 2달 간의 리서치를 거친 뒤

'어떻게 하면 한번 헌혈한 사람이

한번 더하게 할 수 있을까?'

라고 질문을 재정의 하고

2가지 불만점을 기회 영역으로 삼아

해결책을 찾기 시작합니다.



3. 아이데이션 & 프로토타이핑


주요 사항

1. 리서치로 아이디어를 만드세요.

2. 생각하면 3일 안에 해보세요.

3. 성공보다는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1. 리서치로 아이디어를 만드세요.


앞 단계에서 문제 정의가 끝나면

사용자 불만을 중심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듭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잘 통한다면

이때가 기획에서 가장 신나고 재미있을 때죠.


기획에는 고등학교 수학 문제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문제점에 다양한 해결책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그 아이디어들이 논리 오디션 프로세스를 통해

테스트 후보군으로 뽑힌 다음,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면

아이데이션 기법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기법들은 정말 다양하고

실제로 유용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커톤 같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실제 기획자들의 서비스를 제작하는 환경에서는

'팀원들의 번쩍이는 창의력'을 유도하는 기법보다

'꼼꼼한 리서치'가 100배는 중요합니다.


리서치가 정말 꼼꼼하면 아이데이션을 하기도 전에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아이데이션 방법론 - 출처 : UX코스모스


리서치를 대충 했는데, 아이데이션 기법만 좋다고

좋은 해결책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설령 좋아 보이더라도 프로덕트를 만드는 도중에

문제점이 속속 나타나게 됩니다.


레드커넥트도 리서치에서 해결책이 나왔습니다.

앞서 인터뷰 도중 '헌혈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

는 불만사항이 있었는데요.


사용자 인터뷰 내용을 점검하던 중,

'3040 나이대의 헌혈 중단자'들이

'건강 관리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건강 검진을 자주 받는 편이에요'라고

한 발언을 바탕으로

'헌혈하면 혈액 검사로 건강 관리해주는 게 어때?'

라는 아이디어가 나왔었습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1. 헌혈 기념품을 2배로 줘보기도 했고,

2. 기프티콘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고,

3. 해피포인트처럼 멤버십을 주는 기능도 있었지만,


하지만 최종적으로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이

'혈액 건강 관리'였습니다.

헌혈을 통한 건강관리 - 출처 : 레드커넥트


아이디어가 나오면 비용과 효과를 고려하여

빠르게 테스트할 준비를 합니다.



2. 생각하면 3일 안에 해보세요.


서비스 기획자들이 다른 직군보다

딱 하나만 뛰어나야 한다면 실행력입니다.

생각하면 바로 해봐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 그리고

아이디어 자체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보는 것'이죠.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1. 화면을 그려서 설문조사를 해볼 수도 있고

2. 손으로 그려서 인터뷰를 할 수도 있고,

3. 프로토타이핑 툴을 활용해서

구동 가능한 더미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보통 피그마 툴을 가장 많이 씁니다. - 출처 : 피그마


잘만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1. 빨리 해야 하고

2. 아니다 싶으면 정 붙이지 말고

휙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테스트'에 시간과 돈을 너무 많이 쏟으면

인간 심리상 그게 아까워서

나쁜 솔루션을 버리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가 자취방을 구할 때, 돌아다니다 너무 지치면

아무 데나 계약해버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래 예시는 레드커넥트의 프로토타입 화면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공들여 만든 화면이네요.

기획자는 이렇게 가장 테스트해보고 싶은

화면 몇 개를 우선 만들어봅니다.


레드커넥트의 프로토타입 - 출처 : 저자


프로토타입은 사용자에게 보여주기 전에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전환되는 정도로만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요즘은 어떤 UI툴이든 화면 전환 정도는

아주 쉽게 만들 수 있으니 굳이 종이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3. 성공보다는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이 모두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뻔한 소리일 수 있지만 삽질은 정해진 수순입니다.

오히려 프로토타입이 한 번에 성공했다면

'나의 무의식이 성공을 유도한 것 아닌가'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합니다.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할 때는

성공하기 위해 테스트한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데이터를 남긴다는 생각으로 임합니다.


프로토타입에 대한 사용자의 반응이 있어야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솔루션을

잘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솔루션을 만드는 일은 정말 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데이터 없이 '그냥 하면 될 거 같아!' 하는 말로

무책임하게 일하면 여러 사람을 괴롭히게 됩니다.


'이유는 이거야, 이렇게 하자!' 여야 합니다. - 출처 : EBS 자이언트 펭 TV


긍정적인 테스트 데이터가 나온 뒤에야

1. 이 방향이 맞고 2. 이 서비스는 해볼 만합니다!


하며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팀원들을 설득한 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합의했을 때 개발을 시작합니다.


아래 예시는 레드커넥트가 테스트한 프로토타입입니다.

대한적십자사의 도움을 얻어

실제로 헌혈한 사람 60명에게

1. 혈액 건강 관리 화면과

2. 혈액 이동 알림을 안내해보았죠.


프로토타입 테스트 화면과 결과 - 출처 : 대한적십자사 & 저자


그러자 80%-90%의 최초 헌혈자들이

해당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3달의 시간이 지나 확인한 재방문율도

15% 정도 높았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스타트업을 하건,

아니면 대기업 안에서 예산을 받건,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다는 티져인셈이죠.


영화는 티저가 재미있어도 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서비스가 티저마저 재미없다면 해볼 필요도 없겠죠.

이제 성공적인 프로토타입을 들고

실제 솔루션을 만들 차례입니다.


2편 : https://brunch.co.kr/@supernova9/205

3편 : https://brunch.co.kr/@supernova9/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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