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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Jan 31. 2021

[3편] 서비스 기획의 A-Z란 뭘까?

[처음 만나는 서비스 기획] 3편

신입 기획자 교육용으로 만든 자료입니다.
기획이 처음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


1편 : https://brunch.co.kr/@supernova9/204

2편 : https://brunch.co.kr/@supernova9/205


7. 런칭 및 운영


주요 사항

1. 마켓 등록, 특히 앱스토어를 조심하세요.

2. 첫 2주는 하루 종일 붙어있으세요.

3. 유저의 목소리에 대답하세요. 


1. 마켓 등록, 앱스토어를 조심하세요.


앱도 다 만들고 브랜딩도 끝났다면

이제 시장에 내놓을 차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크게 3개의 앱 마켓이 있습니다.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애플의 앱스토어,

통신사/포털의 원스토어가 그것이죠.


앱 스토어 등록 - 출처 : 각사


각 스토어마다 새로운 앱을 심사하는 규칙이 있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 및 이미지도 각양각색입니다.

곳곳에 심사를 가로막는 함정카드들도 숨어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앱스토어의 예시 화면은 무조건 아이폰 목업으로'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앱 출시 경험이 있는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 출시는 굉장히 쉽습니다.

(요건을 갖춰 제출하면 다 해준다고 보셔도 됩니다.)


플레이스토어는 아무리 늦어도 2-4일 사이에,

원스토어는 더 빠른 기간 안에 승인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승인 거절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유를 명확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그 점만 고치면

곧바로 담당자가 대문을 활짝 열어줍니다.


하지만 악평 높은 애플은 사정이 많이 다릅니다.

아래는 제가 애플 앱스토어에 첫 심사를 맡겼을 때

무려.. 25일(!)간 겪었던 과정입니다.

(제가 알기로 25일까지 걸린 사례는 못 봤습니다..

운이 좋으면 애플도 3일 안에 끝납니다.)


1. 1차 심사 요청 (2일 경과)

    1차 심사 거절 - 사유 : API 및 아이콘 수정 요구

2. 2차 심사 요청 (2일 경과)

    2차 심사 거절 - 사유 : 휴대폰 본인인증 아이디 요구

3. 3차 심사 요청  (2일 경과)

    3차 심사 거절 - 사유 : 본인인증의 법적 근거 요구

4. 4차 심사 요청 (3일 경과)

    4차 심사 거절 - 사유 : 상세 사항 번역 요구

→ 8차까지 반복


보시면 알겠지만 굉장히 어이없는 사유인데요.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국인 심사위원이

한국인이 사용하는 휴대폰 인증이 안된다는 이유로

부득부득 법적 근거를 요구했던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자는 애플에 비해 약자이기 때문에

번역을 해오라면 있는 자료 없는 자료 다 긁어다가

제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공손한 영어 이메일 표현을 많이 배웠습니다.)


대개 신규 앱의 런칭 일자는

마케팅 행사 일정과 연동되어있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차일피일 지연이 계속되면

담당자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정말 죽을 지경이 됩니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영어로 답변서 보내는 것을 한 달 동안 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패잔병의 깃발처럼 너덜너덜해지죠.


애플에서도 이런 문제를 아는지

'마케팅 사유로 인한 긴급 심사'와

같은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첫 담당자가 잘못 걸리면

엄청나게 피곤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앱 제작자 입장에서는 첫 심사에 최대한 준비를 잘하고

한방에 끝나길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https://brunch.co.kr/@xsync/12

참고하시면 좋은 링크입니다.



2. 첫 2주는 하루 종일 붙어있으세요.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넘게 준비한 앱을 런칭하면

이제 좀 놀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처음 2주는 꾹 참아야 합니다.


초기 앱을 런칭하면

스토어에서 검색도 되지 않습니다.

앱 마켓에서는 분명 '승인'이라고 뜨는데도

우리 앱은 이름을 '그대로' 쳐도 나올 기미가 안보이죠.


혹시 오류가 난 건 아닌가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보통 6-8시간 뒤에는 검색이 가능하니

이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작 문제는 사용자 반응입니다.

여태껏 이야기한 것처럼

1. 철저한 사용자 조사를 거치고

2. 프로토타입 테스트까지 진행한 뒤,

3. 한 달 동안 온갖 검증을 했다고 하더라도,


실사용자가 쓰기 시작하면

1. 반드시 빠진 기능이 있고

2. 오류가 산더미처럼 쏟아집니다.


기획/디자인/개발이 출시 초기에 빠르게 대처하면

가래로 막을 일을 호미 선에서 제거할 수 있습니다.


레드커넥트를 출시할 때도

대표적인 기능 누락이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 헌혈 가능일자'를 보여주는 기능이었는데요.

1. 헌혈을 중단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만들다 보니

2. 오히려 헌혈을 매번 하기 위해 자주 들어오는

정기 헌혈자를 위한 기능이 누락되어 있었습니다.


별점 1점 테러를 50개 정도 당하고

이틀 만에 화면을 새로 업데이트했습니다.


이렇게 2주 정도는 안정화를 위해 4-5번의

긴급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앱이 출시되자마자 설치하는 사용자는

대부분 매우 강력한 헤비 유저입니다.

이 사람들은 상당히 깐깐하지만 한번 마음에 들면

긍정적인 버즈를 계속 생산해줍니다.


아래는 앱을 출시하고 3일 뒤에

디씨인사이드에 올라왔던 반응인데요.

인터넷 커뮤니티다 보니, 말을 거칠지만

행복해하는(?) 사용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격하게 좋아하는 사용자 - 출처 : 디씨 헌혈 갤러리



3. 유저의 목소리에 대답하세요.


문의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사항은 내부에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OO드림


앱스토어에 리뷰를 썼는데

개발자가 이런 답변을 보낸다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저는 이런 답변을 받으면 서운했습니다.

'나는 너희 앱을 좋아해서 문제를 말해주고,

개선방안까지 생각해줬는데

고작 이런 자동응답 밖에 줄 수 없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죠.


앱 런칭 초반부에는

기획자가 직접 리뷰에 답변을 달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째로 초기에는 기능 개선 관련 리뷰가 많습니다.

기획 과정에서 발생한 소소한 실수를

빠르게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초기 별점은 이후 사용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별점이 2-3점대로 시작하면

이후에 올라가는 것이 꽤 힘듭니다.

특히 애플의 앱스토어는 기간에 관계없이

모든 별점을 평균으로 보기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구글은 최근 별점에 가중치가 있습니다.)


이렇게 별점이 낮으면 마케팅도 힘듭니다

배민에서 음식을 시켜먹을 때 별점이 4.5점 이하인

음식점이 있다면 어쩐지 주문하기가 꺼려지죠?

앱도 마찬가지입니다.


별점을 좋게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개발자의 빠른 피드백입니다.

경험상 1점을 주고 불만을 표시했던 사용자들도

개발자가 의견을 받아들이고 오류를 수정하며,

최소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하면

20-30% 정도가 별점을 수정하면서

긍정적인 회신을 줍니다.


이렇게 사용자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는

이후에 앱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신뢰감을 주고

앱이 안정적으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출시 후 3개월 정도 지나, 앱이 자리를 잡았다면

운영 매뉴얼을 만들고, 운영팀에게 앱스토어 대응을

맡기는 것이 적절한 수순입니다.



8. 홍보


주요 사항

1. 보도자료는 메인 기획자가 직접 쓰세요.

2. 대회, 컨퍼런스, 세미나를 활용하세요.

3. 피처링을 활용하세요.


1. 보도자료는 기획자가 직접 쓰세요.


서비스를 런칭하기 직전에는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를 씁니다.


기자분들은 따끈따끈한 보도자료를 보고

'오 이거 기삿거리 되겠는걸?' 싶으면

기사로 작성해줍니다.


첫날 기사의 반응이 좋다면

신문사나 방송사의 추가 취재가 들어오기도 하죠.

적게는 1건, 많게는 4-5건까지도 들어옵니다.

규모가 조금 있는 회사들은

PR담당자가 보도자료를 써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은 보도자료 쓰는 법이 따로 있다고 하던데,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https://brunch.co.kr/@kkonal/57


출시 직전 혼이 쏙 빠진 기획자 입장에서는

굳이 써준다는 자료까지 챙기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안은 기획자가 직접 써야 합니다.


이유는 아래 2가지입니다.

1. 첫째, PR부서는 강조 포인트를 모릅니다.

기획자는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부터

미래의 사용자와 하루 종일 씨름했기 때문에

서비스의 핵심 기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서비스 보도자료를 5번 정도 작성해보았지만,

PR부서가 초안을 쓰는 경우에는

오히려 일이 복잡해집니다.

기획자가 전문을 쓰기 어렵다면,

제목, 부제, 제일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 3개는

반드시 지적해주어야 합니다.


레드커넥트 출시 보도자료 - 출처 : 레드커넥트


2. 둘째, 의심의 소지를 남기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많은 언론사가 있고,

회사, 기자 별로 성향과 신념이 각양각색입니다.

때문에 내가 낸 보도자료가

그대로 보도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때때로 과장이나 왜곡도 존재할 수 있죠.


PR부서는 보도가 최대한 많이 나가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자료를

조금 자극적으로 쓸 수밖에 없습니다.

기획자는 이런 우려사항을 미리 파악하고

방어적으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드커넥트 같은 경우도,

처음 보도자료가 나갔을 때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세상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칭찬해주었지만

1개 언론사에서 '헌혈자의 데이터가 위험하다'

의심하는 논조의 기사를 썼었습니다.


해당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보도자료에 서술해 놓은

보안 점검을 다시 설명한 뒤에야

기사의 제목만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기자분들은 한번 나간 기사는

거의 바꿔주지 않지만

보도자료가 바탕이 되어

논리적으로 설득하면 조금은 바꿔줍니다.)

미리 방어적인 논조가 없었다면

기자분은 더 고압적으로 나왔겠죠.


보도자료가 잘 나가고 나면

후속 보도를 준비하며 서비스를

세상에 널리 알리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w6su1H5wOs&feature=youtu.be



2. 대회, 컨퍼런스, 세미나를 활용하세요.


앱을 출시하자마자

사용자들이 홍보해줄 만큼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사실 그런 앱을 만드는 일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기획자는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이때 찾는 것이 레퍼런스입니다.

특히나 홍보 예산이 쥐꼬리만큼 있어서

사용자들에게 앱을 알리기 어려운

소외된 부서나,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면

대회, 컨퍼런스가 좋은 기회가 됩니다.

(전 매번 소외된 부서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대회를 찾아보면 정부가 주최하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뭐 이런 것까지 대회를 여나 싶을 만큼

수십 개의 대회가 열리죠.


레드커넥트도 홍보예산이 0원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구축 비용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모든 예산을 개발과 인프라에만 쓸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런칭 때 한번 나가는 보도자료 외에는

마땅히 홍보할 거리를 찾기가 어려웠죠.

그래서 대회, 세미나, 컨퍼런스를 많이 나갔습니다.


먼저 대회 같은 경우는 복지부나 과기부에서

주최하는 데이터 서비스 관련 대회를 나갔습니다.

애초에 헌혈자들에게 건강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준비를 잘하고, 시운이 잘 맞아서 장관상 등을 받으면,

좋은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스타트업이라면 VC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쉬워집니다.

보통 이런 대회의 심사위원분들이 VC입니다.


컨퍼런스나 세미나도 기회가 되는대로 참석했습니다.

국제 아시아 태평양 적십자사 회의에서 발표하거나,

행안부가 주관하는 마이 데이터 세미나에 나가기도 했고,

한 번은 기회가 잘 맞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헬스케어 스타트업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기도 했죠.


이렇게 기자분들이 많이 오는 행사에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그 말 하나하나가 서비스를 알리는 기회가 됩니다.


체력과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일이지만

지나고 보면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획자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됩니다.



3. 스토어 피처드 앱을 활용하세요.


마지막으로 앱 마켓들의 피처드 앱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피처드 앱이란 앱스토어에서

1. 신규 출시된 앱

2. 혹은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는 앱을

스토어 대문에 걸고 홍보해주는 것입니다.


구글이나 애플 모두 각자의 기준이 있습니다.

먼저 구글부터 살펴보면

아래 링크에 아주 상세하게 나와있습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opj_mjOrgWFiqI2B7ezHxykXO3vWzJWj3CqLzNjVmTrSgow/viewform


저도 여태껏 맡았던 앱들을 4-5번 신청해봤는데

구글에 선정되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선정에 떨어지면 1. 앱 평점을 올려라,

2. Vitality 지수를 높여라 (오류를 줄여라)

라고 자동응답이 옵니다.

(개선해도 안 해주는 건 비슷하더라구요..)


게임 앱 같은 경우는 피처드로 선정되면

가입자가 하루에 10배씩 늘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굉장히 공을 쏟는다고만 들었습니다.


애플은 아래 링크에서 신청합니다.

https://appstore.com/promote

앱스토어 같은 경우는 피처드가 되어보았는데,

실제로 당일 유입자수가 2-3배 확 올라옵니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하나도 들이지 않고

가입자를 쉽게 확보할 수 있으니

꼭 한 번은 도전해 볼만한 과제입니다.



정리


이렇게 서비스를 만듭니다.


1. 문제 발견 및 리서치

2. 문제 정의 (기회 영역 발견)

3. 프로토타이핑

4. 솔루션 디자인

5. 프로덕트 빌딩

6. 브랜딩

7. 런칭 및 운영

8. 홍보


총 8단계를 거쳐 서비스 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정착합니다.


서비스를 키우는 일은

기획자의 인생에 있어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들여

금이야 옥이야 업어 키우는 과정입니다.

(기획자 1명이 살면서

그렇게 많은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서비스 기획의 A-Z를 경험해봤다는 건

위 8단계를 지나오며 온갖 역경을 거쳤다는 뜻이고

그렇기 때문에

1.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할 때

2. 혹은 기존 서비스를 발전시킬 때,

우왕좌왕하기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겠죠.


이에 더해 자기가 만든 서비스에 대해

1. 자긍심을 느끼면서

2. 동시에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까

끊임없이 고민해왔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에

앞서 보았던 것처럼 이직 시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다음 글에는 각각의 단계에

기획자가 할 줄 알아야하는

스킬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이후 목차 :
4. 처음 해보는 사용자 인터뷰
5. 처음 써보는 개발 요구사항
6. 처음 그리는 UI설계서
7. 처음 써보는 UX라이팅
8. 처음 해보는 업데이트 관리
9. 처음 만드는 기획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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