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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May 07. 2024

좋은 PM리더십이란 무엇일까?

주니어와 함께 일하는 시니어 PM의 7가지 업무수칙


PM이 제품을 맡아 책임감 있게 만들다 보면 다양한 직군의 동료로부터 조금씩 신망을 얻습니다. ‘저 사람에게 제품을 맡기면 성장하겠다’는 믿음들이 모여 작은 리더십을 만들고, 점점 많은 권한이 부여되어 Lead PM이 됩니다. 최상위 조직에는 CEO나 CPO가 있지만, 각 서비스 별로도 Lead PM, Principal PM이라는 이름의 리더들이 존재합니다.


Lead PM이 되면 혼자서 잘하던 시기가 끝납니다. 이들은 조금 더 큰 범위에서 지표와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소속 PM들의 업무를 도와주는 역할도 합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PM 조직 내, 시니어들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Lead PM으로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주니어 PM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 어떤 원칙을 가져야 하는지 의논하겠습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주니어들과 이런 식으로 소통하는 중간관리자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 방향성 제시하기


Lead PM은 제품이 나아갈 길을 제안합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3년 뒤 우리 프로덕트가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고,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목표하는지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래 2가지 요소를 신경 씁니다.


첫째, 먼저 제안합니다. Lead PM이 방향성을 선제시하는 이유는 주니어의 의견을 막거나, 초안 그대로 이끌어가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생각의 틀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어려워 하지만 만들어져 있는 것에 대한 논평은 훨씬 쉽게 합니다. 주니어 PM, 다른 직군의 동료들까지 쉽게 입을 열 수 있는 광장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흡수합니다.


둘째, 적절한 시점에 갈무리합니다. Lead PM은 보통 서비스에 대한 지식이 가장 많고, 조직 내 어느 정도 유능하다고 인정받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습니다. 높은 확률로 주니어들보다 좋은 방향성을 제안합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용기 있게 말한 뒤 비판을 충분히 수용하며 다듬었다면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확정하고 공표하는 것도 Lead PM의 역할입니다. 팀원들의 의견을 수용한다며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는 것은 서로를 지치게 만드는 일입니다.



2. 과제 맡기기


Lead PM은 주니어들에게 과제를 지혜롭게 맡겨야 합니다.


적정한 난이도의 과제를, 2) 적정한 시간에 맞추어 3) 연속성 있게 일임합니다.


첫째, Lead PM은 주니어들에게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를 주어야 합니다. 포기할 만큼 어렵거나, 따분할 만큼 쉽지 않은 수준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2-3개 과제를 배치한다면 1개 정도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어려운 일로 배정합니다. PM은 과제를 해결하며 성장합니다. 어려워 보이는 과제라고 하여 시니어들끼리 알아서 처리하면 주니어가 성장할 기회가 없습니다. 때로는 과제를 알맞은 사람에게 배치하는 것이 과제 자체보다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둘째, 업무를 맡겼다면 참고 기다립니다. 많은 시니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입니다. 사업 일정상 마감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주니어 PM이 헤매고 있는 것을 보면 라면물이 끓는 것을 앞에서 쳐다보는 기분이 듭니다. Lead PM은 2-3일 단위로 과제 별 진척사항을 체크하며 주니어들에게 힌트를 주거나 눈앞의 장애물을 걷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잠깐 답답하다고 과제의 범위나 담당자를 조정해 버리면 상황이 개선되지 않습니다.


셋째, 과제를 연속성 있게 맡깁니다. 주니어들을 테마를 정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정한 분야에서는 시니어보다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  PM이라면 특정 주니어에게 점포 사장님을 위한 기능을 꾸준히 요청할 수 있습니다. 1) 점포 등록 방식, 2) 광고 결제 방식, 3) 사장님 커뮤니티 개편 등 ‘사장님’이라는 테마로 프로젝트를 배치합니다. 해당 주니어가 한 분야에서 시니어를 뛰어넘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3. 긴장감 조성하기


Lead PM은 조직에 건강한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건강한 긴장감이란 1) 일정 관리와 2) 동료 비판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일정 관리의 긴장감입니다. PM은 기본적으로 여러 직군이 협업하는 일정을 책임집니다. 때문에 저 연차부터 그에 맞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주니어들이 스스로 프로젝트의 진행 순서를 짜고 배포일자를 약속하도록 합니다. ‘일정은 조직과의 약속으로서 함부로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냉정할 정도로 분명히 합니다. 이때 Lead PM은 주니어가 잡은 일정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주고, 약속을 준수할 수 있도록 실무를 병행하며 함께 뛰어주어야 합니다. 다그치기만 하면 안 됩니다.


두 번째는 여러 사람 앞에서 비판받는 긴장감입니다. PM은 남들 앞에 나서는 자리입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더 많은 사람 앞에, 더 자주 서는 직군입니다. Lead PM은 주니어들이 타직군 동료들 앞에서 적극적이면서 동시에 경제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등을 밀어주어야 합니다. 직군 간 회의가 너무 격렬하다 싶으면 주니어의 편에 서서 그들을 옹호해야 하고, 너무 무난하다 싶으면 반대편에서 비판하며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4. 편안한 환경 만들기


Lead PM은 일하기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바로 위에서는 긴장감 조성하라더니 이제는 편안하게 하라니 어떤 의미인지 헷갈리는데요. 업무 생산성에 필요한 긴장감만 유지하기 위해 나머지 요소들은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첫째 타조직과 일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Lead PM은 조직 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만약 PM조직이 디자인 혹은 개발 조직과 사이가 안 좋다면 모두 Lead PM의 잘못입니다. 간혹 실무진에서 오해가 생기거나, 충돌이 발생하면 재빠르게 찾아가서 상황을 듣고 협업 조직 리더와 조율해 주어야 합니다. 리더가 앞장서서 싸움을 키우면 소속 PM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습니다. 조금 부당한 일을 겪더라도 조직원을 위해 융통성을 발휘합니다.


둘째 조직 내에서 의견내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Lead PM은 주니어들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이런 경청이 선언적으로는 쉽지만 실제로 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차라리 2주-3주에 1번 정도 1:1로 사무실 밖 카페에 내려가 1)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2) 요즘 프로젝트 하면서 불편한 건 없는지 가볍게 물어보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엄격함과 친근함을 오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5. 커리어 관리해 주기


Lead PM은 주니어들의 커리어를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IT업계는 이직이 잦고 매우 당연한 산업입니다. 충분히 성장한 주니어가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 회사로 이직한다면 좋은 일이고, 떠난 뒤에도 서로 자주 만나고 소통합니다.


첫째, 포트폴리오 작성을 도와줍니다. 회사 업무를 개인 브랜드로 정리하는 방법을 전수합니다. 시니어 개인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서로의 과거를 더 잘 아는 기회가 되니까요. 포트폴리오 작성을 도와줄 때는 1) 그동안 한 일을 같이 점검하고, 2) 앞으로 맡길 업무가 어떻게 녹아들면 좋을지도 협의합니다. CEO가 아닌 Lead PM들은 구성원의 보상 금액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평가는 일부 하겠지만요) 포트폴리오를 같이 꾸며주는 것이 차라리 좋은 보상일 수 있습니다.


둘째로 필요한 요소를 교육합니다. 주니어 PM들에게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물어보고 매주 30분이라도 시간을 잡아 알려줍니다. 1) OPEN API기획처럼 기술적인 부분일 수도 있고, 2) SQL쿼리 작성처럼 스킬적인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시니어가 모르는 분야라면 아는 사람을 초청해서 시간이라도 잡아주어야 합니다. 똑똑한 주니어들이 저 연차에 이탈하는 가장 큰 원인은 성장이 막혀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직이 날 빠르게 성장시킨다는 생각이 있어야 훌륭한 주니어들이 남습니다.



6. 솔직하게 피드백하기


Lead PM은 솔직하게 피드백해야 합니다.


말은 쉬운데 실천이 정말 어렵습니다. 면전에서 듣기 싫은 얘기하는 것만큼 곤욕이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전달하는 것입니다. “지금 냉정하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가 언제 이직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이직 시장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진심을 전달합니다. 물론 단어를 선택할 때 조금 더 둥글고 예쁜 어휘를 고르면 좋겠지만, 예쁘게 말하느라 본질을 놓치면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부족한 점을 지적하기 전 쿠션멘트를 잔뜩 넣는 것도 지양해야 할 행동입니다. 헷갈리기만 합니다.


솔직한 피드백은 처음이 가장 어렵습니다. 한두 달 하다 보면 둘 사이에 암묵적인 신뢰가 생깁니다. 주니어 입장에서는 우리 Lead PM은 의례적인 칭찬은 하지 않고 정말 느낀 그대로 전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솔직함은 Lead PM스스로에게도 좋습니다. 나부터 솔직하게 말하면 소속 PM들도 불만을 더 직설적으로 털어놓습니다. 인간관계에 쌓이는 것이 적어집니다.



7. 나머지 업무 도와주기


Lead PM은 주니어들의 운영업무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PM직군은 필연적으로 잡무가 많습니다. 단순 오류부터 시작해서 장애상황 대처까지 일상적이지 않은 사고에 대응합니다. 이런 종류의 일은 아무리 줄여도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 규모가 유지됩니다.


Lead PM은 잡무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분배해야 합니다. 특정한 주니어에게 잡무가 몰리게 하면 안 됩니다. 가장 안 좋은 방식이 ‘운영성 과제는 OO님이 전담하세요’처럼 누군가에게 잡무를 파킹하는 것입니다. Lead PM은 잡무 발생 시 최일선에서 업무를 파악하고 이것을 고르게 분배합니다. 또 분배 시에는 각각 PM이 테마를 가지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배민 ‘사장님’과 관련된 사고는 ‘사장님’ 관련 기능을 담당하는 주니어에게 배정하는 식입니다.


Lead PM 스스로도 일정한 수준의 잡무를 처리합니다. 리더가 잡무에만 파묻혀 방향성처럼 중요한 일을 고민하지 못한다면 문제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등 돌리고 있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특히 중간관리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리더가 운영 과제에 참여하면, 첫째, 주니어들이 시니어가 잡무를 처리하는 것을 보며 적절한 대처법을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고, 둘째, 리더 스스로도 현장이나 실무의 감을 놓치지 않습니다. 관리자가 되었다고 귀찮은 일을 전부 떠넘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누구나 경력이 쌓이면서 언젠가는 주니어를 도우면서 일하는 시기가 옵니다. 시니어 입장에서는 주니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은데요. 이럴 때 위 7가지 원칙을 한 번쯤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시니어들은 주니어들이 PM으로서 가장 중요한 시기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그리고 언젠가는 ‘나 없어도 다 알아서 잘하네’하는 때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주니어들이 회사 생활에 대해 ‘일은 조금 어렵지만, 재미있고 즐거워’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래도 최선은 다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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