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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오 Mar 14. 2019

<더 페이버릿> 그녀들의 이야기, 우스운 비극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THE FAVOURITE, 2018)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


  루이스 자네티는 『영화의 이해(Understanding Movies)』에서 광각렌즈는 인물의 힘이나 권세, 잔인성을 강조하며, 특히 어안렌즈는 그 강조를 더욱더 과장한다고 한다. 또한 로우 앵글은 관객으로 하여금 불안하고 지배당하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 <더 페이버릿>에서는 이것들이 조금 다른 것들을 강조한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출처 : 다음


  처음 앞에 나타난 애비게일의 꼴을 보고 사라와 그 곁에 있는 귀족들은 그녀를 비웃으며 조롱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식탁에 사슴뿔과 그 해골을 올려두고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카드 게임 대신 오리 경주로 도박을 하는, 머리에는 가발을 쓰고 얼굴에는 흰 분과 마스카라를 바른 그 귀족들이 얼굴에 똥을 바른 애비게일의 모습보다 훨씬 더 우스워 보인다. 그들은 영화 내내 애비게일이 함께 대려온 친구들(날파리) 보다 더 성가시게 군다. 그리고 감독은 지체 높으신(?) 앤 여왕과 귀족들의 이러한 우스운 광경(廣景)을 낮은 높이의 볼록한 시선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출처 : 다음


  곰곰이 생각해보면 영화는 굉장히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라는 얼굴에 큰 상처를 얻게 고, 앤 여왕은 이전보다 더 깊게 자신의 비극에 빠지게 되며, 애비게일은 결국 그런 그녀에게 무릎을 꿇는다.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에세이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에서 한 '농담으로 보면 재미있다'는 말처럼, 다른 황당하고 이상한 것들과 마찬가지로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그저 농담처럼 여기니 영화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포함한 모든 것들이 우습게 느껴진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출처 : 다음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텔레비전과 인터넷 뉴스에 나오는 짜증 나고 황당한 일들(슬픈 이야기를 제외하고)을 영화에서 처럼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좀 재미있으려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 그건 무리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연출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올리비아 콜맨, 엠마 스톤, 레이첼 와이즈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출처 : 다음


권력을 향한 그녀들의 미친 발버둥이 시작된다!
여왕의 마음을 차지하라!

절대 권력을 지닌 히스테릭한 영국의 여왕 ‘앤’(올리비아 콜맨). 여왕의 오랜 친구이자 권력의 실세 ‘사라 제닝스’(레이첼 와이즈)와 신분 상승을 노리는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욕망 하녀 ‘애비게일 힐’(엠마 스톤)은 여왕의 총애를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발버둥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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