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름은 왜 이렇게 길고 요란스러운가
아파트:
아(어)파트먼트(영어: apartment, 중국어: 公寓, 일본어: アパート, 문화어: 아빠트) 또는 아파트는 공동 주택 양식의 하나로 2층 이상의 건물을 층마다 여러 집으로, 일정하게 구획하여 각각의 독립된 가구가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주거 형태의 건물이다. 두세 개 이상의 아파트가 모이면 '아파트 단지(n차)'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아파트 단지를 아파트라고 부른다.영어의 apartment(아|어파트먼트)가, 일본어의 アパート(아파토)를 거쳐 한국어 아파트가 되었다. 즉 전형적인 일본어식 영어(Janglish)에 속한다.
한국어 '아파트'가 분양용 다층 공동 주택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데 반해, 영어 'apartment'는 임대용 공동 주택을 뜻하며, 일본어 'アパート'는 서민형 연립 주택을 뜻한다. 한국어 '아파트'의 개념에 가까운 영어 용어를 살펴볼 때, 임대용이 아닌 분양용이라는 점에서는 콘도미니엄에 해당하며, 형태상으로 아파트먼트 빌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고층 아파트의 경우에는 하이 라이즈(high-rise) 또는 아(어)파트먼트 타워라고 한다. 한편 한국어 '아파트'에 해당하는 일본어는 マンション(mansion, 맨션)이며, 일본어 'アパート'는 다세대 주택의 의미이다.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해방 이후인 1958년에 152가구가 생활하도록 지어진 종암아파트였다. 1969년에는 주택난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건설에 참여하였으며, 이후로 민간업체들이 다수 참여하게 되었고, 석유 파동 이후로 물가가 폭등하면서 환물 대상으로 인식되어 아파트 건설에 과열 현상이 시작되었다. 1958년 2층짜리 아파트가 지어졌고 2002년에서 2004년 사이에 서울에 위치한 타워팰리스가 준공되었다. 2011년에는 부산 해운대에 해운대 두산 위브 더 제니스가 준공되었으며, 2015년에는 인천 송도에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가 지어졌다.
-위키백과에서 발췌
내가 법적으로 처음 거주한 아파트는 법동삼호아파트였다.
동네 이름과 건설사 이름을 합친 네이밍이었다.
인근에 중앙하이츠타운이 있었는데 이름이 길고 어려워서 좀 특별하게 느껴졌다.
90년대였고 아파트 이름 글자의 평균은 4~7자 정도이던 시절. 압구정현대, 잠실주공, 내동롯데처럼.
2000년대 들어서며 아파트 브랜딩이 유행했다. 삼성은 래미안, 현대는 힐스테이트, 현산은 아이파크, 엘지(지에스)는 자이, 대림은 이편한세상, 대우는 푸르지오, 롯데는 캐슬, 월드는 메르디앙...
고급화 바람을 타고 아파트 이름은 점점 길고 어려워져갔다.
아파트 이름이 복잡해진 이유는 며느리 탓이라는 풍자가 있었다.
시어머니가 집을 못찾아오게 하려고 어려운 이름의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막상 입주했더니 답답한 시어머니가 시누이를 앞세워 자꾸 찾아오는 바람에 도로 쉬운 이름이 나온다나.
전라도 광주 지역에서 발원한 소재 같은데, 이런 이야기도 전해진다.
택시기사: 어디로 갈까요?
할머니: 니미시발아파트로 갑시다.
택시기사는 바로 알아듣고 할머니를 리젠시빌 아파트로 데려다줬다고.
지어낸 얘긴지는 모르지만 이런 무리수 전설도 있다. (할매들은 왜?)
할머니: 불지옥 아파트로 가줘유.
택시기사: 네. 푸르지오 아파트 다 왔습니다.
이런 센스 넘치는 기사님이 있으니 며느리 꼼수도 소용없다.
하여간에 아파트 이름 하나에도 '있어빌리티'를 중시하는 스노비즘, 인간다운 속물 근성이 드러난다. 그래서 오래된 아파트들도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고서 이름을 싹 바꾼다. 삼성아파트는 래미안으로, 두산아파트는 위브로, 또 무슨무슨 파크, 어디어디 리버 쯤으로.
몇해 전,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가 개발돼 인기가 오르자 주변 오래된 아파트들이 일제히 이름을 바꿨다. 마곡과 한참 떨어진 거리의 아파트 이름에도 버젓이 마곡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신도시 마곡의 등에 업혀 시세 좀 올려보려는 심산. 뭐라 비난은 못하겠지만 쓴웃음이 난다.
오늘자 엠빅뉴스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은 25글자라고 한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 (흐미) 풀 네임 부르다가 숨이 가쁠 지경.
몇해 전 이사온 우리 아파트 역시 이름이 짧지 않다. 무려 17자. 영땡하땡도땡유땡한땡들땡카땡스땡이...
이사 후 아버지한테 전화했더니 듣다말고 야가머라카노,라고 하셨다.
그나마 단일 건설사가 지었고 단지가 하나라 몇단지 이름이 빠져 이 정도다.
길 이름은 어여쁘게도 모랫말로, 흰바위로, 산울림로, 숲쟁이길인데 아파트 이름은 스카이빌, 스카이스테이, 스카이시티, 스카이뷰, 더스카이(공항 인근이라 전부 스카이) 일색이다.
가진 게 많은 사람은 감추고 가진 게 없는 사람은 과시하기 마련,이라는 드라마 대사가 있었다. 이름 길고 어렵다고 고급지고 있어보이진 않는다. 그렇다 한들 이름에라도 매달리는 건 오로지 아파트 시세 때문. 부동산 투기꾼이나 알량한 집 한 채 있는 서민 모두에게나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이니 그렇다.
조사해보면 이런 이름에 부정적 대중 인식이 확실히 많다는데 글쎄다, 여론으로 바뀔, 바꿀 문제인지는 의문. 예쁜 이름, 고급스러운 이름, 있어보이는 이름... 다 좋은데 그저 부르기 쉬운 이름이면 좋겠는데.
기왕이면 뜻보다 어감이 좋은 이름으로 말이지.
이참에 한번 떠올려 본다 ; 둥지아파트, 한사랑아파트, 꿈마을아파트, 하늘동네아파트....
흠, 아무래도 아닌 듯. 무슨 요양원 이름 같구나.
역시나 이름은 그럴싸하게 어려워야 하는 것인가...
이런 나 역시 스노브.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