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 후 일 년

일 년 전과 후

by 수피

최근 올해 목표 중 하나였던 소설도 쓰고 커피 일에 몰두하다 보니 '커피로 살아남기'에 글을 쓰지 못했었다.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상경한 지 1년이 지났기도 했기에 일 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나이만큼 인생의 속도가 정해진다고 했다. 벌써 28. 나는 28km의 시속으로 달려가고 있다.


점점 빨라지는 게 느껴진다.

그만큼 반복적인 일상이 늘어났고 다양한 경험보다는 하나에 깊이 파고들어 가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그럼 본격적으로 일 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무엇을 목표로 했고 무엇을 이루었는지 알아보자.



일 년 전 나에게 쓰는 편지를 적고 일 년 뒤 받아볼 수 있게 우편을 붙였었다.

그리고 저번달 편지가 도착했다.

그 편지에는 그 당시 나의 목표와 걱정거리가 쓰여있었다.


항상 마음속 깊이에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를 완성하여 소설로 작성해 보는 것.

꾸준히 그림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는 것.

공공주택에 당첨되어 월세 부담을 줄이는 것.


딱 이 세 가지였다.


이룬 것은 소설 완작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나머지를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나는 달라졌다.


작년의 나는 창작활동과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올해의 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시야가 보다 넓어졌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게 됐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할 수 있는 일'에 포커스를 마춘건 아니다.

단지 순서를 깨달은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말이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차이가 궁금하다면, '코나투스'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세웠던 목표에서는 부진한 성적이지만, 예상치 못한 성과가 있었다.



승진했다. 팀장으로 올라가면서 맡은 책무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나는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인정받는 상황 속에서 말이다.

요즘은 바리스타로서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서비스업을 넘어서 경영 쪽 업무도 맡게 되었는데

상당히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성과와는 별개로)


쉬는 날에 집 앞 카페에 가서 작업을 해도 놀고먹는 것보다 즐겁다.

무언가 준비해서 인정받는다는 것만큼 재밌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그럼 나는 누구 밑에서 일하는 게 적합한 사람인가. 이런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내가 받는 보수에 비해서는 상당히 많다고 느껴지지만

나중의 미래를 생각하면 다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버티는 듯싶다.


나는 항상 나의 사업을 가슴 어딘가에서 꿈 피우고 있다.

지금의 노력이 언젠가 꽃 피우기를...



그다음으로는 조금 색다른 것인데..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평소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접근하고 배워야 할지 몰랐는데 최근 알게 된

브랜드가 나에게 딱 맞는 옷인 걸 알고나서부터 눈이 트였다.


자랑은 아니고 나는 다리가 유독 길어서 길이가 맞는 바지를 찾는다는 건 정말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된 바지가 나에게 길이가 남을 만큼 길었다.

그 후로 그 브랜드에서만 6개의 바지를 구매했다.


바지를 구매하고 보니 신발도 매치하고 싶어졌다.

신발도 정말 다양한데 나이가 30을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가 클래식하면서

느낌 있는 신발이 끌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멋지게 더비 슈즈를 장만했다.


더비를 신다 보니 조금은 캐주얼한 신발도 눈에 들어왔다.

요즘 유행한다는 아식스, 그리고 타 브랜드와 협업한 유니크한 신발들까지..

당근마켓과 크림 사이트를 활용해서 여럿 구매했다.


내가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성과인 이유는 나를 꾸미는 것 자체 또한

하나의 스펙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를 꾸밀 줄 아는 순간 사람과의 관계도 비교적 쉬워진다.


기회도 찾아온다.


나는 그걸 직접 느꼈다.

승진 및 나를 꾸미는 자기 계발들은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던 나를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원활해지게 만들어줬다.




생각보다 올해는 돈을 많이 썼다.


내년에는 돈을 모아 보기로 했다.

저축도 꾸준히 하고 소비도 줄여야겠다.


공공주택도 다시 열심히 지원해야겠다.

된다면 월세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으니..


돈 외에도 커피에 조금 더 열심히 몰두해보려고 한다.

대회준비 및 온라인 명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스타 계정을 만들어볼까 한다.


올해의 성과는 외부적으로도 있지만 내부적인 변화가 가장 만족스럽다.

내년에는 변화된 내부적 요인들이 외부적으로 빛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설레는 내년이 될 것 같다. (삼재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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