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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수필버거
Sep 06. 2023
시장에 인생이 있다?
퇴근길에 수육을 사러 봉덕 시장에 들렀다.
공용 주차장과 돼지국밥집은 거리가 꽤 있었다.
주차장을 나오며 만난 첫 갈림길에서 언뜻 보기에 지름길 같아 보이는
,
한 사람 겨우 지날법한 작은 골목을 택했다.
좁은 골목을 나와
좌회전, 우회전.
방향은
맞는데 가다 보니
데드 엔드
.
할 수 없이
찻길을
따라
가는
우회로를 걸었
다.
좀
돌긴 하지만 식당을 못 찾기가 외려 어려운 길이다.
수육을 사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갈 때 보단 덜 헤맸다.
한 번 뒤돌아 나온 게 전부.
고등학교
때
관문시장이나 서문시장 같은 재래시장을 유난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왜
냐고 물으면 턱을 치켜들고 목소릴 깔며 잔뜩 겉멋 든 표정으로 시장엔 인생이 있다는 개소릴 했었다.
오래된 시장통에서 순전히 감으로
지름길을
확신하다가
시간을
낭비한 오늘.
깨달았다.
시장엔 인생이 있는 게 맞다.
시장통
미로
에서 빨리 성공하려다가 아주
먼 길을
,
돌고 또
돌던
젊은 나를 만났다.
그 녀석
의
개소리는
헛소리가
아니었다.
keyword
시장
인생
골목길
수필버거
소속
직업
CEO
짧은 자뻑. 긴 좌절, 질투. 글에서도, 업(業)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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