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던 새 학기 준비
새 학기의 시작은 다양한 새로운 것들로 시작되곤 합니다. 그중에 하나는 교과서죠. 어렸을 때 시험이 끝나고 신나게 놀다 보면 다 같이 강당으로 교과서를 받으러 가는 날이 왔습니다. 다양한 교과서가 종류별로 놓여있었고, 아이들은 지나가면서 한 권씩 책을 받았습니다. 교실로 올라와서는 책 권 수가 맞는지, 빠진 교과서는 없는지 선생님과 함께 꼼꼼히 확인을 하고서는 가방에 가득 담아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집에 가져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끔은 너무 무거워서 한 번에 가져가지 못하고 이틀에 걸쳐서 가져가기도 했고, 엄마가 책을 받는 날이란 것을 알면 학교 앞으로 데리러 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받은 교과서는 너무 소중하고 신기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더욱 예뻐지고 발전해서 나중에는 표지가 단단하고 반짝이는 녀석이 되기는 했지만, 제가 입학하고 몇 년 동안 교과서의 표지는 그닥 힘이 없는 종이 었습니다. 그래서 이 교과서에 비닐로 된 북 커버를 입히곤 했습니다. 새로운 학기의 첫 등교를 하기 전 날, 엄마와 함께 이 책 커버를 끼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납니다.
문구점에서 마음에 드는 북커버를 사는데, 당시 귀여운 문구의 토끼 캐릭터가 들어간 책을 주로 골랐던 것 같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있어서 잔뜩 신이 나게 하던 북 커버를 엄마는 한 장 한 장 교과서에 씌워서 테이브로 안쪽을 붙여주곤 했습니다. 그러면, 겉이 찢어지거나 덜렁거릴 위험이 조금 더 줄어든 데다가, 귀여움까지 장착한 교과서가 됩니다. 가끔 짝이나 다른 친구들은 무슨 북커버를 썼나 구경하기도 하고, 다음 학기에는 뭘 쓸까 고민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얇은 북커버를 고르고 그걸 입히는 과정은 새 학기의 의례였고, 또 맞이할 새로운 학기를 즐겁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무언가 정말 시작한다는 느낌의 관례 같기도 했던 시간을 참 좋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렇게 책을 쌀 필요가 없이 예쁜 책을 받아서 그 나름 좋았지만, 엄마가 한 권 한 권 저와 함께 교과서를 살피면서 설렘을 함께 해 주었던 시간은 저에게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무언가 시작하기 전에 찬찬히 그 시간을 기대할 시간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 좋은 두근거림과 추억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