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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gooni Aug 19. 2019

자기소개서셀프첨삭(퇴고)하기

완벽한 글은 없다

자기소개서 질문 항목에 대한 나의 생각을 모두 담았다. 


드디어 완성. 


그럼 이제 바로 제출하면 될까? 

물론 제출해도 된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있다면 다시 한번 보기를 권장한다.


분명히 오류가 있는 곳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류가 없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주제를 놓쳤을 수도 있고 사용한 단어의 뜻이 애매할 수도 있다. 


문장이 너무 길 수도 있고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다. 


때론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거나 한 부분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구체적일 수도 있다. 


글을 바로 막 완성한 자신의 눈에 그것이 안 보일 뿐이다.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은 퇴고라는 과정을 거친다.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들이 글을 잘 못써서 퇴고를 하는 것일까?


그건 아다. 퇴고의 과정을 통해 글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기 위함이다.   


여러 번의 퇴고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그들의 글이 잘 쓴 글로 평가를 받는 것이다. 


주제가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는지, 글에 전개는 무리가 없는지, 표현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등을 계속해서 확인하며 고쳐 나간다. 


자신이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읽게 해서 오류를 수정해 가고 오류가 없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표현으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자기소개서도 글이기 때문에 좋은 글이 되기 위해서는 퇴고가 필요하다. 


나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이 나를 잘 표현하고 있는가? 
다른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가?
논리의 비약은 없는가?
과도하게 생략된 부분은 없는가?
과도하게 겸손하거나 과도하게 교만해 보이지는 않는가?
오타는 없는가?

등에 대해 제출 이전까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퇴고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글을 완성했다고 생각하면 글로부터 멀어져라.


글을 쓴 이후 바로 자신의 글을 보게 되면 잘못된 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내가 의도한 모든 것이 다 표현되어 있고 이것보다 나를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기소개서를 쓰느라 힘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잘 썼다고 자기 최면을 거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과연 그럴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글을 쓴 직후 바로 읽게 되면 글을 쓰면서 머릿속에 생각했던 것들이 그대로 떠올라 글을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비록 글 속에 그 내용이 표현되어 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글을 쓴 자기 자신은 그 내용이 없더라도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다 이해하겠지만 그 글을 처음 보는 사람도 똑같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만약 일 내용이 빠져있다면 그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은 지원자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를 수 있다. 


내가 쓴 글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글을 다 쓰고 난 후에는 당분간 글로부터 멀어졌다가 다시 글을 보는 것이 좋다. 


시간의 여유가 된다면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다시 보면 더 좋겠다. 


시간이 많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서류제출 마감기한은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간이 너무나 촉박하더라도 계속 글을 붙들고 있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완성되었을 때 글로부터 잠시 멀어졌다가 다시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능하다면 4시간 이상 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 다시 글을 보는 것이 좋겠다. 


(4시간에 대한 근거는 없지만 자신이 쓴 글과 글 쓸 당시의 생각들을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이면 충분하다. 

글로부터 멀어진 시간이 길면 길수록 잘못된 것을 잘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글로부터 멀어져 있는 시간 동안에는 글을 쓸 때 사용된 기억들을 잊어버릴 수 있도록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 그 시간 동안에는 자기소개서에 대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꾸 자기소개서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면 의도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반드시 떨어뜨리겠다는 생각으로 자기소개서를 봐라. 


위에도 언급했듯이 자신이 쓴 글을 읽어보면 잘 쓴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퇴고를 하는 목적은 자신이 쓴 글을 보고 감탄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고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잘못된 것을 찾아내겠다는 의지와 실천력이 중요하다. 


내 글이지만 내 글이 아닌 것처럼, 어떻게든 떨어뜨려보겠다는 생각으로 자기소개서를 봄으로써 부족한 것을 찾아내서 고칠 수 있어야 한다. 


이 자기소개서에서 표현이 안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글을 읽는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까?
이 자기소개서를 보고 이 사람을 떨어뜨리기 위한 질문을 한다면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압박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압박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하면서 내 자기소개서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가야 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당신은 면접장에 가서 동일한 질문을 대답하지 못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자기소개서에 쓰인 내용들은 전부 거짓말일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거짓말을 밝힐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위해 구석구석 찾아봐야 한다. 


나의 논리를 더욱더 탄탄하게 하기 위해 내 글에 허점이 없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 


이 순간만큼은 엄격한 면접관의 입장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소리 내어 읽어보라. 


좋은 글은 읽기도 좋다.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면 잘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이라 할 수 있다. 


읽을 때 막힘없이 읽혀내려갈 수 있어야 인사담당자와 실무자들이 끝까지 내 글에 집중할 수 있다. 


눈으로 읽었을 때는 어색하지 않았지만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다른 단어로 바꾸거나 문장 형태를 바꿈으로써 술술 읽힐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 좋다. 


읽을 때마다 브레이크가 걸린 듯 멈칫멈칫하는 글이 아닌 물 흐르듯 흘러가는 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읽어보고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글을 읽다가 뒤로 돌아가게 하지 않도록 매끄럽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인사담당자들은 뒤로 돌아가서 다시 읽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그들에겐 수백, 수천 개의 자기소개서와 정해진 퇴근시간이 있다. 


읽다가 걸리는 글은 더 이상 읽지 않고 옆으로 빼놓을 가능성이 크다.


넷째,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라. 


친구도 좋고 가족도 좋다. 


가족이나 친구들의 수준이 전문가 수준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첨삭을 받기 위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글을 읽었을 때 나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함이다. 


지인들에게 글을 읽어본 소감을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요청하고 그들의 소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기입해 놓는 것이 좋다. 


지인들의 의견을 바로 반영하여 수정할 수도 있겠지만 가급적이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글에 대해 의견을 준 사람들이 어느 정도 경험이 많고 전문가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인들의 의견은 서로 충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구 A가 자기소개서 중 '가'부분을 수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친구의 말대로 수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후 수정한 내용을 친구 B에게 보여줬더니 처음에 내가 썼던 대로 수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나만의 기준이 없이 A, B와 같이 의견이 충돌하는 친구들에게 내 자기소개서를 보여준다면 수정하고 고치고 다시 원상태로 만들고를 반복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글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글을 봐주는 사람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들의 의견들을 다 들어보고 참고만 하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를 읽은 대다수의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그들의 의견을 취합한 후에 최종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 의견을 반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기소개서를 퇴고하는 목적은 나를 더 잘 표현하는 자기소개서를 만들기 위함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무료 첨삭이든 유료 첨삭이든 첨삭해 주는 사람이 도와줄 수 있다. 


첨삭해 주는 사람이 내가 대충 쓴 글을 훌륭한 글로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아무리 유명한 백종원 씨라고 하더라도 밀가루만으로는 수제비도 만들기 어렵다. 


밀가루, 호박, 멸치 등 다양한 재료가 있어야 수제비든 칼국수든 맛있게 만들 수 있다.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데 그 누군가가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준다고 한들, 그것에 대한 결과물이 최선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미 여러 가지로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나를 표현하는 것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이것 또한 글이기 때문에 글을 다 쓰면 퇴고의 과정을 거칠 것이다. 


예상대로 퇴고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고 지금도 퇴고를 하며 이 문장을 삽입하고 있다. 


이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고, 또한 글을 올리고 며칠 지나서 다시 읽어보고 이상한 부분이 발견되면 계속해서 수정해 나갈 것이다. 


글을 읽고 어색하거나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퇴고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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