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한 입사 후 포부가 없는데
많은 회사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 항목인 입사 후 포부 작성은 왜 어려울까?
회사 입장에서는 회사에 충성을 맹세하고 회사에 모든 열정을 바치려는 사람을 뽑기 원하는 반면
지원자들은 돈 많이 주고, 일 적게 하고 일하는 시간이 자유로운 곳을 원한다.
지원자들은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먼저 급하기 때문에 입사 후 포부 같은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소개서에 입사 후 포부 질문 항목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취업만 생각했지 입사 이후의 일들은 그동안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회사가 원하는 그런 포부는 없는데
합격하기 위해서는 입사 후 포부를 뭔가 그럴듯하게 있어 보여야 하니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는 이런 질문으로 뭘 알고 싶은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입사 후 포부를 적는다고 없던 포부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대다수 지원자들이 큰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겠다라며 마음에 없는 말을 쓸 텐데 왜 이런 거대 다수의 거짓을 공모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사실 많은 회사원들이 회사가 좋아할 만한 입사 후 포부를 지닌 채 일하지 않는다.
채용 담당자들도 회사원이기 때문에 그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 또한 취업 준비 당시 입사 후 포부를 열심히 적었겠지만, 적었던 포부대로 일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그들 또한 입사 후 포부에 무엇을 적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
자신들이 취업할 때 입사 후 포부 등을 적으며 어렵게 취업했으니 이후 지원자들도 당해봐라 라는 생각으로 작성하라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막막하니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회사가 좋아할 만한 입사 후 포부를 가져보자라고 생각해 보지만,
'입사하면 시키는 일하면서 월급 받고 적당히 회사 다니는 거지, 뭐 다 그런 거 아닌가?'라는 생각 이외에는 별로 회사가 좋아할 만한 내용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취업은 해야 하니까 입사 후 포부 작성 방법 등을 검색해 본다.
한 줄 한 줄 읽어보니 뭔가 그럴 듯 한 내용들이 많다.
지원 동기를 연장해서 쓰라고 하기도 하고 회사의 비전, 자신의 열정과 역량, 산업, 기업, 직무 등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도 해준다.
실현 가능한 계획을 단기계획과 장기계획으로 나눠서 작성하라고 친절하게 알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지원동기가 딱히 없다.
돈 많이 주고 좋아 보이는 한두 군데야 가고 싶은 곳이 있지만, 지원하는 모든 회사가 딱히 가고 싶은 회사가 아니다 보니 지원동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회사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면 회사의 비전 등 이것저것 나오기는 하는데 바로 쓸 수 있는 말들은 나와있지 않다.
열정은 그냥 열심히 한다고 하면 될 것 같은데 역량은 어떤 역량을 써야 될지 모르겠다.
산업, 기업, 직무 등 찾아볼 것은 많은데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글을 몇 개 읽어보니 어느 정도 이해 된 것 같고, 어떻게 쓰면 될 것 같은지 대충 방향이 정해진 것 같다.
생각했던 것을 기억하며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머릿속이 하얘지고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할 때는 쉬워 보이는데 항상 내가 하려고 하면 어렵다.
입사 후 포부 작성이 어려운 이유는....
실제 입사 후 포부가 없다.
입사 후 포부가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에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지원동기를 연장해서 쓰라고 하지만, 지원 동기도 딱히 없다.
지원하는 회사가 많다 보니 산업, 기업에 대한 정보를 찾아야 할게 많은데 아는 게 없다.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다 보니 실현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단기계획과 장기계획으로 뭘 어떻게 나눠야 될지 모르겠다.
안 해보던 거 하려니 그냥 어렵다.
취업하기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