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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작가(정인기)_조치원 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6기

몇 년 전 8개월간 유럽을 여행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과 제조업이 발달한 독일에서 보낸 적이 있다. 특히 독일이 인상 깊었던 점은 지방분권이 잘 되었고 동서남북 대도시 주변에 산업이 발달하였다. 대기업이 고루 분포해있으며 그 대기업을 대표하는 도시 주변에는 관련 협력사가 퍼져 있어서 도시별로 골고루 발달하였던 점이 인상 깊었다.     


그중 유심히 보았던 곳은 벤츠와 포르쉐, 보쉬로 유명하고 독일 서남권 자본이 모이는 슈투트가르트 외곽,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바일 데어 슈타트였다.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고향이기도 한 바일 데어 슈타트는 사적지이자 대표적인 주거타운이다.     

 

도시를 돌아보면서 몇 가지 느낀 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도시는 성벽과 더불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물론, 건물 내부는 컴퓨터와 신식 오피스로 꾸며져 있었지만 겉에서 보이는 클래식한 모습이 운치감이 있었다. 그리고 요하네스 케플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보석찾기처럼 곳곳에 남아있었다.      


그곳을 걸었을 때, 독일에서 오랫동안 살아오신 큰고모께서 유럽 옛 도시의 기본구조에 관하여 말씀해주셨다. 먼저, 유럽 대부분의 소도시에는 중앙에 광장이 있다. 주말이 되면 광장에 마켓이 열린다. 그리고 그 광장 한쪽 편에는 시청사가 있다. 또한, 시청사의 맞은편에는 분수대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망하여 시청사의 뒤쪽 언덕에는 교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고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서울의 시청 앞 광장도 시청사, 광장, 분수대와 주말 마켓이 있는 것은 비슷한 구성이라고 생각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시청사와 덕수궁 사이에 대한성공회 성당이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명동성당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향후 유럽 곳곳을 돌아보았을 때, 이미 너무나도 발달해버린 큰 도시가 아닌, 옛 모습을 간직한 작은 도시에서는 동일한 구조를 볼 수 있었다. 스위스 베른부터 체코의 프라하, 독일의 뮌헨, 덴마크의 코펜하겐, 스웨덴의 구시가지인 감라스탄까지 시청사, 시청사 앞 광장, 분수대, 마켓의 모습은 전형적인 유럽 도시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의 지방을 돌아보고 싶다. 그중에서도 조치원은 세종시, 청주시와 가까우면서도 정부에서는 도시재생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곳이다. 상징성이 있는 조치원에 과연 어떠한 사업이 어울릴까?   

   

과연 조치원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조치원은 무엇을 상징으로 하여야 하는가? 

주변을 가볍게 돌아보면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 충북도청이 있는 청주시, 고려대학교, 홍익대학교가 있었으며 크고 작은 병원들이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을 살펴보면 교육과 의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 수 있다.      


내가 유럽에서 본 옛 모습을 간직한 새로운 창조를 생각하고자 조치원에 관한 역사적인 사항들을 살펴보았는데, 과거 지방에서 서울로 가면서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는 하나의 거점지역이었다는 것 말곤 크게 나타나는 것이 없었다.      


조금 더 정보의 창을 조치원이 세종시로 편입되기 이전에 속해있던, 충청남도 연기군까지 넓혔다. 연기군에는 오래전 연기향교, 전의향교 등의 지방 교육기관이 발달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의 명맥을 현재 고려대학교와 홍익대학교가 이어주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조치원의 가장 큰 정체성은 교육도시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향교가 있었고 현재에는 명문대학교가 있는 교육도시.      


모든 이들이 발전만을 외치며 매스 커뮤티케이션과 신기술이 난무하는 신도시를 창조하려고 하겠지만 그러한 대도시는 이미 주변에 청주와 세종시가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슈투트가르트라는 대도시 주변에 있는 바일 데어 슈타트라는 보석과도 같은 도시처럼 대도시는 아니지만 조치원읍만의 교육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최대할 살려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 교육이라는 아이덴티티는 입시나 대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주민에 스며들어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상징적인 도시가 되기를 꿈꾼다. 참고로 이미 대한민국은 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두 번째 든 생각은, 

조치원읍의 전통시장이다. 예로부터 발달하여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을 바탕으로, 시절에 따라 여러 행사들도 개최되고 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시장은 대표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의식주, 생필품, 새로운 상품, 아이디어, 정보 등이 모이는 곳에는 당연히 사람들도 모인다. 그리고 조치원에는 대학들이 있다. 전통시장이 젊은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치원이 품고있는 두 가지 장점(대학의 발달로 인하여 젊은이들이 모인다는 점과 시장이 발달하였다는 점)으로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전통시장을 조금 더 깨끗하게 리모델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통의 모습을 간직하지만 90년대생들과 00년대생들을 품으려면 조금 더 깨끗하고 학생들의 구미를 끌 수 있는 인프라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것 위에 결제시스템부터 정보획득까지 스마트한 도시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도시재생이라는 것이 거창한 미래 도시 설계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도시별로 아이덴티티를 찾고 옛것을 간직한 채 그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도시재생의 목적이 아닐까 싶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 수많은 도시들이 도시 전체를 뒤엎고 새로운 도시로 탄생한다. 하지만 유럽의 도시들이 운치있게 느껴지는 것은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새로운 모습을 적용시키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반드시 유럽의 모든 것을 따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유럽이 우리나라에 비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옛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배울만하다고 느낀다. 새로운 건축의 미래형 디자인만이 아닌, 옛 모습을 지키면서도 그것 위에 새로운 것을 덧입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맺으며 조치원과 관계된 모든 분들께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당신이 생각하는 조치원읍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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