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네오플랫폼 Aug 03. 2022

기다림

그대 오시나요?

오늘도 그대 오실 길목 

세 번째 대문 아래 서성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그대가 남기고 간

시집은 이제 펼치지 않아도 됩니다


기다림은 날카로운 조각도

시의 언어는 내 몸에 문신처럼 

새겨져 숨을 쉴 때마다 

은백색 빛을 내고 있으니까요


그대 오고 있나요

내일도 그대 오실 길목

마지막 대문 아래 서성입니다.


침잠하는 동안

그대가 남기고 간

편지는 뜯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그대의 글은 날 선 창칼

알 수 없는 언어로 내 가슴 어디쯤에

암각화로 남아 있을 테니까요


그대 오시고 있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숲의 초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