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로 산지 2주 차. 작가로서의 두 번째 주는 첫 번째 주보다 더 정신없이 지나갔다. 요즘 내 일정은 시험기간의 눈 반경 안에 들어와서 매일 과제와 시험공부를 해치우느라 눈뜰새 없고, 그 사이사이 틈틈이 글을 써서 하루에 하나씩 올리는 것이 낙이었다. 그러고는 틈이 날 때마다 슬쩍 브런치 창을 띄워 청록빛 작은 동그라미가 떴는지 흘끔흘끔 보는 것이 내 일상의 즐거움이 되었다. 알람이 떴을 때면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글쓰기가 사람에게 이렇게 기쁨을 줄 수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지난 화요일, 그러니까 내 글이 처음 다음 모바일 메인에 오른 후 딱 일주일 만에 다시 다음 모바일 메인에 걸렸다. 행복했고, 또 걱정도 되었다. 내 글이 조회수에 비해 부족한 건 아닐까 신경 쓰이면서도 또 많은 이들이 내 글을 읽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알림이 떠있을 때면 행복하지만, 또 댓글이 달렸다는 안내에는 마음이 덜컥, 한다. 연예인들이 악플로부터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지, 나는 고작 몇 개의 비아냥거리는 댓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화요일로부터 이틀 후인 지난 목요일 아침 업로드한 글은 이번에는 다음 메인에 걸렸고, 아직도 내 글들 중 일일 조회수가 1위일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읽고 또 공감해주었다. 이 글이야 말로 내 마음속에 항상 있던 생각을 옮긴 글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실 줄은 또 몰랐다. 이제까지 쌓인 조회수 28만 중에 이 글 하나가 가진 조회수가 20만 7천이다. 100개가 넘는 라이킷을 받아본 것도 처음이다. 라이킷을 눌러주는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이고, 구독을 눌러주신 분들을 보면 더 나은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응원해주는 댓글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한편, 그 와중에 라트비아와 관련된 뉴스가 뜨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라트비아'를 검색해서 내 글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브런치 시작 전 1년 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라트비아를 소개하려고 애써봤을 땐 별 소득이 없었는데, 크게 좋지 않은 뉴스로 라트비아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목요일에 업로드한 글과 라트비아 검색어가 합심하면서 더욱 놀라운 조회수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나 역시 다른 분들의 글을 많이 읽고 싶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작가를 찾아 관심작가로 등록하고 두고두고 찾아가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누르고 싶다. 다만 지금은 내 글을 쓰고 시험 일정을 따라가기에도 벅차 아무것도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내 글을 읽어준 모든 분들을 쫓아가 고맙다는 말이라고 하고 싶은데 말이다.
구독자가 늘어갈 때면 기분이 좋으면서도 내가 쓴 들에 대한 막연한 책임감도 든다. 가끔 일기처럼 별생각 없는 글을 써 볼까 싶다가도 구독자들 피드에 아무 생각 없는 글자들의 조합이 뜰 걸 생각하면 겁이 나서 생각 없이 움직이던 손가락을 멈추게 된다. '말의 힘'이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의 나는 '글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이 늘어날 때마다 조심스러움도 책임감과 함께 늘어간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많은 감정이 읾에도 불구하고 브런치를 시작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