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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옛날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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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영 Dec 19. 2017

잘한 결정, 못한 결정

옛날 이야기 


2017년 4월 17일 


뛰고, 뛰고, 뛰었다. 


어젯밤에도 뛰었고, 아침에도 뛰었다. 

10분 뛰고 3분 빨리 걷고, 또 다시 뛰고, 뛰기와 빨리 걷기의 반복이었다. 

뛰면서, 땀을 흘리면서 생각했다. 서울이 참 아름답구나. 한강을 낀 이 대도시의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그리고 또 생각했다. 3년 전 서울로 발령이 났을때 싫다고 싫다고 징징댔던 내 모습을 말이다. 그래놓고 지금은 당산동을 '우리 동네'라고 부르고, 자전거 타다가 마주치는 '우리 동네' 세탁소 아저씨와 눈인사를 하고, '우리집' 관리소장님과 바람 빠진 자전거 바퀴 이야기를 나눌 만큼 서울은 편한 도시가 됐다. 나는 새로운 공간에 빨리 정을 붙이는 성격이었다. 그걸 참 뒤늦게 알았다. 


이제 이 도시에서 지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친한 친구는 "왜 자꾸 너는 멀리 가려고 하느냐"며 섭섭해했다. "가까이서 자주 보고 살면 안돼?"라며 내 맘을 약하게 만들었지만 미안해.. 나는 독한 년이야ㅠㅜ 


내가 좋아하는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난다. 내가 내린 결정에 확신이 없어 이렇게 물었었다. 

"교수님, 잘한 결정일까요?" 

그러자 교수님이 무심하게 말했다. 

"잘한 결정 못한 결정 그런게 어딨노. 니가 후회 안하면 되지." 

그렇다. 좋은 결정, 나쁜 결정 따위는 없다. 후회 안하는 결정이 최고의 결정이다. 교수님은 천재다ㅋㅋ 

벌써 4월 중순이다. 서울의 한강변을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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