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반, 우렁찬 핸드폰 알람에 로솔이가 먼저 일어난다. 첫째 둘째 고양이는 잠이 많은지 핸드폰 알람이 울리든 말든 상관없이 쿨쿨 자는데, 이 막둥이 고양이는 내가 일어나려고 맞춘 알람에 지가 일어난다. (하아...) 비몽사몽한 집사 주변을 맴돌며, 손가락을 깨물기도 하고, 머리카락을 쭙쭙하기도 한다. 폴짝폴짝 배 위를 뛰어다니기도 하고, 혼자서 집사 발가락과 싸우기도 한다. 30분쯤을 버티고 나면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부스스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씻고 나오면 항상 발매트 위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기다리고 있다. 그때부터 로솔이의 구애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고양이가 요구하는 건 정확히 두 가지다.
1. 간식을 내놓아라.
2. 나를 쓰다듬어라.
하지만 출근 준비 시간은 1분을 20분처럼 사용해야 하는, 시간과의 전쟁인데 한가롭게 이 녀석을 긁긁해 줄 마음의 여유가 없다.(미안하다 로솔아) 혼자 부리나케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하고, 옷을 입을 동안 이 녀석은 계속 내 다리 사이를 오가며 골골송을 부르기도 하고, 구슬프게 냐아아아아옹 울기도 한다. 눈물이 날만큼 처량하게.
준비를 다 하고, 간식 시간이 되면 그걸 알아채고 누구보다 먼저 간식 장소로 가서 기다린다. 이미 흥분상태인 녀석은 더 커진 골골송을 부르고, 더 큰 목소리로 냐아아아옹 소리지른다. 분명 밥도 있고, 굶기지 않는데.
첫째, 둘째 고양이는 이렇게 유난스럽지 않은데 유난히 사람에게 더욱 앵기고, 의지하고, 좋아하는 막둥이. 진짜 막내다. 덕분에 난 출근 시간마다 (귀찮아서) 울고, (너무너무너무 귀여워서) 웃는다.
지금은 그새 조금 컸다고 저러고 올라오면, 내 다리가 못 버틴다. 다리에 손톱을 박고 무게를 지탱하기 때문에 정말 악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서 요즘은 나가기 바로 전에 바지를 입는다....또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