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 수술 이후, 로솔이가 빨간색 환묘복을 입으며 지낸다. 수술부위를 핥지 못하게 하는 데는 좋으나, 그루밍을 하며 정체성을 드러내는 고양이에겐 힘겨운 일일 수 있다. 옷을 입은 부위는 그루밍을 하면서 털을 고르지 못하니, 나름 무척 갑갑하겠지. 사람도 깁스하고 지내면 씻지 못해 가려워하는 것과 비슷한 듯하다.
언니들에게 따돌림 아닌 따돌림을 당하면서 로솔이는 잘 때 내 머리맡, 정확히는 내 베개 위에 하나 더 있는 베개 위에서 잔다. 아침에 출근하려 일어나면 로솔이도 부스스 따라 일어나 씻고 나올 동안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린다. 그 이후에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멀뚱, 물끄러미, 빤히.
수술 전에도 항상 그 시간은 로솔이와 스킨십을 하는 시간이었다. 궁둥이를 팡팡 두들겨주기도 하고, 이마와 턱을 긁어주기도 했다. 이제는 환묘복 안으로 손을 넣어 로솔이 등을 긁어준다. 그러면 고릉고릉 소리를 내면서 너무넘눰눰누머눔너무 시원해 하는 게 눈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