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언제인가 갑자기 우리 일상에 나타난 외래어.
스트레스라는 이 말을 쓰기 전에 우리는 스트레스를 뭐라 불렀을까. 스트레스라는 개념을 인식은 했을까. AI에게 물어보니, 스트레스는 우리말로 긴장, 짜증, 압박감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단다.
스트레스는 심리적 또는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느끼는 불안감, 긴장, 압박감을 뜻하며, 외부 자극이나 변화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반응을 말합니다. 이는 스트레스 유발 요인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그로 인한 부정적 감정과 신체 반응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인간이 살아 숨 쉬는 한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불가능해 보인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표였던 인류에게는 생존을 위한 관여하는 모든 것이 스트레스 요인이었을 거다. 식량, 주거지, 맹수의 습격이나 자연재해 등등.
현대인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우리도 매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많은 것이 풍족해지고 기술이 발달했지만 그와 발맞춰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의 발원지도 다양하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역량과 노력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간다.
나도 나름대로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편이라 생각해 왔지만 회사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동안의 그것과는 좀 다른 양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자 살짝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있었다. 기나긴 공백기를 거쳐 다시 시작된 사회생활을 응원하며 남편은 해보고 언제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면 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너무 든든한 응원이면서 동시에 빼꼼히 열어둔 비상구와 같은 것이었다.
주 수입원이 아니니 부담을 덜 갖아도 된다는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이 멘트는 기어이 버티고 말겠다는 오기를 불러오기도 하는 것이었다. 회사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라고 하는 말이 와닿기 시작한 요즘이다. 일을 모를 때는 업무만 익숙해지면 날아다니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일이 좀 익숙해지자 점점 눈에 들어오는 파워게임과 사내정치. 뭐가 더 힘든지 모르겠다. 아니 안다. 일을 모르면 배우면 되지만 사람은 많은 경우에 알게 되면 될수록 더 힘들어진다. 안타깝게도…
처음 벽에 맞닥뜨린 것처럼 답답함을 느낀 지난여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회사 근처 헬스장에 등록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하며 신경을 다른 데로 돌리고자 했다. 운동은 자칫 무너질 뻔 한 멘털을 잡아주었고 이제는 같이 운동을 다니는 동료도 생겨 단조로울 수 있는 회사생활에 활기도 가져다주었다. 사람에게 하는 실망에서 회복하는 것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중년의 나는 그나마 포기가 빨라졌다.
빛과 그림자처럼 떼버릴 수 없는 존재인 스트레스. 정답은 모르겠다. 왕도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은 운동을 간다. 거리를 두고 시간을 준다. 땀을 흘리고 뛰다 보면 미운 마음도 좀 사그라든다. 연민도 생기고 자비로움도 생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운동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