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작은 집

비 오는 날-빨래 널기-이웃

by 수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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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에게 내일로 미루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일은 빨래야.

내일은 비가 온다고 개미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거든. 개미들만큼은 아니지만 조조도 비가 오기 전에 빨래를 해두고 싶었어. 그래야 내일도 뽀송뽀송한 옷과 양말을 입을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 마음이라 조조는 새벽부터 눈이 떠졌어. 아침 체조를 하고 아침밥을 간단히 먹고 내일 입을 옷과 양말을 물에 빨았어. 꽉꽉 물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짜서 조조의 대나무 가방에 담았지.

조조의 집이 1층이라고 이야기했었나? 조조는 아주, 아주 커다란 떡갈나무 밑동에 살아.

이 커다란 떡갈나무는 밑동에서부터 꼭대기까지 여러 이웃들이 함께 살고 있어. 꼭대기까지 가는 길에,

2층 고슴도치 아저씨네를 지나고 3층 다람쥐 할머니 집을 지나야 해. 다람쥐 할머니 집을 지날 때는 도토리 국 냄새가 진동해. 콜콜하고 고소한 국 냄새. 4층에 사는 참새 부부 집 앞을 조용하고 재빠르게 지나쳐 올라가. 큰 발자국 소리로 누군가의 아침을 방해하는 건 굉장한 실례라고 생각했어. 더군다나 참새 부부는 새 이웃이야. 이사온지 일주일이라 한 번 본 사이니까.

나무의 밑줄기가 끝나면 동그란 구멍이 보여. 구멍 밖으로 나오면 바깥이야.

쭉 뻗은 가지는 이웃들과 함께 쓰는 공간이야.

다람쥐 할머니의 말린 열매가 주렁주렁 걸려있고, 고슴도치 아저씨의 구멍 난 조끼도 보여.

'고슴도치 아저씨의 새 옷은 처음부터 구멍이 나 있었을까......' 조조는 생각했어.

참새 부부도 부지런히 왔다 갔었나 봐. 아주 아주 작은 옷이 걸려있는 걸 봐서 아기가 태어날 것 같다고 조조는 생각했어. 조조는 나뭇가지마다 걸려있는 아직 걷지 않은 빨래와 음식을 피해 해가 잘 드는 곳을 골라 깨끗하게 빨아온 옷과 양말을 널어. 내일은 비가 온다고 했으니까 조금만 있으면 모두 볼 수 있을 거야.

누군가 벌써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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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가 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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