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수잔

이상한 나라

by 수잔

수잔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그런 수잔을 그렇지 않은 그가,

수잔의 발바닥을 어떻게든 땅바닥 위에 붙이려고 애쓰고 있었다.

비교적 합리적인 판단의 결과로 그렇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의 관계로 인해 수잔의 발목을 붙잡았다.

인간의 관계망은 복잡하다.

방법과 이유도 다양했다.

다채로워야 할 수잔의 일상은 그로 인해 다양한 방법으로 잔인해지고는 했다.

수잔의 앨리스적 취향과 행동이 억눌릴 때면 수잔은 위험한 나라에 발을 내디뎠다.

수잔이 늘 만나는, 그 나비를 만나기 위해-

문을 두드린다.

나비는 한결같이 수잔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알록달록한 무늬를 펄럭이며 웃음 띈 얼굴로 수잔을 맞이했다.

처음엔 나비의 색깔과 무늬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나비는, 뜨겁지 않은 물에 꿀차로 수잔의 발을 녹였다. 더듬이에서 나오는 노란 가루가

창가로 들어오는 빛에 반사되어 수잔의 눈썹을 간지럽혔다. 나비는 그런 억지웃음이 아닌,

진정한 즐거움을 선물했다.

나비와 수잔은 점점 가까워지게 되고 서로를 향해 마음까지 활짝 열게 되었다.

모든 문이 활짝 열린다.

나비는 활짝 열린 문으로 수잔과 함께 비행한다.

이상한 나라에서라면 수잔은 날 수 있다.

수잔이 결정하기 전까지 나비와 수잔의 발바닥은 결코 땅에 닿는 일이 없었다.

이것이 수잔이 원하는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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