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여, 나를 이대로 놔둬 주세요
나는 돌인 채로 그냥 있으렵니다
모래바람이 쓸어가는
황량한 돌무더기 빈들 세상에
홀로 자는 설잠에서는
얕은 개여울을 잠꼬대하고
나그네의 차가운 베갯머리를
한낮의 따스한 햇살로 뭉근하게 데피며
그대의 이마에 붉은 꽃을 그리지도
갓 쪄낸 빵이 되지도 않으며
모래알 세월에 닳아진
결 고운 작은 조약돌처럼 머물겠습니다.
정영의의 브런치입니다. 책 읽고 글 쓰기가 취미이고 김탁환 소설과 열하일기 읽기 그리고 남도한바퀴 여행에서 만난 인물들을 브런치에 올리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