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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빨래하는 날

by 정영의

이렇게 볕이 좋은 날에는

물을 받아 잿물을 풀어,

미뤄둔 빨래를 개운하게 하자

날이면 날마다 물고 빨던

얼룩은 빡빡 문질러 치대고

흔들어 헹구어 뽀송뽀송 말리자


내 가난한 서랍장 속

남루한 언어의 때를 벗겨

씨줄과 날줄의 본색(本色)이 나오면

나, 순결한 신부의 옷을

떨쳐입고 나서리라

태초의 언어가 말해지는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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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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